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성범죄' 파문…K-팝 공연 11일로 연기(종합)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 진행…영외문화체험 시작
정부 "잼버리 점차 안정찾아…폭염에 각별히 신경"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 영지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폭로가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저녁 열릴 예정이던 '케이팝(K-pop) 콘서트'는 오는 11일로 연기됐다. 장소는 추후 결정된다.
새만금 잼버리조직위원회는 6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같은 운영 상황 및 계획을 발표하고 언론 질의에 답변했다.
◇잼버리 샤워여성 훔쳐본 태국인…조직위 "문화적 차이" 해명
전북경찰청 여성범죄청소년수사대와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잼버리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태국 남성 지도자 A씨가 들어와 발각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의 국적이 아닌 국적을 대며 "샤워하러 따라 들어갔다"는 식으로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연맹은 같은 날 사건을 조직위에 신고했지만 조직위는 A씨에 대해 경고 조치하는 것에 그쳤다는 주장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 분리조치도 없었다고 한다.
이 단체에서 잼버리에 입소한 인원은 총 833명이며 이 중 85명이 현재 퇴영 절차를 밟고 있다.
전북연맹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대원들이 사건 이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 사건뿐 아니라 열악한 야영장 환경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눠 결국 퇴영을 결정했다"면서 "조직위 측에는 관련 사건에 대해 조치를 요청했지만 나흘이 지난 지금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에는 지난 3일 사건이 접수돼 부안경찰서가 성범죄 피해 여성대원과 A씨를 조사했다.
김효진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관련자들의 진술과 샤워실 내 상황 등을 종합해 보면 성적 목적의 침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건조물 침입이라든지 여타 다른 범죄 혐의가 있는지 법률적 검토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직위의 대처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2일 오후 종합상황실에 최초로 해당 사건이 접수돼 한국스카우트연맹 측에 사건 세부 내용을 확인했고 세계연맹 세이프프롬함팀에 신고를 했다"면서 "이 팀에서 조사를 했는데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일로 보고 가벼운 경고 조치를 취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가 무엇인지, 어떻게 그러한 결론이 내려졌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없었다.
자체 조사를 맡은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제이콥 머레이(Jacob Murray) 사무국장 역시 "보도된 것과 다르게 세이프 프롬함팀이 구체적이고 집요하게 수사를 진행해온 결과, 해당 피해자 진술에 의거해 보면 어떤 성추행 사실도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거들었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경찰과 함께 만약에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면 하도록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저희(정부)도 아주 경미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 저희에게는 굉장히 경미한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장관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여가부 측은 기자단을 문자 공지를 통해 "경찰이 동 사안은 성범죄가 아닌 건조물 침입 문제로 규정한 것으로 보고받아 경미하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보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김태연 전북연맹 대장이 브리핑 내용에 강하게 항의하다 조직위 관계자들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K-팝 공연 장소 2곳 고민 중"…어제 내원환자 987명
K-팝 공연은 잼버리 폐영식 일인 오는 11일로 연기됐다. 장소는 추후 결정해 발표한다.
당초 이 공연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 예정이었다. 해당 공연에는 아이브와 엔믹스, 제로베이스원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안전에 관한 문제는 조금도 방심해서는 안 되기에 오늘 밤 예정돼 있던 K-팝 콘서트는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장소는 현재 두 군데 정도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30부터 오후 1시까지 '2023 호주 아발론 국제 에어쇼'에서는 종합 최우수상을 수상한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가 진행됐다. 새만금 잼버리장 상공에서 '꿈'을 주제로 화려한 곡예비행을 펼친다.
델타지역 대집회장에서는 에어쇼 내용을 설명하고 해당 시간대 아이스크림 2만개도 배부한다.
오는 7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대집회장에서 '새만금 갓탤런트' 경연이 열린다. 지난 6월말까지 SNS를 통해 신청을 받아 영상을 통해 예선을 거친 독일과 벨기에 등 17개국이 참여하며, 참가자들은 각 국의 전통춤과 노래 등 장기를 선보이고 경연이 끝나면 전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영내 활동이 축소되는 상황을 고려한 전국 곳곳의 관광 및 영외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전날 17개 시·도의 협조를 받아 총 90개 프로그램을 추가 마련했고 스카우트연맹 측과 구체적인 일정이 협의 되는대로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한다. 충남 보령 머드 축제, 충북 청주 청남대 방문, 경북 안동 도산서원 유고문화 체험, 한국 전통사찰 템플스테이, 최첨단 산업현장 방문 등이다.
조직위 측은 참가자들이 희망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세계스카우트연맹 관계자들로부터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라는 말을 들었고 일부 대원들도 만났는데 '만족하고 한국 준비에 감사하다'라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제가 직접 확인해 보니 스카우트 대원들이 춤추고 노래하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 행사 준비와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스카우트 대원들이 서로 문화교류를 하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는 것을 보니 뿌듯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현장을 살피면서 불편한 점은 즉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또 "잼버리를 추진하는 기관들 간 혼선·갈등이 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잼버리가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서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장관 역시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잼버리를 전폭 지원하기로 결정한 이후 현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특히 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폭염에 대해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거들었다.
참가자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냉방 버스를 132대 추가해 총 262대로 대폭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영내 셔틀버스도 두배 증차해 총 24대가 당초 30분 간격에서 10여분 간격으로 운행 중이다.
군에서는 영지 곳곳에 그늘막 69동을 추가로 설치했다. 550명 가량이 쉴 수 있는 그늘막도 2개소 마련했다.
스카우트연맹 측과 협의해 폭염으로 지친 대원들의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줄 물놀이 시설을 4개 허브에 총 8개 설치했다.
화장실·샤워실이 청결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청소인력 930명을 늘려 총 1400여 명이 청결과 위생을 관리한다. 쓰레기 수거장비(집게차)가 투입 완료됐다.
시원한 생수는 1인당 하루에 5병 이상 지급하고 있고 냉동탑차 16대를 운영해 어디서든 필요하면 충분히 가져갈 수 있도록 조치한 상태다.
식사의 양과 질을 개선하고 간식을 추가 공급하기 위해 운영요원 식당은 24시간 운영한다.
또 전기공급 용량을 증설해 덩굴터널 바닥에 조명을 설치하고 거리를 밝힐 수 있게 330개의 가로조명을 추가로 설치했다. 대형 선풍기 200대도 보급 완료했다.
민간기업과 타 지자체에서도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생수·이온음료 168만병과 해충기피제 1만개, 이동식 화장실 50기, 압롤박스 7대 등이다.
의료 지원과 관련해서는 치료 후 영지 복귀자를 위한 다인승 차량 10대, 휠체어 100개, 의료행정인력 93명이 추가 배치됐다.
클리닉 내에 냉방기 11대와 발전기 10대를 들였고 선풍기 등도 추가 설치했다.
전날 하루 동안 병원을 찾은 환자는 987명으로 집계됐다.
증상별로는 ▲피부병변 348명(35.2%) ▲벌레물림 175명(17.7%) ▲온열손상 83명(8.4%) ▲일광화상 49명(5.0%) 등이다. 잼버리 영지에서 코로나19 감염자는 2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로써 잼버리 개최 이후 누적 내원 환자는 총 4455명으로 늘어났다. 개영식이 열렸던 지난 2일 992명, 3일 1486명, 4일 990명이다.
이 장관은 "정부와 지자체, 군, 민간이 최선을 다해 잼버리 환경을 개선하고 있으니 잼버리가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마음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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