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우크라 새 전선으로…러 본토에 전쟁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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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전에서 흑해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이 교착에 빠지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 기간산업을 겨냥한 공격에 나서는 일이 부쩍 늘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성명을 내고 노보로시스크, 아나파 등 러시아의 흑해 항구 6곳이 '전쟁 위험 지역'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흑해가 새 전선으로 떠오르는 배경에는 이번 전쟁의 본거지를 러시아 본토로 옮기려는 우크라이나 측 전략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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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활용한 게릴라전…러 여론 흔들기 위한 본토 기습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전에서 흑해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이 교착에 빠지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 기간산업을 겨냥한 공격에 나서는 일이 부쩍 늘었다.
우크라이나군은 4일(현지시간) 흑해와 아조우해를 잇는 크림반도 인근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유조선 SIG를 해상 드론으로 공격했다.
전날인 3일에는 러시아 흑해 주요 수출항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러시아 해군기지에서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군함을 타격했다.
노보로시스크 항구는 러시아가 자국의 경제성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를 수출하는 기간시설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러시아 본토의 해안을 공격하고 나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산업인 곡물수출업을 방해하고 기간시설을 파괴한 데 대한 반격의 성격이 있다.
러시아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의 안전한 운항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한 뒤 우크라이나 최대 수출항인 오데사의 주요시설을 공습하고 있다.
흑해에서 양국의 충돌은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성명을 내고 노보로시스크, 아나파 등 러시아의 흑해 항구 6곳이 '전쟁 위험 지역'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러시아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사적 표적으로 간주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경고를 더 구체화한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흑해 기습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보복을 공언했다.
흑해가 새 전선으로 떠오르는 배경에는 이번 전쟁의 본거지를 러시아 본토로 옮기려는 우크라이나 측 전략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6월 초 대반격에 착수했으나 러시아의 방어에 밀려 진격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전투 능력을 저하하는 쪽으로 전략을 변경하기까지 했으나 이마저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드론 기습으로 전쟁 중심지를 러시아로 이동시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게 우크라이나의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흑해뿐 아니라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도 지난 몇 달간 드론 공격에 빈번히 노출돼왔다.
드론 보급을 책임지는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정보통신부 장관은 더 많은 드론 공격을 공언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점점 더 자주 기습하는 것은 러시아인들의 여론을 움직이려는 목적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전쟁과 무관하게 평온한 일상을 살던 시민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자극해 푸틴 정권의 장기전 전략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목적을 방증하듯 모스크바에서 그간 가장 안전하게 여겨지던 중심가 고층건물에 연쇄적으로 드론 기습을 가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소속 러시아 전문가 케이어 자일스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전쟁에 대한 러시아 여론이 종전을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굳이 저의를 숨기지 않는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그간 전쟁을 걱정하지 않았던 이들(러시아인)에게도 이제 전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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