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시선은 7월 CPI에
뉴욕증시의 실적 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주 투자자들은 1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되는 노동부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모든 촉각을 기울일 전망이다.
다만 시장은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증시 흐름이 당분간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3일 장 마감 뒤 애플과 아마존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한 뒤 4일 증시에서 아마존은 8% 넘게 폭등했지만 애플은 아이폰 매출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더 강하게 작용하며 4% 넘게 급락했다.
4일에는 노동시장 공급 부족 문제가 완화되고 있음을 가리킨 노동부의 7월 고용동향보고서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내렸다.
7월 신규고용이 시장 예상치 20만명을 밑도는 18만7000명을 기록하며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그동안의 가파른 증시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10일 발표되는 7월 CPI, 이튿날인 11일 공개될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인플레이션 지표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소폭의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팩트세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CPI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3.3%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월 상승률 3%를 소폭 웃돌 것이란 예상이다.
이보다 낮은 상승률로 확인되면 증시에는 호재다.
인플레이션 완화는 당장 다음달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비롯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말까지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되는 핵심 배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크레셋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잭 에이블린은 "CPI가 PPI처럼 계속해서 둔화세를 보이면 연준은 추가 긴축 필요성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에이블린은 이는 당연히 증시에는 호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인플레이션 지표로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지 말지를 예단하는 것은 성급한 면이 있다.
우선 24~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의 하계 휴양 세미나인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깊이 논의할 전망이다.
이달 31일에는 연준이 물가지표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7월치가 공개된다.
또 다음달 1일에는 8월 고용동향이, 13일에는 8월 CPI가 발표된다.
7월 CPI가 급격히 뛴다면 증시에 부담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장은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CFRA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CIS) 샘 스토벌은 10일부터 시작해 다음달 14일 8월 PPI에 이르기까지 인플레이션 관련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물가상승세 둔화를 가리킨다고 해도 연준이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토벌은 연준이 1970년대식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인플레이션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려 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돼도 9월 FOMC에서 0.25%p 추가 금리인상으로 쐐기를 박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그러나 다음달 기준금리가 지금의 5.25~5.5%에서 동결될 가능성을 87%로 보고 있다.
2·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실적 발표를 기다리는 업체들도 있다.
7일에는 육류 포장·가공업체 타이슨푸즈와 미디어 업체 파라마운트가, 8일에는 '경기동향 풍향계'라는 별명이 있는 물류업체 UPS 실적이 공개된다. UPS 실적은 미 경기흐름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곤 한다.
이날 제약 메이저 일라이릴리 실적 발표도 있다.
이번주 실적 발표 최대 이벤트는 9일이다. 월트디즈니가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한편 이번 2·4분기 실적시즌은 우려와 달리 양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종목의 80% 이상이 지난주까지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대부분은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성적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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