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갈듯" 최지만 농담? 진짜 필요했다…'처참한 26등' 구세주돼야 가을 간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최지만(32)은 1주일 전에 김하성(28)에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올 것 같다고 농담을 했다고 하더라. 지금 최지만은 샌디에이고의 3득점 가운데 2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스포츠760'의 마티 카스웰은 5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경기를 앞두고 샌디에이고 한국인 듀오 최지만, 김하성과 대화를 나눴다. 최지만은 이날 카스웰에게 불과 1주일 전에 김하성을 만났을 때 농담으로 '샌디에이고에 갈 수도 있다'고 했는데 진짜 오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고 한다.
최지만은 지난 2일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샌디에이고가 최지만과 베테랑 좌완 리치 힐을 받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유망주 잭슨 울프, 에스투아르 수에로, 알폰소 리바스 등 3명을 내주는 2대 3 트레이드였다.
사실 최지만은 트레이드 마감 일주일 전 샌디에이고 이적을 직감했다고 한다. 최지만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 샌디에이고의 경기를 마치고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강정호의 주선으로 김하성과 함께 식사했다. 최지만과 김하성이 사적으로 처음 만난 자리였다. 최지만은 팀 분위기와 사정상 "일주일 뒤에 여기(샌디에이고) 올 수도 있다"고 했고, 김하성은 "진짜 데리고 올 것 같다"고 했는데 농담처럼 나눈 대화가 현실이 됐다. 이 뒷이야기를 카스웰에게 들려준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 최지만이 필요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까지 내려앉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출발했던 팀이기에 가을야구 포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최지만과 힐로 취약 포지션 보강에 나선 이유다.
최지만은 샌디에이고가 원한 왼손 파워히터였다. 부상 여파로 올해 2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홈런 6개를 치면서 1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203로 낮은 편이나 장타율은 0.500에 이른다. 일발 장타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빅리그 통산 기록은 510경기 67홈런, 236타점이다. 당장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겹쳐 1루수로 활용을 못 하더라도 지명타자로 충분히 활용할 만한 파워를 갖췄다.
지명타자는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 내내 안고 있던 숙제이기도 했다. 올해 샌디에이고 지명타자 OPS는 0.657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26위에 머물러 있다. 지명타자 OPS 전체 1위는 1.095를 기록한 LA 에인절스인데, 사실상 투타 겸업 스타 오타니 쇼헤이(OPS 1.096)의 개인 기록이니 논외로 둬도 다른 팀과 차이가 크다.
올해 샌디에이고에서 지명타자로 가장 많이 뛴 선수는 맷 카펜터다. 66경기에서 타율 0.166(169타수 28안타), 4홈런, 27타점, OPS 0.598에 그쳤다. 타격 하나로 승부를 봐야 하는 포지션에서 낙제점인 성적을 냈다. 두 번째로 많은 기회를 얻은 넬슨 크루즈는 49경기에서 타율 0.245(143타수 35안타), 5홈런, 23타점, OPS 0.682를 기록하고 방출됐다. 최지만은 이 둘보다는 나은 지명타자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LB.com은 최지만 영입 당시 '아마 오른손 투수를 상대하는 지명타자로 시작할 것이다. 사실상 최지만은 이번 시즌 카펜터에게 기대했던 몫을 대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지만은 5일 다저스전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하며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다저스 선발투수는 오른손 바비 밀러였다. 최지만은 2회말 첫 타석에서는 밀러의 시속 100.8마일 싱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타석에서는 꾸준히 출루하며 득점에 기여했다.
최지만은 0-1로 뒤진 4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볼넷을 얻어 루이스 캄푸사노가 동점 적시타를 치는 발판을 마련했다. 계속된 2사 2, 3루 김하성 타석 때는 다저스 투수 조 켈리의 슬라이더를 포수 윌 스미스가 받지 못해 패스트볼이 되면서 3루주자 최지만이 득점해 2-1로 뒤집었다. 6회말에는 1사 후에 한번 더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1, 2루에서 트렌트 그리샴의 우전 적시타에 힘입어 3-1로 달아나는 득점에 성공했다.
최지만은 데뷔전부터 샌디에이고가 기대했던 장타력을 뽐내진 못했지만, 1타수 2볼넷 1삼진 2득점으로 활약하며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샌디에이고는 불펜 붕괴 속에 5-10으로 역전패했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성적 54승56패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순위 7위에 머물러 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3위 신시내티 레즈(59승53패)와는 4경기차가 난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5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4경기차를 극복하고 가을야구 티켓을 확보할 수 있을까. 타선에 불을 붙이는 임무를 맡은 이적생 최지만에게 주어진 몫이 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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