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불필요한 경고' 지운 맹활약 '수비 2명 벗긴 환상골+MF 변경 성공'... "처음 해본 포지션 힘들지만 해내야 해" [수원 현장]

수원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2023. 8. 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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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수원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수원FC 공격수 이승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우가 지난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더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우(25)가 공격수에서 미드필더로 변신해 맹활약했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김도균(46) 감독의 미소를 자아냈다.

수원FC는 지난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5라운드 원정에서 전반에 터진 라스의 선제골과 이승우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3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올 시즌 세 차례 수원 더비에서 모두 승리한 수원FC는 '축구 수도' 수원의 진정한 주인임을 증명했다. 명예뿐 아니라 실리도 챙겼다. 최근 8경기 무승(2무6패) 행진을 끊고 무려 두 달 만에 승리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수원FC는 지난 6월 3일 수원전 이후 승리가 없었다. 당시에도 연패를 끊고 승리한 팀이 수원이었는데 이번에도 수원을 희생양 삼아 길었던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 전 김도균 감독은 "라스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이승우의 개인 능력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김 감독의 바람이 그대로 이뤄졌다. 높이를 활용한 라스의 헤더 선제골이 터지고 이승우다운 감각적인 쐐기골로 승리를 챙긴 것이다.

김도균 수원FC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라스(가운데)가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공격수 라스(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라스는 전반 27분 윤빛가람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헤더로 찍어 골망을 흔들었다. '공중의 지배자'다운 모습이었다. 최근 이적설과 태도 논란을 겪은 라스는 그간 마음고생을 이 골 한 방으로 날려 보냈다. 라스는 수원FC 응원석으로 다가가 골반을 실룩실룩 흔들며 손뼉을 치는 유쾌한 세리머니를 펼쳤고 팬들은 더욱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어 이승우가 개인 기량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뒤에서 공을 잡은 이승우는 상대 2명을 페인팅으로 속인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7월 12일 FC서울전 이후 3주 만에 터진 리그 4호골이었다.

경기 후 이승우는 기자회견을 통해 "중요한 시기에 그것도 수원더비에서 승리해 기쁘다. K리그 휴식기 동안 선수들이 잘 준비해 노력했는데 결과로 이어졌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저조한 득점력에 마음고생이 없었냐고 묻자 "골보다는 팀의 성적이 안 좋아 신경이 쓰였다"며 "남은 원정과 홈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승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도균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도균 감독은 이날 이승우를 최전방이나 측면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 자리에 세웠다. 평소처럼 측면과 중앙에서 '닥공'하는 모습이 아닌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하면서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적극 공격에 가담했다. 이승우는 시간이 흐를수록 미드필더 지역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수원 수비들을 괴롭혔다.

경기 후 김도균 감독은 "이승우는 볼을 많이 갖고 놀아야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며 "공격뿐 아니라 수비도 적극적으로 했다. 이승우, 윤빛가람, 김선민이 중원 역할을 잘 수행했다"며 "이승우가 전반에 움직임이 좋아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결국 골을 넣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승우(가운데)가 지난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더비 승리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우도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긴 하다. 처음 해보는 포지션이고 많이 해보지 않아 힘들었는데 지금 저희 팀 상황상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건 아니다. 감독님이 원하는 역할이 있고 그 부분을 잘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승우는 전반 초반 수원의 핵심 미드필더 카즈키와 신경전을 펼치다 경고를 받았다. 둘은 몸싸움 뒤 언쟁을 벌였고 카즈키가 이승우의 가슴을 밀어 넘어뜨렸다. 이후 상황이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이승우가 다시 카즈키에게 다가가 가슴을 밀면서 맞대응해 분위기는 악화됐다. 이어 2분 뒤 이승우는 패스를 받는 카지키의 허벅지를 무릎으로 가격해 넘어뜨렸다. 주심은 바로 옐로카드를 꺼내 보였고 이승우는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다.

몸싸움하는 이승우(왼쪽 두 번째)와 카즈키(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더비 경기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실 이승우의 지나친 기싸움과 고의성이 짙었던 반칙은 '득'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는 플레이였다. 특히 경기 초반부터 불필요하게 경고를 받은 건 본인뿐 아니라 팀에게도 위험 요소였다. 하지만 이승우는 실력으로 초반 실수를 만회했다. 경고를 받았던 상황에 대해 묻자 이승우는 "카즈키 선수가 수원에 와서 잘하고 있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타이트하게 수비하려고 했다"며 "축구에서 나오는 흔한 장면"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승우는 "당시 나는 어려서 형들만큼 와 닿지 못했던 것 같다. 와일드 카드였던 (손)흥민이 형, (황)의조 형 등이 더 간절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 후배들을 보면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빡빡한 경기 일정, 체력적인 부분, 먹는 것까지 여러 부분들이 있다"며 "그래도 선수들끼리 불평하거나 불만을 가져선 안 된다. 어려울 때 함께 모여 다 같이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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