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냐 vs 랠리 지속이냐…미국 7월 CPI에 쏠린 눈

방성훈 2023. 8. 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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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7월 CPI 10일 발표…인플레 둔화 재확인 등 '주목'
"연준, 7월 물가 반등하면 8월 지표 확인하려 할 것"
관망세속 증시 조정 가능성…시장은 연착륙 기대 여전
美 국채 변동성 확대·여전히 강한 노동시장 등은 변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경제에 대한 연착륙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에 따라 향후 미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인지, 혹은 다시 상승 랠리를 펼칠 것인지 결정될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 이후 국채 시장의 변동성 확대, 여전히 탄탄한 고용시장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사진=AFP)

7월 CPI 반등하면…“연준, 8월 지표 확인 시도할 것”

CNBC는 5일(현지시간) 오는 10일과 11일 연이어 발표되는 미국의 7월 CPI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보고서를 언급하며 “지난주 미국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이번 주엔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두 개의 주요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7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3.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6월 상승률(3%)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CPI는 지난해 6월 9.0%까지 치솟은 뒤 1년 동안 빠르게 하향 안정화했지만, 7월 CPI가 반등세로 돌아서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8월 지표까지 확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분간 관망세에 따른 소강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8월에도 시장 기대를 웃도는 물가 상승세가 확인되면 연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고, 예상보다 더 오래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미 증시엔 악재로 작용한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CIS)는 “다음달 13일과 14일에 발표되는 8월 CPI 및 PPI에 이르기까지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이 일제히 둔화를 나타내도 연준이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 CPI 전망이 4.7%로 6월(4.8%)보다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측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것이어서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이에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이란 견해가 여전히 지배적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달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7%로 보고 있다.

아울러 월가 전문가들은 3분기부터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이익은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더웰스 컨설팅그룹의 지미 리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되고 연준이 깜짝 긴축을 하지 않는 한 다음 분기에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고금리 환경과 높은 임금 상승률을 예상보다 잘 헤쳐 나가고 있으며 이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고 낙관했다.

美 국채 변동성 확대·여전히 강한 노동시장은 변수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이후 미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한 것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3일 장중 연 4.198%까지 상승해 작년 1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신용등급 하락, 미 재무부의 3분기 대규모 국채 발행 계획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지만, 장기금리가 높아지면 기업들의 미래 수익의 가치가 줄고 차입 부담이 늘어난다. 이는 성장주와 기술주에 특히 부정적이다.

여전히 뜨거운 노동시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노동부가 지난 4일 발표한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대비 18만 7000개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20만건)를 하회했다. 하지만 임금 상승률이 4.36%로 전월(4.35%)과 시장 예상치(4.2%)를 웃돌았고, 실업률도 3.5%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해 완전고용 수준을 지속했다. 노동력이 부족하면 기업들은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을 올려야 하고 이는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진다. 블룸버그는 역사적으로 8월과 9월은 미 증시가 조정을 받아왔다면서 계절적 요인이 역풍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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