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포착·제거 어려운 ‘숨은 위협’ 지뢰… 반격의 우크라軍도 고전 [뉴스 인사이드-‘지뢰’가 전쟁에 미치는 영향]
진동·소리로 100m거리서 탐지 ‘지능형’도
국제협약 사용·생산 금지해도 소용 없어
러시아軍 첨단 지뢰·참호로 방어선 구축
우크라 영토 4분의 1이 지뢰·불발탄 오염
진격속도 더디게 만들어… 전황에 큰 영향
제거하면 또 살포… 단기간 무력화 불가능
우크라 ‘지뢰제거·포병 반격’ 타개책 절실
제공권 장악 없인 돌파구 찾기 어려울 듯
지뢰는 특정 지역에 설치해 인명 또는 차량 등이 지나가다 밟으면 폭발한다. 이를 통해 적군을 살상하거나 장비를 파괴한다. 기술적 난도가 낮고 비용도 저렴해 세계 각국에서 막대한 수량이 만들어졌고, 현재도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1983년 발효된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은 자폭 기능이 없는 대인지뢰 사용을, 1999년 발효된 오타와 협약은 대인지뢰의 사용과 생산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명 또는 차량을 노린 지뢰는 계속 생산·운용 중이고, 제작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지뢰도 여전히 땅에 묻힌 채 남아 있다. 한국은 CCW 제1·2의정서에 가입했으나 오타와 협약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지뢰는 주요 군사 시설이나 방어 진지 주변 지역에 방어용으로 설치되거나, 특정 지역 전체에 대량으로 매설되어 적군의 접근을 저지하는 용도로 쓰인다.
복합 센서를 장착한 지능형 지뢰도 있다. 미국산 M93 호넷 광역지뢰는 진동과 음향, 적외선 복합 센서를 장착해 100m 거리에서 전차의 존재를 탐지한다. 이후 상부공격탄을 발사해 전차의 상부를 타격한다. M7 스파이더 네트워크 지뢰는 인계선에 수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양방향 통신으로 통제소에 데이터를 보낸다. 통제 인원은 현지 상황을 파악한 후 양방향 통신 체계를 이용해 타격 명령을 내린다. 다른 지뢰나 폭탄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위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크라이나에서 위력 드러내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뢰가 현대전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 초 반격을 시작했으나 지뢰와 장애물, 참호로 방어선을 구축한 러시아군에 막혀 진격이 지지부진하다.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민간인 거주 지역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지뢰 제거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동맹국들로부터 2억4400만달러(약 3128억원) 상당의 지뢰 제거 장비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를 통해 한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으로부터 지뢰탐지기와 방호복을 비롯한 장비를 지원받아 국토 전역을 대상으로 지뢰 제거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한 국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대응 수단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요청한 F-16이 도착한다면 사정은 다소 나아질 수 있지만, 실전 배치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러시아군 지뢰 지대를 단기간 내 제거해야 하는 우크라이나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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