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증권사로 쏠린다더니…은행으로 더 몰린 이유

김도엽 기자 2023. 8. 6. 06: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지난달 본격 도입된 가운데 은행권이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내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안정성이 최고라는 인식이 여전해 초기 고객들이 은행권에 더 몰린 것 같다"며 "디폴트옵션 시행 후에는 은행과 증권사가 운용하는 연금의 수익률이 차이가 거의 없어지면서 오히려 은행으로 넘어오는 고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지난달 본격 도입된 가운데 은행권이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내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의 쏠림이 발생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은행권의 수익률이 증권사 못지않으면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디폴트옵션 적립액은 9765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적립액(1조1018억원)의 88.1%로 나타났다. 은행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그 비중은 전 분기(81.1%) 대비 8.9%포인트(p) 오른 90%에 달한다. 지난해 은행권의 전체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50.9%였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연금사업자가 제시하고 근로자가 정해둔 운용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권에서는 기존 퇴직연금 시장에서 수익률이 높았던 증권사로의 '머니무브'를 예상했으나, 소비자들은 은행으로 모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안정성이 최고라는 인식이 여전해 초기 고객들이 은행권에 더 몰린 것 같다"며 "디폴트옵션 시행 후에는 은행과 증권사가 운용하는 연금의 수익률이 차이가 거의 없어지면서 오히려 은행으로 넘어오는 고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2분기 말 기준 디폴트옵션 6개월 수익률은 증권사 평균이 5.76%, 은행권 평균이 5.74%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이 증권사 2.03%, 은행이 0.27%에 비하면 격차가 확연하게 줄었다. 은행권은 그동안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았던 것이 회사가 연계된 은행에 가입해주면 연금을 묵혀두는 근로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디폴트옵션의 취지에 맞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초저위험' 상품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디폴트옵션 전체 적립액 가운데 초저위험도 상품의 가입액 비중은 88%(8738억원)에 이른다. 은행권 디폴트옵션 상품의 위험도별 6개월 수익률은 △초저위험 2.18% △저위험 4.05% △중위험 5.92% △고위험 8.72%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게 디폴트옵션 도입의 취지이기 때문에 갈수록 초저위험 상품군의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은행에 퇴직연금을 가입한 고객 상당수가 '안정성'을 이유로 은행에 돈을 맡긴만큼, 설명회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