의정부 '흉기 난동 오인신고'…중학생 진압 과정에 다쳐

경기 의정부시에서 흉기 난동 오인 신고로 10대 중학생이 경찰에 진압되는 과정에서 다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의정부경찰서에 어제(5일) 저녁 10시쯤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정 후드티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즉시 인근 지구대 인력과 형사 당직 등 전 직원을 동원해 CCTV 등을 토대로 해당 남성 추적에 나섰습니다.

출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형사들은 하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고 이어폰을 착용한 채 달리는 중학생인 10대 A 군을 특정해 붙잡았습니다.

당시 하천가 인근 공원에서 축구하던 다른 중학생들이 A 군이 흉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압 과정에서 A 군은 형사들이 다짜고짜 잡으려고 하자 겁이나 달아났고, 형사들도 A군이 도주한다고 생각해 추적했습니다.

달아나는 과정에서 A 군이 스스로 넘어져 다쳤고, 또 진압 과정에서 머리, 등, 팔, 다리에 추가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붙잡고 보니 A 군은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압 과정을 목격한 시민들은 '의정부시 금오동 흉기난동범'이라는 사진과 영상을 소셜미디어 등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A 군 부모는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모는 "피범벅이 된 아이를 병원도 데려가지 않고 경찰서에 가뒀다"라며 "사복을 입은 경찰들은 소속과 신분, 미란다원칙 등을 통보하지 않고 무리하게 아이를 폭행했다"고 호소했습니다.

A 군은 평소에도 후드티를 입고 하천 주변에 나가 운동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당시 CCTV 영상을 확인하면 축구하던 아이들이 A군을 보고 달아났다는 등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상황에서 출동했다"면서 "형사들이 검문을 위해 경찰 신분증을 꺼내려던 순간 A군이 갑자기 도망을 가면서 넘어져 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사공성근 기자 402@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