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학폭과 무관, 쌍둥이라 배구 못하게 돼" 이다영의 주장…걸림돌 많은 복귀, 누가 손 내밀까?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학교폭력은 재영이와 관련이 없다"
2021년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국내에서 뛸 자리를 잃은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는 응했지만, 공개 석상에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었던 이다영(볼레르 르 카네)이 5일 프랑스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이다영과 이재영 '쌍둥이 자매'는 지난 2021년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중학교 시절 이다영, 이재영 자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는데,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학교폭력만으로도 큰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이다영이 칼을 들고 학교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까닭이다.
당시 폭로가 나온 뒤 이다영, 이재영은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당시 이들이 소속돼 있던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또한 공식 입장을 내고 함께 고개를 숙였다. 사과문을 올린 이후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붓는 행동이 발생했다. 바로 이다영, 이재영이 SNS에 올렸던 사과문을 삭제한 것. 급기야 이들은 명예 훼손으로 피해자들을 고소하겠다는 뜻까지 드러냈다.
2021년 당시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학교폭력 논란을 시작으로 스포츠계는 물론 연예계 쪽으로도 학교폭력 '미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흥국생명은 이다영, 이재영 자매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부과했고, 대한배구협회(KVA)는 쌍둥이의 대표팀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선 후 공개된 자리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이다영이 5일 프랑스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남에 응했던 것은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한 것을 바로잡고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쌍둥이 언니' 이재영은 학교폭력과 관련해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궁금하신 것들에 다 인터뷰를 하겠다"고 밝힌 이다영은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많은 오해와 수많은 이야기들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싶다. 특히 이재영의 경우에는 내 잘못으로 아직도 배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영과는 관련 없는 부분도 많고,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내 잘못으로 인해 이재영이 지금까지 피해를 많이 입었다. 더 이상은 이재영까지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 문을 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일로, 당시 내 문제였다. 그 친구들(피해자)와는 다 같이 잘 지냈었는데, 한 친구와 다툼으로 욕을 하고, 몸 다툼이 일어나면서 감정이 격해지면서 일어났던 사건이다. 당시 마무리됐었고, 다 풀었는데 다시 한번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재영이까지 (배구를) 못 하게 됐다. 그 부분을 바로잡고 싶다. 학교폭력은 재영이와 관련이 없다. 그런데 쌍둥이라는 이유로 재영이까지 배구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학교폭력을 이재영과는 무관하며, 모두 본인이 저질렀던 일이라는 것. 학교폭력 논란이 일어난 뒤 이다영과 이재영은 도망치듯 V-리그를 떠나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에 동반 입단했다. 이다영은 PAOK를 시작으로 루마니아 라피드 부쿠레슈티를 거쳐 프랑스 볼레로 르 카네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이재영은 조금 입장이 다르다.
이재영은 PAOK 시절 왼 무릎 연골 손상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시즌 중 국내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다영과는 달리 소속팀을 찾지 못하면서 지금까지 공백기를 갖고 있다. 이에 이다영은 이재영이 학교폭력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모든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는 입장을 밝히기 위해 2년 만에 취재진 앞에 섰던 것이다.
학교폭력 논란이 커졌을 당시 이재영이 무관하다는 이야기를 왜 하지 못했을까. 이다영은 "모든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소속팀이 흥국생명이다 보니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많았지만, 할 수 없는 부분이 더 컸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흥국생명 단장님과 구단 변호사가 'SNS를 하지 말라'고 해서 SNS도 닫고, 사과문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취재진 앞에 섰던 가장 큰 이유는 이재영 때문이었다. 이다영은 '이 자리를 가진 가장 큰 이유가 이재영 때문이느냐'는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며 "이재영은 원래 자기 몸 관리를 열심히 하는 선수고, 지금도 꾸준히 몸 관리를 하고 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싶다. 내 문제이기 때문에 재영이에게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다영과 이재영이 V-리그를 떠나게 될 당시 흥국생명은 쌍둥이 자매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으나, 한국배구연맹(KOVO)는 특별한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았다. 따라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이재영의 경우 그를 원하는 구단만 나타난다면 언제든 V-리그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한때 페퍼저축은행이 이재영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걸림돌은 여전히 많다.
이다영의 주장 만으로 이재영이 학교폭력과 무관하다는 것이 증명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는 피해자들 또한 공통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같은 증언을 해줄지는 미지수. 그리고 이재영은 2021년 11월 부상으로 귀국했는데, 공백기가 매우 길었다는 점이다. 또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인 만큼 곱지 않은 시선을 감당할 구단이 존재할지도 고려 대상이다.
이다영이 이재영은 학교폭력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그를 품을 구단이 나타날 수 있을까. 쉽게 결정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시절의 이재영(좌)과 이다영(우), 새 소속팀 르 카네 볼레로로 이적한 배구선수 이다영이 소속팀 합류를 위해서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인천공항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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