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염에 고혈압 주의?…사실 저혈압 더 위험하다는데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8. 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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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혈압 90에 최저 60이하면 해당
기온1도 오를 때 저혈압 환자 1.1%↑
짭짤한 음식·식염수 섭취 등 도움돼
오래 서있거나 급격한 자세변화 위험

땡볕 아래에 장사는 없다. 평소 혈압이 낮은 사람일수록 더 힘들다. 몸 안에 수분이 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현기증과 무기력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매년 7~8월에 가장 몰리는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여름철 저혈압 환자는 겨울철보다 2배가량 많다. 홍윤철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도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병원을 방문하는 저혈압 환자 수가 1.1%씩 증가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저혈압은 일반적으로 최고 혈압이 90mmHg 이하, 최저 혈압이 60mmHg 이하인 상태를 말한다. 최고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최저 혈압은 심장이 이완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벽이 받는 압력을 말한다. 혈류가 약하면 몸 속 구석구석까지 충분한 혈액이 도달하지 못해 두통과 구역질, 실신, 현기증 등이 유발된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도 동반된다. 윤주희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혈류가 약해지면 심장은 피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먼 곳까지 공급하기 위해 빠르게 뛴다”며 “일종의 보상작용으로 두근거림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pixabay
저혈압 증상이 여름에 더 심해지는 이유는 땀에 있다. 우리 몸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수분은 입으로 들어와 콩팥에서 걸러져 소변, 땀 등으로 배출된다. 체내 수분이 항상 일정량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하지만 기온이 오르면 우리 몸은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관을 팽창시키고 땀을 많이 발생시킨다. 이 과정에서 체내 수분량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이는 혈액흐름에도 영향을 미친다. 체내 수분의 5ℓ가 혈액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다. 저혈압 환자가 더위 앞에서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혈압은 빈혈과 증상이 비슷해 이를 혼동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원인이 다르고 치료법에도 차이가 있다. 빈혈은 피에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하거나 헤모글로빈이 들어있는 적혈구 수가 적을 때 발생한다. 반면 저혈압은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뿐 피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지러움이 느껴졌을 때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저혈압은 고혈압과 달리 정해진 치료법이 없다. 다만 증상이 심각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경우 혈액 순환을 돕는 호르몬제나 혈압을 높이는 약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진출처=pixabay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평소에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땀으로 배출하는 수분이 많을수록 물 섭취는 필수다.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도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 반면 술과 찜질방은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좋다. 둘 다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기 때문이다. 또 장시간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도 체내 수분을 증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한다.

정미향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사우나를 오래 하면 혈관이 이완되고 땀 배출량이 많아져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며 “오래 서있거나 갑자기 자세를 바꾸는 것도 위험하기 때문에 가급적 천천히, 심호흡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직업 특성상 장시간 서있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면 압박 스타킹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적절한 염분 섭취도 저혈압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윤 교수는 “단순히 물만 많이 먹으면 체액의 전해질 농도가 낮아져 삼투압 현상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고혈압 환자라면 싱겁게 먹어야 하지만 저혈압 환자는 살짝 짭쪼름한 음식과 식염수 등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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