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카눈' 90도 좌회전…10일 부산·경상해안 통해 韓 상륙

9일 밤 부·울·경부터 많은 비·강풍 영향권…태풍특보
만조 겹쳐 저지대 침수 우려…고온다습 폭염은 계속

6일 오전 10시50분 기준 천리안 위성 2A호에서 목격되는 태풍 카눈(기상청 제공) ⓒ News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목요일인 10일쯤 부산·경상 해안을 통해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예상 진로가 전반적으로 서쪽으로 당겨지면서 일본 규슈 지방은 서쪽 해안을 스치듯 지나겠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에너지를 크게 쓰지 않으며 북상해 한반도 상륙 시 강도는 '지붕을 날릴 위력' 강도 '중'이 예상된다.

기상청은 수요일인 9일부터 금요일 11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카눈은 일본 오키나와 북동쪽 약 1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로 남동진 중이다.

중심 기압은 970h㎩, 최대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로 강도는 '강'이다. 강도분류상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은 기차를 탈선시킬 수도 있는 위력이다. 강풍 반경은 340㎞다.

카눈은 9일 새벽에서 아침 사이 일본 규슈 지방 왼쪽 해안을 스칠 전망이다. 이후 시간당 10㎞ 안팎 속도로 한반도 동쪽으로 접근한다. 이때 강도는 강도 '중'(초속 25~33m)으로 다소 약해지겠지만 여전히 지붕이 날아갈 수 있는 위력이다.

카눈은 당초 동해로 진출한 뒤 직진해서 울릉도·독도를 향할 것으로 예보됐다. 직전 예보 뒤 약 24시간 만에 서쪽으로 200㎞ 정도 당겨진 셈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 동쪽에서 발달 중인 열대 저압부의 발달 정도와 위치, 동쪽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의 확장 정도, 북서쪽에서 접근하는 상층 기압골의 위상이 변동하면서 태풍 진로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우선 부산과 경상 해안을 통해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으나 아직 변동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영국 수치예보 모델인 UM은 태풍이 상륙한 뒤 수도권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반면 기상청(KMA) 모델인 KIM은 태풍이 상륙하지 않고 대한해협을 따라 동해로 이동할 가능성도 내놨기 때문이다. 박 예보분석관은 "중국과 미국, 일본의 예보 간에도 약 100㎞의 거리 차이가 있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태풍 상륙은 10일쯤이지만 영향은 9일부터 시작되겠다.

부산과 울산, 경남에는 9일 밤부터 10일 밤사이, 대구와 경북, 충북에는 10일 새벽부터 11일 오전 사이, 강원권과 경기 동부는 10일 아침부터 11일 낮 사이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겠다.

이 시기 곳에 따라 태풍 특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 박 예보분석관은 "태풍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동해 전해상, 제주 해상, 대화퇴(일본과 한반도 중간수역의 대륙붕), 연해주 해상에 물결이 매우 높게 일고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불면서 태풍특보가 발표될 수 있다"고 했다.

6일 오전 10시 기준 태풍 카눈 예상 이동 진로(기상청 제공) ⓒ 뉴스1

서울은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진 않겠다. 박 예보분석관은 "강풍 반경을 기준으로 영향권을 분류한 것이라, 현재 예보 기준에 따르면 서울은 강풍 반경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강원 영동, 경상 동해안, 울릉도·독도로 9~10일 사이 많은 비와 강한 비가 예상되기 때문에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 예보분석관은 "당분간 제주 해상과 남해상에 매우 높은 물결이 예상되며, 서해안과 남해안에도 너울이 높겠다"면서 "만조(밀물)시 해안가 저지대 침수와 해안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카눈의 영향에도 전국의 폭염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카눈이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더위를 지속시킬 요인으로 작용하겠다.

박 예보분석관은 "당분간 아열대 고기압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강한 햇볕에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도 함께 올라가는 등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