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방공망’ 등장할까…세계 최강 레이저 개발 착수
위력 강해 미사일 등에 치명적 타격 가능
발사 횟수당 비용 낮고 재보급 필요 없어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 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실전 배치에 성공할 경우 전장에서 무인기(드론)는 물론 적의 대형 항공기나 미사일까지 레이저로 잡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형태의 철통 방공망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록히드 마틴은 지난달 28일(미국시간)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출력 500㎾(킬로와트)급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미 국방부 산하 연구개발기관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록히드 마틴은 지난해 300㎾급 레이저 무기를 이미 내놨다. 현존하는 레이저 무기 가운데 가장 출력이 강한 모델이었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위력을 더욱 높인 레이저 무기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록히드 마틴이 목표로 한 500㎾급 레이저 무기의 위력은 가공할 만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각국의 군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레이저 무기 출력은 수십㎾급이다. 주로 무인기(드론) 격추에 쓰인다. 위력이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무인기를 완전히 태워버리는 게 아니라 중요 부품에 열을 가해 망가뜨린 뒤 정상 비행을 방해하는 게 목표다. 무인기는 조금만 망가져도 중력에 의해 추락하는 특성에 집중한 것이다.
반면 500㎾급 레이저 무기의 위력은 질적으로 다르다. 대형 항공기나 미사일을 산산조각 낼 정도의 힘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 레이저 무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앞다퉈 개발 중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레이저는 빛의 일종이어서 빠르기가 초속 30만㎞에 이른다.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적을 타격할 수 있다. 아군이 레이저를 방공 무기로 쓸 때 조준만 정확하다면 적군의 항공기나 미사일은 회피할 새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레이저는 발사 횟수당 가격도 낮다. 레이저 한 방을 쏘는 데 드는 비용은 1000원 내외다. 미사일은 한 발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이 든다.
게다가 전기만 계속 공급되면 레이저는 무제한 발사가 가능하다. 반면 미사일이나 총알의 경우 무기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전에 아군에게서 반드시 재보급을 받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전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록히드 마틴은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레이저 무기의 위력을 높이면서도 크기와 중량, 부피를 전장에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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