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DNA로 찾은 300년전 아프리카계 미국인 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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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잃어버린 조상들'이 땅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모습을 실었다.
에아디오인 하니 미국 하버드대 진화생물학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774년~1850년 사이 미국 메릴랜드주 캐록틴 용광로에서 노예로 일하다 사망해 땅에 묻힌 아프리카계 미국인 27명의 DNA를 분석, 4만1799명에 이르는 이들의 후손을 찾고 연구결과를 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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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잃어버린 조상들'이 땅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모습을 실었다.
약 300년 전 미국 메릴랜드주 캐톡틴 용광로에서 노예로 일했던 이들의 DNA를 분석해 그동안 끊겨있던 후손과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표지그림 속 나무 뿌리에 적힌 것은 당시 용광로에서 노예로 일했던 노동자 271명의 이름이다. 염색체 모양의 나뭇잎은 유전적으로 이어진 그들의 후손을 의미한다.
1863년 1월 1일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이 노예 해방 선언을 하기 전까지 미국엔 사람을 개인의 사유재산이나 가축처럼 취급하는 제도인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존재했다. 노예는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미국으로 끌려온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
에아디오인 하니 미국 하버드대 진화생물학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774년~1850년 사이 미국 메릴랜드주 캐록틴 용광로에서 노예로 일하다 사망해 땅에 묻힌 아프리카계 미국인 27명의 DNA를 분석, 4만1799명에 이르는 이들의 후손을 찾고 연구결과를 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1979년 메릴랜드주 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하던 중 수많은 시신이 발굴됐다. 고고학자들은 이후 근처에서 과거 노예로 일했던 노동자들이 묻힌 묘지를 발견했다. 하니 박사 연구팀은 이때 발굴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시신 27구의 DNA를 분석했다.
하니 박사는 본인이 몸담고 있는 DNA 테스트 회사인 '23앤미(23andMe)'가 보유 중인 DNA 약 900만 개와 발굴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DNA를 비교했다. 분석 대상이 된 DNA는 일반인들이 유전자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 기증한 데이터다.
연구팀은 각 DNA의 긴 구간(stretch)을 비교 분석해 그중 4만 1799명의 DNA가 같은 조상에서 시작됐음을 발견했다. 가까운 친족 관계의 사람들은 유전 물질에서 서로 공유하는 구간이 더 길고 더 많다. 조상의 대부분은 현 서아프리카 세네갈과 감비아 지역이나 콩고공화국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밝혀진 4만 1799명중 대부분은 지금까지도 메릴랜드주 캐록틴 용광로 근처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약 3000명 정도의 유전자가 거의 흡사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그들이 같은 직계조상을 두고 있는 것이거나 당시 용광로 노동자들의 친척이 그들의 조상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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