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불꽃경쟁'… 보험·카드에 승자 갈린다

전민준 기자 2023. 8. 6.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 상반기 꽃피운 금융지주 하반기는?③] "은행만으론 부족해" 비은행 영업력 강화

[편집자주]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전년 동기 대비 2배 쌓았지만 이자이익은 물론 증시가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면서 유가증권 가치가 오르는 등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어나서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여전하고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확대 요구가 커진 상황에서 금융지주의 하반기 전망을 짚어봤다.

금융지주 실적에서 보험과 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그래픽=머니S DB

◆기사 게재 순서
① 9조 넘긴 4대 금융지주, 하반기 리딩금융 경쟁 더 치열해진다
② 상생금융에도 역대급 실적 낸 은행, 하반기도 선방할까
③ 5대 금융지주 '불꽃경쟁'… 보험·카드에 승자 갈린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 불씨가 비은행 부문으로 옮겨붙고 있다. 보험과 카드,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비은행 부문 성패에 따라 실적도 갈리는 양상이다.

특히 이들의 비은행 부문 혈투는 수익성이 꾸준히 확대되는 보험, 카드 등 두 부문에서 치열하다. 리딩금융을 차지하기 위한 5대 금융지주 간 비은행 부문의 양보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5대 금융의 든든한 효자 '보험, 카드'



보험과 카드는 영업환경 악화 속에서도 5대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의 핵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에서 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9.6%로 지난해 46.4%보다 3.5%포인트(p) 상승했다.

보험·카드 부문의 순이익은 올 상반기 20조115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19조1070억원보다 5.3% 증가했다.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중 보험·카드 실적 기여도에 따라 경쟁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올 상반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위 경쟁에서 KB금융이 앞선 것도 보험·카드 실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2조99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조6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지난해 순이익 1위였던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리딩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다.

양사의 실적 희비는 보험·카드 부문에서 갈렸다. 올 상반기 KB금융의 보험·카드 부문 당기순이익은 9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9.1% 감소한 6273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3705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보험·카드 부문에서 당기순이익 격차가 3065억원을 나타냈다. 보험·카드 부문 실적 개선이 전체 당기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던 셈이다.

보험·카드 부문이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27.3%에서 올 상반기 31.2%로 3.9%포인트 상승한 반면 신한금융은 23.8%에서 23.6%로 0.2%포인트 하락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 우리금융의 3위권 경쟁에서 승패도 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문이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2조290억원을 기록하며 지주사 3위를 유지한 가운데 농협금융(1조7059억원), 우리금융(1조5386억원)이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우리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인 1조7614억원을 달성하며 KB금융, 신한금융에 이어 3위에 올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5위로 내려앉았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사가 없어 우리은행에 실적 의존도가 높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은 비은행 핵심 사업인 카드 부문에서 당기순이익 81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실적을 나타냈다.



5대 금융, 비은행 강화 전략은?



올 하반기 5대 금융지주는 보험, 카드 부문에서 수익성을 개선해 금융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손익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손해율을 낮춰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의 내실 경영에 집중할 방침이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달 진행된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내실경영, 내부통제 강화 등 '바른 경영'을 강조했다. 강력한 내진 설계를 통해 위기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게 문 사장의 구상이다.

농협금융은 생명보험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예정이다. 자회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농협생명의 실적 개선을 위해 디지털 전환, 대면채널 강화와 암보험, 치아보험 등 보장성보험 신상품 2종 이상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카드 사업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트래블로그' 서비스에 집중해 생활여정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하나금융의 페이플랫폼을 '원큐페이'에서 '하나페이'로 개편하고 여행·환전 등 기능을 강화했다.

우리금융은 카드 실적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카드 부문에서 지난달 말부터 비씨카드가 대행했던 가맹점 관리, 결제망에서 벗어나 독자 운영을 시작하게 된 만큼 올 하반기 홀로서기에 집중한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지주들이 은행 쏠림 현상을 개선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가운데 보험, 카드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각 금융지주들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보험, 카드 사업에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결과적으로 금융권 선두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