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넘긴 4대 금융지주, 하반기 리딩금융 경쟁 더 치열해진다

박슬기 기자 2023. 8. 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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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상반기 꽃피운 금융지주 하반기는?①] 연 순이익 16조 벽 뚫을까… 비이자이익·충당금이 판가름

[편집자주]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전년 동기 대비 2배 쌓았지만 이자이익은 물론 증시가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면서 유가증권 가치가 오르는 등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어나서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여전하고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확대 요구가 커진 상황에서 금융지주의 하반기 전망을 짚어봤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9조 넘긴 4대 금융지주, 하반기 리딩금융 경쟁 더 치열해진다
② 상생금융에도 역대급 실적 낸 은행, 하반기도 선방할까
③ 5대 금융지주 '불꽃경쟁'… 보험·카드에 승자 갈린다
'7조960억원.'

올 하반기 4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일 순이익 전망치다. 앞서 4대 금융은 올 상반기 9조1824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또다시 경신했다.

이들은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물론 비이자이익 개선에 힘입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2162억원) 늘었지만 올 하반기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확대로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4대 금융은 올 하반기 대손충당금을 상반기보다 더 쌓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대손충당금은 회계상 비용으로 분류돼 이를 늘리면 그만큼 이익이 줄어든다. 다만 4대 금융은 올 하반기에도 이자이익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리딩금융 경쟁 엎치락 뒤치락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 3분기 4조4046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8876억원)보다 9.88%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올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9966억원)와 비교해 34.8% 늘어난 2조6914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지주별로 보면 올 상반기 3705억원의 차이로 신한금융(2조6262억원)을 제치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거머쥔 KB금융(2조9967억원)은 올 3분기엔 1조3606억원의 순이익으로 신한금융(1조2434억원)을 제치고 선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KB금융은 7.02% 늘어난 반면 신한금융은 22.02% 줄어들 것이란 관측에서다.

다만 4분기엔 신한금융이 8174억원의 순이익으로 리딩금융을 탈환, KB금융(6927억원)보다 1247억원 앞설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KB금융이 79.7% 증가하는 동안 신한금융은 150%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올 3분기 9485억원의 순이익으로 우리금융(8521억원)과 964억원의 격차에서 4분기엔 우리금융을 2337억원 차이로 크게 따돌리면서 4대 금융 가운데 2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비이자이익 60% 급증… 하반기는 미지수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이 호실적을 견인한만큼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9조8472억원, 비이자이익은 6조9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59.7%씩 증가했다.

다만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의 성장세를 이끈 것은 유가증권 시장 회복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컸던 만큼 하반기에도 비이자이익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단하기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남영탁 흥국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의 올 하반기 이자이익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면서도 "비이자이익의 경우 상반기처럼 채권평가이익 증가나 증시 거래대금 활성화 등이 하반기에도 이어지기 어려워 보여 성장세가 소폭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올 하반기 금융지주 실적을 가를 지표로는 '비이자이익'이 지목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WM)와 투자금융(IB) 부문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비슷한 은행 의존도를 얼마나 낮추고 비이자이익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종합금융지주 경쟁력을 가름하는 척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충당금 2배 확대했지만 NPL 더 늘어나나


하반기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느냐도 관건이다. 4대 금융은 경기 침체와 대출 부실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올 상반기 3조924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지난해 상반기(1조9495억원)과 비교하면 약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들이 충당금을 크게 늘린 이유는 고금리 기조에 따른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상승 등 건전성 우려가 커져서다.

4대 금융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해 말 5조2017억원에서 6월 말 7조585억원으로 올 들어 6개월 새 35.5% 급증했다. 이에 같은 기간 이들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31∼0.41%에서 0.36∼0.52%로 상·하단이 각각 0.11%포인트, 0.05%포인트 높아졌다.

올 하반기에도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지속되고 고금리 지속에 따른 대출 부실화 우려 등에 금융당국은 충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긴축 기조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금융지주가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늘려온 해외 부동산 투자도 새로운 뇌관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는 17조8000억원으로 이중 KB금융이 5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금융 4조6000억원, 신한금융 4조원, 우리금융 3조3000억원 순이었다.

이들의 부동산 투자 대상은 주로 미주, 유럽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호텔 등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들은 해외 부동산 전수조사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4대 금융의 합산 순이익을 16조3357억원으로 지난해(15조8506억원)보다 3.1%(4851억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물론 순이익 전망치에는 대손충당금 예상치를 반영하고 있지만 4대 금융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충당금을 쌓으면 올해 순이익이 16조원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임현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체율과 NPL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최근 악화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금융지주들이 상반기 수준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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