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초전도체 LK-99 검증결과 '빨라도 8월 말'…이유는?

김인한 기자 2023. 8. 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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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학회, 'LK-99' 재현 시도 중이지만 '황산납' 재료 수급 어려움
퀀텀에너지연구소 샘플로 '교차 검증' 예정…"검증결과 시일 더 소요"
상온 초전도체 논란 일지. / 사진=뉴스1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는 "LK-99 제조에 필요한 재료인 황산납(PbSO4) 수급이 2주 이상 어려워 최초 검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6일 과학계에 따르면, 초전도학회는 지난 5일 검증위 1차 브리핑 자료를 통해 검증 절차를 이처럼 예상했다. 초전도 현상 구현이 단순한 연구가 아니고 교차 검증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8월 말쯤 검증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LK-99를 합성하는 방식에 대해 황산납과 인화구리를 1대1로 합성한 후 고진공 챔버에서 가열했다고 밝혔다. 이어 LK-99는 절대온도 400K(127℃) 이하, 1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증위는 두 갈래로 검증을 진행 중이다. 검증위에 소속된 서울대, POSTECH(포항공대), 성균관대 연구진은 LK-99를 직접 구현하고 있다. 또 퀀텀에너지연구소로부터 시료(샘플)를 제공받아 향후 교차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검증위는 "먼저 논문에 제시된 방법에 따라 세 기관이 LK-99 시료를 재현해 상온·상압 환경에서 초전도 특성을 측정한다"면서도 "현재 황산납 수급이 어려워 최초 검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증위가 자체 제작한 시료에서 초전도 특성이 관측되지 않더라도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제작한 원래 시료는 상온·상압 초전도 특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의 시료를 제공받아 그 시료에 대한 교차측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K-99가 초전도체라는 사실을 증명하려면 다양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선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시편을 제공하면 저자들이 논문에서 제시한 데이터와 동일한 데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시편의 전기저항을 측정하고 '초전도 양자간섭장치'(SQUID)를 활용해 시편의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을 측정한다. 여러 기관이 같은 방식으로 측정·분석을 진행한 후 검증위 회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LK-99는 상온 초전도체 증거 제시 못 해"
국내 민간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밝힌 상온 초전도체 모습. 자석 위에 몸체 일부가 떠 있다. / 사진제공=퀀텀에너지연구소
검증위는 "지금까지 공개된 논문과 동영상을 근거로 할 때 LK-99는 상온 대기압 하에서 초전도성을 유지하는 물질이라고 확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퀀텀에너지연구소 논문 데이터들은 일반적인 초전도체가 보이는 특성과 차이를 보인다"며 "저항 그래프에서 저항이 0이 아니며 임계온도 근처에서는 오히려 금속의 온도-저항 모습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초전도 현상은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이다. 한 번 발생한 전류는 에너지 손실 없이 무한대로 흐른다. 특징적으로 외부 자기장(Magnetic Field)을 배척하는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검증위가 1차 분석에서 이같은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검증위는 "동영상에서 시편의 움직임은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며 "영상에서 LK-99는 자석 위에 떠 있지만 항상 일부가 자석에 붙어있는 상태이고 움직인 후에는 진동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특성은 초전도체의 자기부상 특성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논문에선 완벽한 샘플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만 공중부양한다고 주장했지만, 자석과 시료 사이에서 인력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 상대적인 반발력으로 시료가 자석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증위는 1차 분석이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주장하는 LK-99의 초전도체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해외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LK-99가 초전도체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전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없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결과만으로 LK-99 현상을 검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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