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윤동주 생가 폐쇄한 중국, 좀스럽고 시시한 소인배”
중국이 뤼순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에 이어 윤동주 시인 생가도 잇따라 폐쇄한 것에 대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중국이 명실상부하게 ‘큰 나라’인지 점점 의문이 드는 요즈음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는 지난달부터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폐쇄 이유에 대해 내부 수리라고만 밝힐 뿐 자세한 사항이나 재개방 시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일아감옥구지(旅順日俄監獄舊址)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로 불리는 ‘국제 전사 전시실’ 또한 보수 공사를 이유로 두 달 이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중근과 윤동주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항일지사로 한국인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숨 쉬는 인물이라는 걸 중국정부에서 과연 모를까”라며 “아무리 이웃관계가 서운하다 하더라도 지켜야 할 금도는 있는 법”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아, 이건 정말 잘했다’ 자신 있게 꼽을 수 있는 일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딱 30년 전 당시로선 무모하리만큼 용감하게 감행한 55일간의 중국여행”이라며 “중국사의 역사적 인물들이 누비던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을 했고, 특히 ‘중구어 헌 따(중국은 정말 크다)’ 여행 중 수없이 들었던 이 말이 20대 한국 청년의 뇌리에도 뚜렷하게 각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안중근 의사 전시실과 윤동주 시인 생가를 폐쇄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독립지사를 모시고 예우해야 하는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여러 가지 감정과 해야 할 일들이 떠올랐지만,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광활한 산천과 장엄한 역사, 그리고 그 다양하고도 위대한 문화와 인물에 탄성을 질렀던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우리 국민들 마음에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살아 있는 안중근과 윤동주 같은 대한민국의 절대 영웅을 이웃 국가에서 세심하게 다루지 않는 것은 스스로 ‘중구어 헌 따’라며 자부심을 내세우는 것에 비해 실제 행동은 좀스럽고, 시시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구동존이(求同存異). 덩샤오핑 이래 모든 중국 지도자들이 강조한 것이 ‘다름은 인정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중구어 헌 따’에 걸맞은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이거동(求異去同). 그런데 지금의 중국을 보면 ‘다름을 내세우고, 같음은 차버린다’는 속 좁은 소인배나 갈 법한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2012년 윤동주 생가를 복원할 당시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적은 비석을 세웠다. 또 중국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도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으로 표기하고 있다.
지난해 당시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가 직계후손이 없어 무(無)호적 상태였던 윤동주 시인 등 독립유공자 156명의 가족관계등록 창설을 완료하면서 이들은 서류상으로도 완벽한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이는 정부 직권으로 최초로 진행된 것으로, 독립유공자들은 독립기념관 주소를 등록기준지로 부여받았다. 독립기념관 주소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독립기념관로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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