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카우트대원도 다녀갔다…경복궁 따라 현대미술 1번지 탐방하기 [이번 주 미술가 ‘스윗스팟’]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8. 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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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스팟(sweet spot)이란 배트로 공을 치기에 가장 효율적인 곳, 최적의 상황을 뜻합니다. 화랑과 미술관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이 시기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전시를 효율적인 동선 위주로 안내합니다. 전시 이야기를 나눌 만한 맛집이나 카페 공간 정보도 곁들입니다. 제때 보시려면 매경 사이트에 기사가 먼저 뜬다는 점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관광 1번지 경복궁 일대
삼청동 소격동 통의동 갤러리 밀집

폭염에도 걷거나 버스로 동서 오가며
현대미술 전시관람객들 방문 이어져

올여름 주목받는 전시 훑어보는 휴가
소격동 일대에서 목격된 외국인 스카우트단 행렬 <이한나 기자>
푹푹 찌는 폭염 속에서도 경복궁 일대에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보리대회에 참여하는 보이스카우트와 걸스카우트 대원들이 한국 예술 현장을 탐방하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습니다. 일단 미술가 핵심지답게 이곳에 나서면 볼만한 전시들이 모여있네요.
이탈리아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미래주의 작가 움베르토 보초니의 청동조각 ‘공간에서 연속하는 단일한 형태’(1913) 를 비롯한 전시 전경 <아트선재센터>
이탈리아 현대미술 총체 한자리에
아트선재 ‘파르네시나 컬렉션’
서용선 기획전도 함께 볼 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탈리아 근현대미술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전시가 펼쳐졌습니다. 안국역 인근 아트선재센터 3층에서 개막한 ‘위대한 이탈리아 비전: 파르네시나 컬렉션’이지요. 주한 이탈리아대사관과 이탈리아문화원이 주최하는 이 전시는 이탈리아 외교협력부가 사용하는 로마 파르네시나궁의 예술 작품 중 70여점을 한국에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현대예술사에서 조명되는 이탈리아 작가들이 총동원됐죠. 아방가르드 미술운동인 미래주의 대표 선수 움베르토 보초니의 ‘공간에서 연속하는 단일한 형태’는 미술사 책에 자주 등장해 익숙한 이미지인데 이번에 청동 버전 조각이 왔지요. 예술가의 똥을 캔에 담아 팔았던 개념미술가 피에로 만초니의 ‘마법의 발판’과 일상적 재료로 작업한 아르테 포베라 예술 운동의 주역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에트루리아인’도 만나 볼 수 있지요.
그라치아 바리스코, ‘소통하는 그림들’(2008) <바리스코 아카이브>
전시장에서 크게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깜짝 놀라지 마십쇼. 엘레 푸피의 초록색 전화기 ‘런던 콜링’이란 작품인데 달려가 수화기를 한번 들어 보세요. 여러분이 작품의 일부가 됩니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의 유명 큐레이터인 보니토 올리바(84)가 전시 기획을 맡았습니다.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그는 1995년 비엔날레 전시관에 한국관이 생기도록 도움을 준 인물이죠. 전시는 8월 20일까지. 입장료 1만원입니다. 이곳 1, 2층에서 열리는 한국 대표 작가 서용선(72)의 개인전 ‘내 이름은 빨강’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인간과 도시, 역사를 주제로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해온 작가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죠. 이 전시는 현재 진행되는 1, 2부에 이어 9월 15일 개막하는 3부로 이어집니다. 평일 오후 3, 5시 도슨트 시간에 맞춰 가면 두 전시 모두 쉽게 설명해줍니다.

애드 미놀리티, ‘Rizoma’(2023) 페레스프로젝트
애드 미놀리티가 기획한 벽화를 함께 꾸민 개인전 전경 페레스프로젝트
사간동 페레스프로젝트 신관
동화나라 숲속 같은 전시
기하학적 추상으로 사회비판
아르헨 작가 애드 미놀리티
아트선재 인근 사간동에 단독 건물로 재개관한 베를린 출신 갤러리 페레스프로젝트에서는 강렬한 원색과 기하학적 도상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작가 애드 미놀리티(43)의 개인전 ‘Geomtrics of the Forest(숲의 기하학)’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질적인 존재들이 결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가 평면회화와 벽화작업으로 펼쳐졌습니다. 부드럽고 귀여운 이미지라고 생각하면 오산. 성과 인종, 나이 등 다양한 기준으로 가해지는 사회적 차별에 대해 문제의식이 강한 작가가 만화나 어린이 문학의 친근한 이미지를 통해 비판적 메시지를 전합니다. 2019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2021년 광주비엔날레 등에 초청받아 비엔날레가 사랑하는 작가라죠. 전시는 20일까지.무료 관람.
화동 요리주점 ‘바운드리스’의 솥밥
삼청동 인근 유명 카페 밀집
간단 요깃거리 국제갤러리 카페
나만 알고 싶은 ‘바운드리스’
삼청동 일대에서는 국제갤러리 1층 카페에서 맛있는 샌드위치와 파스타, 일식 덮밥 등 간단하게 요기하거나 음료를 마시고 주변을 산책하기 좋아서 미술계 인사들의 아지트이지요. ‘황생가 칼국수’는 만두와 칼국수, 콩국수로 유명한데 점심 대기열은 꽤 긴 편입니다. 안국역 인근 요리주점 ‘바운드리스’는 저녁에 술과 함께 즐길만한 안줏거리도 많지만, 낮에 건강하게 먹을 만한 고등어 솥밥 등 제철 요리로도 유명하지요.

베이글 성지 ‘런던 베이글 뮤지엄’, 스콘 맛집 ‘레이어드’, ‘오아시스’카페 등 MZ들이 열광하는 분위기 좋은 카페도 모여있습니다. 이 지역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경쟁해야 하는 점도 주지하십쇼.

청와대 주변에 운행중인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 <서울시>
청와대 자율주행버스 ‘청와대 A01’타거나
경복궁 남측 통로로 서촌과 북촌 넘어가기
경복궁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려면 동십자각 인근 주차장쪽 입구를 통해 고궁박물관쪽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경복궁이 휴관하는 화요일은 이 길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이 너무 덥거나 노약자와 함께 한다면 교통카드를 대고 무료로 이용하는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를 타도 좋습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기본 15분 간격으로 배차되고, 9~10시만 30분마다 온답니다. 점심시간(12시~13시)과 주말 공휴일은 다니지 않아요. 더 넓은 범위로 운행하는 일반 버스 01번도 요금을 내고 이용할 수 있지요. 청와대 관람객이 가장 많이 내리는 경복궁역 4번 출구 옆 효자로 입구가 첫 정거장이고 이어서 국립고궁박물관(영추문), 청와대, 춘추문, 국립민속박물관 등 5개의 정류소에서 승하차합니다.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의 문연욱 최은지 2인전 장면. <아트사이드갤러리>
부부가 함께 펼치는 동심의 예술
닮은듯 다른 아트가구·입체조형
아트사이드 ‘Mirrored House’
서촌에서 갤러리들이 밀집한 구역에 속한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는 부부 작가 문연욱·최은지의 2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일견 어린이집에 왔나 싶은 공간에서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단어가 절로 떠오릅니다. 원색과 기하학적 요소를 사용하니 동심을 자극하는 듯한 작품들이 가득해 일견 페레스프로젝트의 애드 미놀리티 작품과 통하는 듯 싶네요. 문연욱 작가(43)는 도자기를 기반으로 하되 철제와 끈, 나무, 고무밴드 등 이질적인 재료로 함께 배치해 긴장감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유명하지요. 일견 해구를 연상시키는 도상인데 입체 구조를 통해서 쾌감을 느끼게 합니다. 가구디자이너 최은지 작가(38)는 아이에게서 영감을 받아 철재와 아크릴로 기능성과 조형미를 함께 갖춘 아트 가구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발이 닿는곳에 동글동글 철재가 연결된 볼테이블과 스탠드조명, 새장 같은 캐비넷이 탐나네요. 방에 걸어두고 바라보면 그저 행복해질 것만 같은 거울 ‘Fluffy Mirror’는 두 작가의 협업작입니다. 선명한 색감과 기하학적 도상이 공통적이다 보니 전시장에서 누구의 작품인지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아트 가구는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판매하는데 백화점 수입가구들과 비교하면 합리적인 가격도 매력적입니다. 전시는 12일까지. 무료관람.
유리바닥에 유구가 훤히 드러나는 스페이스보안3에서 열리고 있는 이유성 개인전 전경 <이한나 기자>
서울시립미술관 지원프로그램
아트스페이스보안3서 이유성 展
유구 배경 위에 껍질 인체상...
서촌의 터줏대감 같은 공간 보안여관과 연계된 아트스페이스보안3(지하2층)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각가 이유성의 개인전 ‘카우보이’가 열리고 있습니다. 추사의 집터로 추정이 되는 유구가 바닥에 깔린 전시장이어서 특별한데요. 이곳에 석고붕대 인체상 5점과 알루미늄 캐스트 조각을 선보였습니다. 우리가 다쳐서 깁스할 때 쓰는 하얀 석고붕대를 작가의 지인들 몸에 감아서 캐스팅한 껍데기로 표현한 조각입니다. 상처를 복구하는 성격의 재료이지만 제작 방식은 데스마스크를 뜨는 과정과 유사하고 미라를 연상시키기도 하지요. 특히 ‘약사여래입상’이란 작품은 조각 위에 소민경 작가가 자유분방한 드로잉으로 완성했습니다. 인간을 대신해서 과용하는 약을 먹는 부처 몸 안에 약이 퍼지는 모습을 지도처럼 표현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전시는 20일까지. 무료 관람. 유서깊은 보안여관 전시도 챙겨보세요.

보안여관 신관 1층 카페 ‘33마켓’에서 건강차를 우려 마시면서 녹음가득한 정원을 바라보며 쉬는 정취도 기가 막히죠. 특히 비 오는 날은 더 멋지답니다. 터줏대감 같은 통의동 식당 ‘돌밭 메밀꽃(옛 메밀꽃 필 무렵)’은 메밀전병을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답니다. 분위기 좋은 양식당은 ‘갈리나 데이지’와 ‘가스트로 통’,‘두오모’,‘디미’,‘오스테리아 소띠’ 등이 꾸준히 사랑받지요.

서촌 일대에는 개성있고 독특한 숙박공간이 많으니 지방이나 해외에서 오시는 분들이 활용하기도 좋습니다. 보안스테이나 스테이폴리오 예약 체크해보세요.

보안여관 신관 1층 카페 ‘33마켓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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