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김은희→'폭싹' 임상춘이 사랑한 오정세.."만만해서 그런가?" [★FULL인터뷰]
1977년생으로 올해 만 46세인 오정세. 하지만 그의 미소 안에는 '소년미'가 있었다. 대체불가한 연기력으로 수많은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우스갯소리로 '입대설'이 제기될 정도지만 오정세는 겸손했다. 1997년 영화 '아저씨'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26주년을 맞이한 그는 끊임없이 배우로서 성장을 염원하고 있다.
오정세는 지난달 29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악귀'에 출연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로, 오정세는 극중 귀와 신을 보는 민속학 교수 염해상 역을 맡았다.
'악귀'를 성공적으로 끝낸 오정세에게 휴식기는 없다. 출연을 확정지은 작품은 물론, 촬영을 마쳤거나 공개를 기다리고 있는 작품만 10편에 달한다. 이러니 오정세에게는 '소정세'(소처럼 일하는 오정세)라는 별명이 붙었다.
오정세는 "현장에서는 귀신은 못 본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 폐가도 많이 갔었었다. 촬영 때마다 '여기 귀신이 나올 수 있겠다', '기운이 안 좋다' 등에 대한 겁보다는 개인적으로는 벌레와의 싸움이었다. 폐가여서 큰 바퀴벌레가 있는데 연기는 해야해서 벌레와의 싸움이었다. 염해상은 놀라면 안 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다섯 가지 물건을 찾으려고 폐가를 계속 돌아다니는데 물건은 안 나오고 벌레만 나왔던 기억이 있다"며 '악귀'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하지만 오정세는 평소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악귀' 속 염해상과 마찬가지로 귀신의 존재가 있는 것 같다면서 "귀신을 보는 분들을 만나면 과학적, 물리적으로 설명 안 되는, 믿음이 가게끔 하는 멘트와 실제 보이는 것들을 말씀해주실 때 '이건 그냥 때려 맞히는 게 아닌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세계가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정세를 두고 '곧 입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유쾌한 반응이 쏟아졌고, 이는 오정세의 '입대설'로 이어졌다. 오정세는 "(그동안) 많이 했구나 싶었다. 물론 많이 했다. 2년 전 작품도 있고, 아직 안 찍고 있는 작품, 얘기 중인 작품 등이 모이다 보니까 많아진 느낌이다"고 밝혔다.
이어 오정세는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기본적으로는 일을 해서 힘든 것보다 쉴 때 더 힘든 것 같다. 일을 하면 재밌다. 분명 스트레스도 있긴 하지만, 일을 해나가면서의 즐거움이 있다. 한 작품씩 해낼 때마다 내 안에서의 성장이 있어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하는 것 같다. 내 기준점이 '1년에 2작품 이상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대답했다.
오정세는 이같은 이유에 대해 "만만해서 그런가? 오정세? 만만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모르겠다. 매 작품 그렇진 않은데 최근 작품을 할 때마다 의미가 있고 가치 있는 작업들이 많았다. 다시 한번 손을 내밀어주셨을 때 다음 작품에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그전에 쌓아왔던 작품들이 가치가 있었다면 내가 안 보이는 무언가, 가치 있는 작품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정세는 '가장 의미있었던 작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다 가치있긴 했지만 최근 나를 조금 더 성장하게 한 건 '악귀'였다"면서 "기억함의 가치에 대한 소중함이 나는 '악귀'를 통해, 염해상을 통해 많이 진해진 것 같다"며 '악귀'를 향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오정세는 '폭싹 속았수다'로 임상춘 작가와 재회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기분 좋은 작가, 기분 좋은 작품, 나에게 큰 선물을 줬던 작품이 '동백꽃 필 무렵'이었다. 그래서 난 다음이 뭐가 됐든 임상춘 작가가 어려운 작품을 줬었어도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다림이 있었다"고 전했다.
오정세는 또한 "임상춘 작가님의 다음 작품에 이름 올리는 거 자체가 나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그 안에서의 인물, 연기, 아쉬움, 기쁨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임상춘 작가의 두 번째 작품 크레딧에 내 이름이 새겨지는 것에 의미 부여가 큰 것 같다. 기분 좋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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