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쳤을 뿐인데 살이 타는 듯"···잼버리 덮친 '공포의 벌레' 뭐길래?

'화상벌레'로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연합뉴스

[서울경제]

미흡한 대회 준비 속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쏟아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벌레물림 환자마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4일 발표된 자료에서 지난 3일 하루 발생한 잼버리 관련 환자는 148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벌레로 인한 환자가 383명으로 36.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피부 발진 250명(17.1%), 온열 증상자 138명(9.4%)이 뒤를 이었다.

야영장 내 물구덩이에서 모기와 화상벌레 등이 들끓어 벌레물림 환자가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하기로 결정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 대원들은 벌레 때문에 고생을 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청딱지개미반날개'로 불리는 화상벌레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검은색과 붉은색 줄무늬 모양을 띠는 이 벌레는 논처럼 습한 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야간엔 빛에 끌리는 습성 때문에 조명을 켠 야영장으로 들어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상벌레는 자극을 받으면 페데린이라는 독성 물질을 뿜는다. 이 때문에 벌레가 피부에 스치거나 닿기만 해도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고 피부발적과 물집이 일어난다.

벌레에 닿을 경우 상처 부위를 만지거나 긁어서는 안 되고 흐르는 물이나 비누로 충분히 씻어내야 한다. 상처 부위에는 며칠간 통증과 가려움이 나타나며 보통 2~3주 후 자연 치유된다.

국소스테로이드제나 국소항생연고 등을 바르면 증상이 완화되고, 경우에 따라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된다.

이 벌레를 발견하면 손으로 직접 잡지 말고 파리채나 다른 도구를 이용하여 잡아야 한다. 사체도 직접 만져서는 안 된다. 피부에 벌레가 붙었을 때도 종이나 휴지 등으로 감싸거나 입으로 불어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한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