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LG 일으킨 ‘이병규표 으쌰으쌰’ 세리머니, 여름 삼성에서 부활
2013시즌 LG 이병규는 타율 0.348로 리그 역대 최고령(38세 11개월 11일) 타격왕에 올랐다. 사실, 개인 성적만 보자면 그해보다 야구를 잘했던 시즌은 많았다. 이병규는 청춘의 기운을 물씬 풍기던 1999년에는 타율 0.349 192안타에 30(30홈런)-30(31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2013시즌의 이병규는 드러난 기록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배로서, 고참으로의 역할로 빛났다. 2003년을 시작으로 무려 10년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팀 역사를 바꾸기 위해 오감을 다해 ‘솔선수범’ 했던 시즌이다.
그해 이병규의 노력을 상징하는 이미지 중 하나가 ‘세리머니’였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가슴 높이로 올린 뒤 어깨를 쭉쭉 펴는 일명 ‘으쌰으쌰 세리머니’였다.
LG는 그에 앞서 10년 세월 전력도 약했지만, 그보다 깨부수기 어려웠던 것은 실패의 누적에 따른 ‘패배 의식’이었다. 야수 최고참 이병규가 나서 세리머니로 더그아웃 분위기부터 바꾸려 했던 이유다. 여름이면 체력적·심리적 약세로 고개를 숙이던 LG는 그해에는 거짓말처럼 여름에 벌떡 일어났다. 5월말부터 9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마침내 정규시즌 2위에 올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역사를 썼다.
‘이병규표 세리머니’가 삼성에서 부활했다. 최근 삼성 선수들은 최근 적시타를 칠 때면, ‘으쌰으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주말 LG와 대구 시리즈에서만 하더라도, 4일 경기에서는 강민호가 8회 2타점 역전 2루타를 친 뒤 ‘으쌰으쌰’ 세리머니로 주목받았고, 5일 경기에서도 구자욱, 류지혁 등 팀 주축선수들이 영양가 높은 안타를 때릴 때마다 같은 세리머니로 더그아웃 동료들과 호흡했다
올해의 이병규는 삼성 수석코치로 달구벌 더그아웃을 지키며 박진만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강민호는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들 스스로 이병규 수석코치의 현역 시절 세리머니를 따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코치가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이 코치가 흐뭇해한다는 반응도 전했다.
누구의 세리머니든, 세리머니는 하나의 ‘소통’이다. ‘의기투합’의 몸짓이다.
시즌을 치를수록 상대적 뎁스 부족과 전력의 빈틈을 보이며 바닥까지 떨어진 삼성이 시즌 중 단숨에 전력의 변화를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싸움은, 가진 전력의 최대치를 쓰는 일이다. 이는 그라운드에서 하나라도 더 하려는 선수들의 ‘의식’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삼성이 후반기 들어 8승1무5패로 반등하는 동력도 이 같은 선수단 분위기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LG전에서 삼성은 최악의 출발을 하고도 경기를 뒤집었다. 1회초 2루수 김동진이 LG 톱타자 홍창기의 땅볼을 다리 사이로 빠뜨리며 시작한 이닝에서 좌익수 김태훈의 송구 판단 실수까지 이어져 2실점하며 출발부터 맥 빠지는 흐름. 그러나 삼성은 따라붙는 안타가 나올 때마다 ‘으쌰으쌰 세리머니’로 마음을 일으키더니 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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