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는 이석배 이니셜?…'상온 초전도체' 논란, Q&A 총정리

김인한 기자 2023. 8.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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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물질, 초전도체 초광풍…전세계 과학계는 물론 투자시장까지 '과열'
국내외서 검증 중…묻지마식 투자 경계 필요, 상용화에도 최소 10년 필요
국내 민간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밝힌 상온 초전도체 모습. 자석 위에 몸체 일부가 떠 있다. / 사진제공=퀀텀에너지연구소


한국발(發) '상온 초전도체' 초광풍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110여년간 극저온·초고압 조건에서만 구현할 수 있었던 초전도체를 국내 과학자들이 일상 환경 조건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상온 초전도체가 구현되면 경제·산업 패러다임이 재편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이에 일반인들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주식·투자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상온 초전도체는 아직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외 과학계는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검증 중이다. 설령 초전도체로 가능성이 입증되더라도 상용화와 응용연구 등에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 '묻지마식 투자' 등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연구가 필요한 과학기술을 이해하면서 투자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세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상온 초전도체를 8가지 질문으로 풀어본다.

초전도체 정의. / 사진=뉴스1


-초전도체는?
▶초전도체(Super Conductor)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이다. 한 번 발생한 전류는 에너지 손실 없이 무한대로 흐른다. 특징적으로 외부 자기장(Magnetic Field)을 배척하는 '마이스너 효과 효과'가 나타난다. 초전도 현상은 1911년 네덜란드 물리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가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110여년간 영하 200℃ 내외 극저온, 초고압 조건에서만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진이 2020년 영상 15℃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밝혔지만 데이터 조작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도체·부도체·반도체는?
▶도체(Conductor)는 전기 또는 열이 잘 통하는 물질이다. 철, 구리, 알루미늄 등과 같은 금속이 대표적인 도체다. 이들 금속은 전류를 잘 전달해 전선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 전선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전류의 흐름과 저항 때문이다.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 때문에 쉽게 말해 열을 받는다. 부도체(Non Conductor)는 전기 또는 열이 잘 통하지 않는 물질이다. 반도체(Semi Conductor)는 특별한 조건에서만 전기가 통하는 물질로 도체·부도체 특성을 모두 지닌다.

-한국 연구진이 구현했다는 초전도체는?
▶초전도 현상을 상온·상압 조건에서 구현했다는 게 핵심이다. 연구진은 납, 구리, 인회석(인산염 광물 일종) 등을 활용해 'LK-99'라는 새로운 결정구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황산화납과 인화구리를 1대 1로 합성해 고진공 챔버에서 가열해 만들었다. 물질 제작은 총 53~68시간이 소요된다.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LK-99는 절대온도 400K(127℃) 이하, 1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 극저온, 초고압 조건이 아닌 일상 환경 조건이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검증에 나서고 있다.

-연구진은 누구?
▶국내 민간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를 비롯해 김현탁 미국 윌리엄&메리대 연구교수 등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2008년 고려대 이론물리화학연구실 출신들이 설립했다. 고(故) 최동식 고려대 화학과 명예교수 제자들이다. 이들이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LK-99'는 이석배 대표와 김지훈 연구소장의 성인 L과 K를 각각 땄다. 99는 이 물질을 처음 발견한 1999년을 뜻한다고 한다. 연구진들은 논문에 2017년 최 교수가 별세했고 유훈에 따라 LK-99 개발 연구에 매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있는 4층 건물. / 사진=김인한 기자


-국내외 과학계가 LK-99에 회의적인 이유는?
▶논문을 공개한 방식 때문이다. 연구진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통상적으로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정식 등재하려면 동료평가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아카이브는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에 누구나 사전 공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아카이브에 논문 선공개가 자연스러운 학술 활동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APL Materials에 논문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네이처나 사이언스와 같은 저명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려고 했으나 반려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으로 검증 절차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지난 2일 LK-99 검증위원회를 발족했다. 검증위원장은 김창영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물질연구단 부단장(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이 맡았다. 검증위는 향후 LK-99 시편(샘플)을 제공받아 서울대, POSTECH(포항공대), 성균관대 등을 통해 검증 측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가 LK-99 재현을 시도 중이다. 다만 검증위는 현재까지 논문과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해당 물질은 상온 초전도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도 5일 현재까지 LK-99가 초전도 현상을 나타낸다는 직접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국내외 연구진들은 회의적이라는 논평을 냈다. 현재 미국·독일·프랑스·중국 등에서 LK-99 재현과 검증을 시도 중이다.

-검증 결과 초전도체가 맞다면?
▶전류를 에너지 손실 없이 무한대로 흘려보낼 수 있다. 전기저항이 0이면 전자기기를 작동할 때 생기는 발열이 사라진다. 전기·전자부품을 초전도체로 대체하면 낭비 없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현재의 산업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또 거리와 상관없이 무손실 송배전이 가능하다. 초전도 현상을 활용한 고성능 전자석을 만들어 자기부상열차와 핵융합 발전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는?
▶초전도 현상과 같은 기초물리학 연구는 수십년간 이뤄진다. 이번 연구 성과도 1~2년 내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다. 검증 결과에 따라 초전도체가 맞다고 하더라도 상용화와 응용연구에는 최소 10년 이상 더 필요하다는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상온 초전도체 논란 일지. / 사진=뉴스1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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