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잠자던 신사임당...금리 오르자 5만원권 환수율 최대

올 상반기 5만원권 환수율 77.8%
장롱이나 금고서 금융권으로 회귀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한 관계자가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번 발행되면 자취를 감추던 5만원권 지폐가 장롱이나 금고에서 나와 은행권으로 빠르게 회귀하고 있다.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현금을 가만히 쌓아두기 보다는 예적금 형태로 금융권에 넣어두는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 대유행 이후 일상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대면 경제활동과 소비심리가 풀리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만원권의 발행액은 약 10조원, 환수액은 7조8000억원에 달했다.

5만원권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은 77.8%로 지난 2009년 6월 5만원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환수율(상반기 기준)이다.

환수율이 높다는 건 해당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면 시중에 유통되다가 예금이나 세금 납부 등의 형태로 금융기관에 되돌아온다.

다만 5만원권은 재산을 노출하기 꺼리는 일부 자산가들이 장롱이나 금고 속에 보관해 두거나, 범죄 세력들의 은닉 목적으로 활용되면서 시중 노출이 줄어든다는 관측도 꾸준이 제기돼왔다.

5만원권 환수율은 2017∼2019년에는 50∼60%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2021년에는 10∼20%대까지 뚝 떨어졌다.

코로나 유행기 때 0%대로 낮아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2년 들어 본격적으로 인상 흐름을 타면서 현재 3.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 수신금리는 지난 4월 3.43%를 기록했다가 6월에는 3.69%로 집계됐다.

한편 통화 긴축 정책을 지속한 미국에서도 100달러권 환수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100달러권 환수율은 2020년 51.0% 수준이었으나 2022년 81.3%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