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전 파키스탄 총리, 결국 징역행…“침묵하지 말라” 지지자에 호소

정의길 2023. 8. 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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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임란 칸(70) 전 파키스탄 총리가 결국 유죄판결을 받고 투옥됐다.

칸 전 총리는 5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뒤 투옥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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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임란 칸(70) 전 파키스탄 총리가 결국 유죄판결을 받고 투옥됐다.

칸 전 총리는 5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뒤 투옥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칸 전 총리는 총리 재직 때(2018년 8월~2022년 4월)에 외국 사절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롤렉스 시계, 반지, 커프스단추 등 63만5000달러(8억3000만원) 상당의 귀중품을 팔아서 이익을 챙겼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선고 뒤 라호르의 자택에서 체포돼서, 이슬라마바드에서 85㎞ 떨어진 펀자브주의 아톡에 있는 교도소로 후송됐다.

칸 전 총리는 미리 녹음한 성명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판결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나에게는 오직 한번의 항소가 남았다. 집에서 침묵하고 앉아있지 말라”며 “나는 당신들과 조국, 당신들의 아이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켓 선수 출신인 칸 전 총리는 지난 2018년 총선 승리를 통해 집권했으나, 군부와 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4월 의회에서 불신임 투표가 통과돼 실각했다. 실각 뒤 그는 100여건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모든 혐의가 정치적으로 조작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지난 5월9일에 체포되기도 했으나, 법원이 체포를 불법이라고 판결해 풀려난 상태였다. 당시 파키스탄 전역에서는 그의 체포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수천명이 체포됐고 최소 1명이 숨졌다. 이후 그가 이끄는 ‘파키스탄 정의운동당’(PTI) 간부들이 체포됐다.

이번 판결을 앞두고 그의 자택 부근에서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었으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소요와 시위 등의 조짐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의 투옥으로 총선을 앞둔 파키스탄의 정치적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실각한 이후 셰바즈 샤리프 현 총리 퇴진과 조기총선 실시를 요구해 왔으나, 이번 판결로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파키스탄 의회는 오는 9일에 해산될 예정이고, 총선 때까지 임시정부가 구성된다. 헌법에 따르면 총선은 오는 11월 초까지 실시돼야 한다. 하지만, 파키스탄 법무부는 새로운 인구조사를 해서 선거구를 개편한 뒤 총선 날짜를 확정될 것이라고 밝혀, 총선이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칸 전 총리는 지난 2018년 총선에서 파키스탄 정치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군부의 암묵적 지지를 받고 승리했으나, 그 이후 군부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실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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