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적긁적' 두피 건선…"초기에 안잡으면 관절염 됩니다"

송연주 기자 2023. 8. 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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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각질이 목 뒤에까지 병변 확대
두피 건선 동반하면 더 적극 치료해야
생물학제제, 효과우수·건선관절염 예방
[서울=뉴시스] 여름은 높은 습도와 자외선에 따라 두피 질환이 많이 일어나는 계절에 속한다. 실내 에어컨 바람으로 급작스럽게 땀을 증발시키면 두피의 수분이 빼앗겨 건선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사진은 건선 모습.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여름은 높은 습도와 자외선에 따라 두피 질환이 많이 일어나는 계절에 속한다. 실내 에어컨 바람으로 급작스럽게 땀을 증발시키면 두피의 수분이 빼앗겨 건선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경우 두피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자극을 막는 등 적절한 생활 속 관리가 함께 이뤄진다면 여름철 두피 건선으로 인한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다.

두피 건선은 은회색의 두꺼운 비늘(인설)이 겹겹이 쌓이고 가려움을 동반한다. 모든 연령에서 발병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건선은 피부 재생주기 문제로 인한 각질층의 누적과 진피층의 염증 양상을 위주로 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전체 건선 환자 중 80%까지 두피 건선이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다. 간혹 지루성 피부염, 비듬, 두피 백선 등 다른 두피 질환과 혼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피 건선은 건선 질환의 중증도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확실히 구별해야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다.

두피 건선은 다른 두피 질환과 달리, 증상이 심각할 경우 두껍고 딱딱한 각질이 전체 두피를 덮는다. 이마, 목 뒤, 귀 근처까지 병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별 가능하다. 가려움증을 동반하기에 두피에 생긴 인설을 자극해 제거하면 출혈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두피 건선이 있을 경우 중증 건선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건선의 대표적 동반 질환인 건선관절염으로 진행될 확률도 높다.

2009년 한 코호트 논문에 따르면 건선 환자 중 두피병변이 있는 경우, 두피병변이 없는 경우와 비교해 건선관절염이 발병할 확률이 3.89배 높게 나타났다. 또 2011년 한 연구논문을 보면 건선 환자 중 건선관절염이 없는 환자에서는 76.4% 비율로 두피 침범이 있었다. 반면 건선관절염이 있는 환자에서는 90.2% 비율로 두피 침범이 더 많이 관찰됐다.

두피 건선은 건선관절염의 발생과 질환의 중증도를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로써 건선 및 건선관절염 예후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많은 건선 환자들이 경험하는 두피 건선은 육안으로 잘 보이는 부위이기에 환자들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덥고 습한 여름철은 두피 건선 환자들에게 더 많은 불편함을 주는 계절인데, 짧은 헤어스타일이나 긴 머리를 묶고 싶더라도 두피 병변이 노출되지 않을까 평소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두피 건선이 심한 경우 탈모가 발생할 수 있어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 또 두피 건선이 있는 환자는 건선 관절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어 두피 건선 치료의 중요성이 최근 더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선에 의한 관절변형은 영구적으로 남고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두피 건선을 동반한 건선 환자에서는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 도포 어려운 여름철…생물학 제제, 우수한 효과로 새 치료법 제시

건선의 치료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 심한 정도 및 발생 부위, 환자의 건강 상태, 호전 및 악화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약을 피부에 직접 바르는 국소치료법, 광선을 쪼이는 광치료법, 경구약을 복용하는 전신치료법에 이어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치료법이 사용된다.

중증 건선 치료제 중 하나인 인터루킨-23 억제제 '구셀쿠맙'은 판상 건선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 결과 16주차에 두피 병변이 있는 환자의 83.4%에서 위약(가짜 약) 대비 유의한 두피 피부 개선효과를 보였다. 또 약 5년간의 치료 기간 동안 두피 건선의 심각도와 상관없이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에서 완전히 깨끗한 피부 개선효과(PASI100)을 약 50%로 유지했다.

한별 교수는 "두피 건선의 일차적인 치료법은 도포제를 잘 사용하는 것이지만, 두피 병변을 덮고 있는 머리카락에 약이 묻지 않도록 하면서 약을 효과적으로 도포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여름철 땀이 많고 습한 환경은 머리카락에 도포제가 엉겨 붙어 치료가 더 어렵고, 환자들이 도포제 사용을 꺼리게 돼 다른 계절보다 치료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경우 병변의 국소적인 치료가 가능한 엑시머 레이저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경구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한다"면서 "최근에는 구셀쿠맙이 두피 건선 부위에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증명했고, 건선 관절염 진행 예방 효과도 있어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피 건선은 다른 부위보다 치료가 어렵고 오랜 기간이 필요한 부위이지만 올바른 진단과 치료 방법의 선택, 피부과 전문의와의 꾸준한 상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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