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가 회사를 사랑하는 법…“일하기 좋은 직장?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죠”
국내 기업 최초 사내 아이돌 데뷔
2~9년차 끼 많은 직원 4인 모여
“회사 알리고 행복 전하고 싶어”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둘, 셋, 안녕하세요. 신인 아이돌 위스키(WE-SKI)입니다. 위~스키!”
누가 봐도 평범한 아이돌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돌다운’ 인사법은 눈길을 끌었다. 최근 데뷔곡인 ‘하이어’(Higher) 녹음을 마쳤고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 조만간 뮤직비디오 공개와 함께 공식 데뷔할 예정이지만 여느 아이돌처럼 ‘프리 데뷔’는 이미 했다. 연습 과정을 리얼리티로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고 울산에서는 작게나마 관객을 만났다. SK이노베이션이 키우고 있는 국내 최초의 사내 아이돌 팀 위스키의 이야기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김경현 SK이노베이션 인재개발담당 PM, 김유진 SK이노베이션 밸류크리에이션센터 PM, 김소희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문화혁신실 PM, 노동균 SK인천석유화학 홍보·사회공헌 PM을 만났다. 데뷔를 앞두고 있는 위스키 멤버 4인이다.
인사부터 해달라는 요청에 이들은 망설임 없이 손으로 위스키의 더블유(W)를 그리더니 한목소리를 냈다. 신인 아이돌답게 목소리는 우렁찼다. 살짝 엇박자가 있었지만 첫 실전치고는 착착 맞았다.
위스키는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이 직접 참여한 일종의 ‘아이돌 콘셉트’ 홍보대사다. 2~9년차 끼 있는 직원 4인이 모였다. 사내 구성원과의 소통은 물론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며 SK그룹의 핵심 경영철학인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 추구’를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래서 팀명에도 ‘모두의 행복을 만드는 스키노맨’(WE are SKInno man who makes happiness for all)이라는 뜻을 담았다.
“저희는 SK이노베이션을 알리고 SK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행복을 전하기 위해 결성된 사내 아이돌그룹입니다. 저는 리더를 맡고 있는 현입니다.” (경현 PM)
위스키의 콘셉트는 확실했다. 방송인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는 ‘부캐’(부캐릭터)로 활동하듯 이들도 위스키로 모인 이상 직장인 아무개가 아닌 부캐 아이돌 멤버로 변신한다. 리더인 경현 PM은 현, 유진 소희 동균 PM은 각각 지니, 소이, 쿤이라는 활동명도 만들었다. 물론 메인보컬, 메인댄서 등 포지션도 정했다.
“원래 스키노맨2를 만들려고 했는데 아류작이 될 순 없잖아요. 우리는 아예 새롭게 해보자 하다가 요즘 인기인 아이돌 프로그램을 보고는 아이돌로 정했죠. 하다 보니 과몰입하게 되네요.” (유진 PM)
‘B급 감성’을 앞세웠던 유튜브 콘텐츠 ‘스키노맨’의 시즌2 격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복고를 벗고 새로움을 입었다.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 녹음했고 안무가가 짜준 군무를 맞춰가며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꽤나 본격적이다. 사내 구성원으로 아이돌 팀을 꾸리고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처음이다.
지난달 데뷔 티져 공개를 시작으로 위스키는 활동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장인 아이돌 탄생기’를 담은 콘텐츠를 차례로 공개하고 있다. 요즘 아이돌이 팀 결성부터 데뷔까지의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대중과 먼저 만나고 있다는 점을 그대로 따왔다.
영상에는 이들이 자칭 ‘나이노PD’인 박종욱 SK이노베이션 밸류크리에이션센터 PM의 프로듀싱 하에 직장인에서 아이돌로 성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어쩐지 어색하지만 1만 구성원을 대표해 회사를 홍보하는 역할인 만큼 다들 진지하게 임하는 분위기다.
팀 내 개그캐릭터라는 소희 PM은 “처음 제안을 듣고는 ‘이건 내 거다’ ‘올 게 왔구나’ 싶었다”면서 “울산 공장이 딱딱한 이미지가 있지만 실은 말랑말랑하다는 것을 알리고 회사를 좀 더 재미있게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이 지향하는 ‘행복한 회사’, ‘젊고 유연한 회사’, ‘일하고 싶은 회사’로서의 대내외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위스키에 주어진 중요한 임무이기도 하다.
실력 있는 아이돌이 대세인 만큼 멤버들은 데뷔곡 작사에도 직접 참여했다. 가사에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비전과 방향성, 가치를 담았다. 경현 PM은 성장, 유진 PM은 행복을 키워드로 제안했고 소희 동균 PM은 각각 울산CLX, SK인천석유화학의 특징을 반영해 ‘뉴 제너레이션’(새로운 구성원이 대거 유입된 상황), ‘체리블러썸’(지역사회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 매년 개방하는 사내 공간인 벚꽃동산을 상징)이라는 문구를 썼다.
뮤직비디오에선 단체복을 맞춰 입고 군무를 선보였다. 안무도 어려웠지만 카메라 앞에서 표정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우당탕하면서 준비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잘 나온 것 같아요.” 아직 티져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경현 PM은 자못 만족스러워했다.
앞으로 회사 안에서도 밖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SK이노베이션을 알리고 SK그룹이 말하는 행복을 선사하겠다는 게 위스키의 목표다. 말하자면 회사와 구성원, 이해관계자, 미래인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위스키는 이미 SK주유소 팝업스토어에서 일일 알바생으로 활약했고 조만간 모 대학교를 찾아 미래인재 캐스팅 매니저로 취업준비생을 만날 예정이다. 행복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내부 구성원과 함께하는 자리도 자주 만들 계획이다.
유진 PM은 “티져 영상에 신선하다, 기대하겠다는 댓글이 달리는 걸 보고 나니 이제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기업 아이돌로는 최초로 데뷔하게 된 만큼 기대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유일한 기혼 멤버로 한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동균 PM은 위스키에 과몰입하는 멤버를 보며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오곤 한다면서도 “새로운 경험이 즐겁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성원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동료들로부터 ‘수고했다’는 피드백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위스키는 17년산이 좋다면서요. 저희 17년 계약 맺었어요.” (소희 PM)
언제까지 활동하느냐 물었더니 해체는 없다고 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콘셉트고 또 현실인지 구분하긴 어렵지만 이들이 진심을 다해 위스키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위스키 멤버들의 진단처럼 기업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회사 얘기만 하면 재미가 없고 재미만 챙기면 의미가 없다. “재미와 의미를 조화시키는 게 필요할 것 같은데 너무 ‘노잼’(No 재미)스럽지 않게, 너무 회사스럽지 않게 잘 만들어 보겠습니다.” ㅡ 여기까지 신인 아이돌 위스키였습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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