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에어컨 동굴' vs '이열치열 모래찜질'…극과극 피서법

고동명 기자 2023. 8. 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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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6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용암동굴인 만장굴 입구에서 한 어린이가 이렇게 외쳤다.

아니나다를까 만장굴 입구에 들어서 마치 거대한 냉장구 문을 연 것처럼 냉기가 온몸을 감쌌다.

만장굴이 자연이 만든 '천연에어컨'이라면 제주시 동쪽에 있는 삼양해수욕장 검은모래해변은 '천연찜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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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차단 된 땅 속 동굴, 겉옷 챙겨야할 정도로 서늘
삼양해수욕장 모래찜질, 예부터 각종 성인병 효능 인기
6일 오후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제주시 구좌읍 용암동굴인 만장굴을 탐방하고 있다. 햇볕이 차단된 땅 속 동굴 안은 기온이 바깥보다 10도 이상 차이나 자연이 만든 천연 에어컨이라 불린다. 일부 탐방객은 담요와 겉옷을 두르기도 했다.2023.8.6/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누가 동굴에 에어컨을 틀었나봐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6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용암동굴인 만장굴 입구에서 한 어린이가 이렇게 외쳤다.

아니나다를까 만장굴 입구에 들어서 마치 거대한 냉장구 문을 연 것처럼 냉기가 온몸을 감쌌다.

햇볕이 차단된 땅 속 동굴 안은 기온이 바깥보다 10도 이상 차이난다. 체감온도가 최고 35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동굴 안은 15~17도를 유지한다.

반팔 차림의 탐방객들은 처음에는 시원함에 감탄하다가 추위를 느끼고 양팔을 감싸안았다.

'소문'을 듣고온 탐방객들은 미리 가벼운 겉옷과 담요를 준비해 몸에 걸쳤다.

만장굴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굴이다.

6일 오후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이 제주시 구좌읍 용암동굴인 만장굴을 탐방하고 있다. 햇볕이 차단된 땅 속 동굴 안은 기온이 바깥보다 10도 이상 차이나 자연이 만든 천연 에어컨이라 불린다. 일부 탐방객은 담요와 겉옷을 두르기도 했다.2023.8.6/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만장굴은 제주어로 '아주 깊다'는 의미로 '만쟁이거머리굴'로 불려왔다. 총 길이는 약 7.4㎞, 주 통로는 폭이 18m, 높이가 23m에 달한다. 입구 3곳 중 제2입구로만 입장 가능하며 약 1㎞ 구간만 개방됐다.

만장굴이 자연이 만든 '천연에어컨'이라면 제주시 동쪽에 있는 삼양해수욕장 검은모래해변은 '천연찜질방'이다.

6일 제주시 삼양해수욕장 검은모래 해변에서 해수욕장 이용객이 모래 찜질을 즐기고 있다. 삼양 해변 검은모래에는 철분이 함유돼 예로부터 각종 성인병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있다.2023.8.6/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시 삼양동에는 여름철 삼양해수욕장 검은모래에서 모래찜질을 하는 풍속이 있다.

예부터 검은모래에는 철분이 함유돼 각종 성인병에 효능이 있다고 여겨졌다.

이 기간에는 얼굴을 선글라스와 우산 등으로 가리고 모래에 몸을 묻은 사람들로 진풍경이 펼쳐진다.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요즘이지만 이날도 여전히 뜨거운 모래밭에 몸을 맡긴 도민들이 눈에 띄었다.

모래찜질을 한지 수십년이 넘었다는 60대 할머니는 "내가 중학생일때 우리 할머니가 모래찜질을 한 후 관절염이 낫는 모습을 본뒤 이곳을 이용했다"며 "초보자들은 좀 힘들 수 있지만 적응되고 나면 이만한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는 지난달 27일 서부, 북부, 동부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남부까지 경보가 확대됐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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