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복싱? 역대급 벤클 발발…글러브 던지고 '맞짱'→감독 설전→불펜까지 가세

▲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 시작은 호세 라미레스(왼쪽)와 팀 앤더슨의 설전이었다.

▲ 화이트삭스 선발투수 마이클 코펙(오른쪽)이 라미레스를 뜯어말리고 있다.

▲ 앤더슨이 글러브를 내던지고 권투 자세를 취하자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초대형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두 선수의 말다툼에서 시작한 벤치클리어링은 무려 3차전까지 이어지는 장기전으로 번졌다. 10여분 간 경기가 중단됐고, 양 팀 감독과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들을 포함해 모두 6명이 퇴장됐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가 열리고 있던 6일(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필드. 클리블랜드가 0-5로 끌려가던 6회말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이 벤치클리어링으로 무려 6명이 퇴장당했다. 화이트삭스에서는 페드로 그리폴 감독과 '선제공격'을 날린 유격수 팀 앤더슨이 퇴장 조치를 받았다. 클리블랜드에서는 테리 프랑코나 감독과 3루수 호세 라미레스 외에도 마무리 엠마누엘 클라세 마이크 사보 3루코치 또한 경기에서 제외됐다.

시작은 양 팀 간판 스타들 사이의 말다툼이었다. 클리블랜드 간판 타자 라미레스와 화이트삭스 유격수 앤더슨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가 금방 주먹 싸움으로 번졌다.

▲ 동료들에게 잡혀 끌려가는 앤더슨.

▲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당하는 라미레스.

라미레스가 추격하는 1타점 2루타를 날린 뒤 2루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과정이 원인이 됐다. 라미레스는 앤더슨의 다리 사이로 슬라이딩해 들어간 뒤 눈을 치켜뜨며 뭔가 말을 건넸다. 앤더슨이 응수하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두 사람은 말로 이 상황을 해결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라미레스가 일어나 받아치기 시작하자 앤더슨이 왼손에 끼고 있던 글러브를 던지고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릴 것처럼 권투선수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강펀치를 날렸다. 라미레스는 오른손 훅으로 반격을 시도했다.

일이 커지는 게 당연했다. 양 팀 벤치에서 선수단이 뛰쳐나왔다. 앤더슨은 동료들의 제지에도 분을 참지 못하고 흥분한 얼굴로 라미레스에게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라미레스는 홈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당했다.

여기서 끝났다면 평범한(?) 벤치클리어링이었겠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앤더슨이 더그아웃으로 끌려내려간 뒤 2차전이 시작됐다. 감독 사이의 말다툼이 진짜 난투극으로 번졌다.

화이트삭스 그리폴 감독과 클리블랜드 프랑코나 감독이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이자 덩달아 다른 선수들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더그아웃에 있던 앤더슨이 다시 뛰쳐나오다 동료들에게 잡혀 끌려갔다.

벤치클리어링은 클라세와 사보 3루코치가 화이트삭스 선수단을 향해 언성을 높이면서 3차전까지 이어졌다. 이 6명이 모두 퇴장당했다.

한편 경기에서는 화이트삭스가 7-4 승리를 거뒀다. 앤더슨은 1번타자 유격수로 나와 퇴장 전까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라미레스 역시 3타수 1안타를 남겼다. 화이트삭스 선발 마이클 코펙은 벤치클리어링이 정리된 뒤 다음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교체됐지만 선발승을 챙길 수 있었다.

▲ 화이트삭스 페드로 그리폴 감독(왼쪽)과 클리블랜드 마이크 사보 3루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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