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오페라의 유령' 윤영석 "유령하던 기억 떠올라 뭉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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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문을 닫은 오페라 극장에 전원을 연결하는 순간 샹들리에가 천장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상징하는 첫 장면처럼 배우 윤영석(52)은 지난 달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순간 13년 전 그곳에서 주인공 유령을 연기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윤영석은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첫 한국어 공연과 2009년 재연 당시 주인공을 연기한 '원조 유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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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은 극장장 앙드레 역…"유령 역에는 여한 없어요"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오래전 문을 닫은 오페라 극장에 전원을 연결하는 순간 샹들리에가 천장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한다. 무대의 시간은 오페라 공연이 한창이던 과거로 되돌아간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상징하는 첫 장면처럼 배우 윤영석(52)은 지난 달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순간 13년 전 그곳에서 주인공 유령을 연기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서울에서 첫 공연을 올리는데 무대에서 유령을 연기했던 순간이 장면마다 떠올라 뭉클했어요. 다른 배역을 맡아도 무대는 똑같으니까 기억이 나더라고요."
윤영석은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첫 한국어 공연과 2009년 재연 당시 주인공을 연기한 '원조 유령'이다. 그는 이번 시즌 '무슈 앙드레' 역으로 출연하며 한국어 공연의 모든 시즌에 참여한 유일한 배우가 됐다.
지난 3일 서울 샤롯데씨어터 인근에서 만난 윤영석은 "'오페라의 유령'은 내게 고향 같은 곳"이라며 "오래된 무대가 주는 특이한 냄새가 있다. 화약과 연기 냄새가 뒤섞여 매캐하고 알싸한 냄새를 맡고 눈물이 핑 돌았던 적도 있다"고 했다.
성악가를 꿈꾸던 윤영석은 2001년 유령 역할을 맡으며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첫 작품부터 오페라의 유령을 맡아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공연하는 7개월 동안 몸무게가 13㎏이 빠져서 바지를 네 번을 줄여야 했어요. 마지막 공연의 커튼콜이 끝나자마자 대성통곡할 만큼 힘들었죠. 시즌이 끝난 뒤로도 잘못했던 부분들이 보여 많이 후회했습니다."
윤영석은 데뷔 무대의 아쉬움을 씻기까지 8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는 다시 무대에 오르기까지 연기 경험을 쌓으며 부족한 부분을 파악했고, 재연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는 "초연 때는 무대에서 숲을 봐야 하는데 나뭇가지에 달린 잎 하나를 보며 연기하는 느낌이었다"며 "경험이 쌓이니 불현듯 놓친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몸을 쓰는 연기에 어려움을 느낀 게 기억나 미리 몸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조가 해석하는 오페라의 유령은 어떤 캐릭터일까.
윤영석은 유령이 갑각류처럼 단단한 외골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깨지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는 캐릭터라고 했다.
그는 "모두가 유령의 카리스마를 무서워하지만 막상 내면은 약한 인물"이라며 "연기할 때 일부러 과장된 몸동작으로 겉모습을 표현했다. 외골격이 무너졌을 때 처절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해석했다.
윤영석은 자신만의 해석과 노하우가 쌓인 유령 역을 맡지 못하게 됐지만 후회는 없다고 한다.
"2시즌 간 유령을 연기하면서 하고 싶은 것들은 다 해봤으니까 여한이 없어요. 나이에 맞는 앙드레 역할을 맡아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번에 연기하는 '무슈 앙드레'는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공동 운영자로, 공연을 방해하는 유령으로 인해 난관에 봉착하는 인물이다.
윤영석은 "유령 역을 맡으면 분장도 오래 걸리고 앙상블과 함께하는 장면이 없어 외롭게 공연한다"며 "앙드레를 맡으니 앙상블과 함께할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이어 "앙드레는 무대 위에서 할 일이 많아 어렵지만 재밌는 역할"이라며 "가면무도회에서 앙드레가 해골 수트를 보여주는 장면은 100%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오페라의 유령'의 전 시즌에 출연한 배우로 남는 것이 목표다. 20년 전 자신이 연기하는 유령을 봤던 팬들이 자녀와 함께 작품을 관람하러 오는 것을 보면 애틋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어떤 역할이든 늘 현장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봉환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처럼 건강한 몸을 유지하면서 오래 활동하고 싶습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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