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폭약 실은 드론으로 러시아 유조선 공격...크름반도 긴장감↑

[크름반도=AP/뉴시스] 19일(현지시각) 크름반도 키로우스키에 있는 군 기지에서 폭발이 일어나 탄약고 위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크름반도 내 러시아군 수장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폭발과 화재로 일대 4개 마을 주민 2200여 명이 대피하고 고속도로가 폐쇄됐다고 밝히며 원인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2023.07.20.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인근을 지나던 러시아 유조선을 공격했다. 폭약을 실은 해상드론으로 공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및 AF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전날 폭약 450㎏을 실은 해상드론으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 사이의 케르치해협을 통과하던 러시아 유조선 SIG 호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소식통은 "이번 특수 작전은 우크라이나 영해에서 해군과 합동으로 진행했다"며 "유조선 내 원료 덕분에 멀리서도 '불꽃놀이'를 감상할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러시아 해상 교통국은 시그 유조선이 케르치대교 남쪽 27㎞ 지점에 있었다고 밝혔다. 손상된 유조선은 11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으며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조선 기관실에 구멍이 뚫렸지만 침몰하지는 않았고, 유출된 기름은 없다고 외신은 전했다. 유조선은 시리아에 주둔한 러시아군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은 선박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로고프 자포리자주 친러 행정부 위원도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해당 선박이 시리아 내 러시아 군대에 석유를 제공해 왔다고 시인했다.

드론 공격 당시 폭발음이 3차례 나면서 크름대교는 양방향 통행이 한때 중단됐다. 이후 3시간 만인 5일 새벽 재개됐다. 러시아 당국은 크름대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지난달 17일 흑해 곡물 수출협정 갱신을 거부한 후 양측 간 흑해 부근에서 충돌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앞선 3일에는 우크라이나 해군이 러시아 해군의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를 공격해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AP통신에 의해 분석된 위성사진에서는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에서 기름이 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공격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밝히진 않았지만,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있는 러시아 해군 상륙함에 '정체불명의 부유물'에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의 안드리 유소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현지 TV에 "모스크바에는 미확인 비행 물체가 있다. 여기에는 이 상륙함을 손상시킨 미확인 부유 물체가 있다"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