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블리자드, 한국서 얼마를 벌어갈까
국내 중소게임사 연매출 뛰어넘는 금액이 미국으로
'리그오브레전드(롤), 발로란트, 오버워치, 디아블로'
하나같이 국내에서 이름을 날린 게임들이다. 이들에겐 공통분모가 또 있다.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 게임사란 점이다. 이들의 한국법인은 국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대가로 매년 상당 금액의 로열티를 본국에 송금한다.
실제 라이엇게임즈와 블리자드 본사는 지난해 국내 법인으로부터 각각 927억원, 952억원 등 총 1900억원에 육박하는 로열티를 가져갔다. 이마저도 배당은 제외한 규모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로열티·배당에 2천억 송금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유한회사(이하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38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90%가 넘는 3540억원이 본사에서 게임을 받아 유통하는 퍼블리싱에서 나왔다.
일등공신은 인기 게임 롤이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가 본사인 라이엇게임즈(Riot Games Inc.)의 지분 100% 한국법인으로 2011년 말 국내에 게임 '롤'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롤은 이후 10여년간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월드컵 시즌마다 넥슨의 '피파온라인' 등에 잠시 자리를 내어 준 적은 있어도 이내 선두를 되찾았다.
국내 PC방 게임통계업체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롤'은 최근 261주간 PC방 일일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기준 점유율은 39.31%로 2위 피파온라인4(11.36%)와 3위 메이플스토리(9.22%)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라이엇게임즈의 FPS(일인칭슈팅) 게임인 '발로란트'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이용자 수와 게임 이용시간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86.8%, 102.1% 폭증했다. 발로란트의 PC방 점유율은 이달 3일 기준 6.32%로 전체 4위를 차지했다. 이 역시 회사의 게임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롤', '발로란트' 등을 국내에 퍼블리싱하고, 그 대가로 로열티를 내고 있다. 그 금액이 적지 않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가 본사에 송금한 로열티는 2020년 901억원, 2021년 922억원, 2022년 927억원에 달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는 미국 본사에 1116억원을 배당했다. 현재 라이엇게임즈 본사는 중국 기업인 텐센트(Tencent Holdings Limited)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라이엇게임즈코리아가 지난해 미국 본사에 보낸 돈은 2000억원이 넘는다. 이는 웹젠(2421억원), 데브시스터즈(2146억원) 등 국내 중소 게임사의 연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한국 게임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가운데, 이외 영세 게임사들과 비교하면 그들이 버는 돈보다도 많은 금액이 외국 기업에 들어간 셈이다.
블리자드도 미국 본사에 수백억 로열티 보내
게임 '오버워치'로 유명한 블리자드도 미국 본사(Blizzard Entertainment Inc.)가 국내 법인을 통해 게임을 유통하고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다. 한국 법인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유한회사(이하 블리자드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법인은 지난해 7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블리자드코리아가 미국 본사에 내는 로열티도 수백억원에 달한다. 블리자드코리아의 특수관계인으로서 미국 본사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지난해 952억원을 가져갔다. 국내 법인이 한해 벌어들인 매출보다 많은 규모다. 앞서 블리자드코리아는 2021년에도 648억원을 로열티로 미국 본사에 송금했다.
블리자드(Blizzard Entertainment Inc.) 역시 오버워치를 비롯해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유수 게임을 개발해 국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선 PC방 일일점유율 기준 블리자드가 개발한 이들 게임 3개는 수주째 상위 '톱10'을 유지 중이다.
특이한 건 블리자드코리아의 경우 로열티를 본국에 송금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법인에서 '수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로열티매출로 약 8억2100만원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회사의 또 다른 특수관계자인 액티비전블리자드인터내셔널 유한책임회사(Activision Blizzard International LLC)로부터 받은 것이다.
액티비전블리자드인터내셔널 LLC의 실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한국 법인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뿐만 아니라 액티비전(Activision)의 지식재산권(IP)인 '콜오브튜티'의 퍼블리싱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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