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식보다 비트코인이 안정적일 지경”…‘꿈의 물질’ 롤러코스터는 아직 멈추기 전 [신동윤의 나우,스톡]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주가 그래프 모양 좀 봐요. 이걸 보고 누가 주식 시장의 흐름을 그린 것이라 하겠습니까? 주식 시장이라 말 안 해주고 본다면 대다수가 코인(가상자산) 가격이라고 할 겁니다.”
최근 급등락세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국내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본 한 지인이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하루 중 상한가 또는 하한가를 쳤다는 종목의 수가 상당한 데다, 한 종목 내에서도 하루 사이에 급등락을 오가는 경우도 어렵게 않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일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렌드(?)’ 때문이라 진단합니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로 똘똘 뭉친 돈이 결집해 특정 주식을 공략하며 벌어지는 현상이란 것인데요.
이처럼 요동치던 국내 증시에 혜성처럼 등장한 뉴스가 있었으니, 바로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겁니다.
‘꿈의 물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한 일. 여러분도 알다시피 바로 ‘관련주’ 찾기 였습니다. 그리고 쏜살 같이 투자금이 모여들기 시작했고요.
지난달 22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상온 초전도체 ‘LK-99’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이후 일명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덕성의 주가 상승률이 143.47%로 가장 높았던 가운데 서원(65.92%), LS전선아시아(64.48%), 대창(50.75%)이 그 뒤를 차례로 이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상승률 268.46%를 기록한 서남의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모비스(109.03%), 신성델타테크(93.36%), 파워로직스(60.19%), 국일신동(46.48%), 원익피앤이(30.76%) 등도 급등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상한가를 치며 주가가 급속도로 올랐던 만큼, ‘악재’에 따른 우하향 곡선의 기울기도 상당히 가팔랐습니다. 떨어질 때도 하한가가 속출했으니 말이죠.
4일 하루에만 원익피앤이 -26.50%, 파워로직스 -26.24%, 신성델타테크 -25.39%, LS전선아시아 -15.54%, 모비스 -14.38% 등 주가 상승폭이 상당했습니다. 국일신동(-2.50%), 대창(-3.18) 정도만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 일은 전날 국내 초전도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LK-99’에 대해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자기장을 밀어내며 자석 위 공중에 부양하는 현상)를 보이지 않는다며 상온 초전도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결론 내린 데 따른 영향으로 발생한 일로 풀이됩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LK-99가 자석 위에 떠 있는 영상에서 항상 일부가 자석에 붙어 있고 움직인 후 진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초전도체의 '자기 선속 고정 효과(초전도체가 공중에 뜬 채로 고정되는 것)'와도 다르다고 봤습니다.
이 영향으로 초전도체 테마주들은 시간외거래에서 일제히 하한가(-10%)까지 내리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런 말도 있습니다. 요즘 같은 국내 증시 모습 속에선 급등락을 하고 있는 주식을 ‘가상자산만큼 변동성이 크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말일 수 있다고요. 오히려 급격한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의 상징처럼 불리는 것을 두고 가상자산이 억울할 일이라고 말이죠.
실제로 가상자산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 22일부터 4일까지 어떻게 움직였나 살펴 봤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지난달 22일 3877만6000원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4일 종가 기준 3858만9000원으로 변동률은 -0.48%에 불과했습니다.
이더리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기간 243만원에서 242만4000원으로 -0.25% 변동폭에 그쳤습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꼽히는 주식들에 비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안전 자산(?)'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올법한 상황이죠.
그나마 최근 급등세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리퍼리움’ 정도가 같은 기간 194.67% 상승하는 등 급등 주식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2차전지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발생한 수급 쏠림 현상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변동성 극대화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감각을 무디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2차전지 투자붐에 뛰어들지 못한 투자자들의 ‘포모(FOMO·소외 될까 두려워하는 현상)’를 자극해 종목에 대한 정확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 없이 급등세가 기대되는 종목 만을 찾아다니도록 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죠.
문제는 아직도 상온 초전도체로 인해 출발한 ‘주가 급등락’이란 롤러코스터는 멈춰 서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에 따른 매물이 대량으로 출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조준지 SK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테마 관련주들 일부에서 강한 모습 나타났으나 해당 테마로 엮이는 모든 기업들이 급등한 것은 아니었고 상한가를 간 종목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진했다”며 “홈페이지 내 파트너사 무단 도용 의혹 등 뉴스플로우 흐름에 따라 주가도 요동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죠.
여기에 조 연구원은 “여전히 기대감에 의해 주가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현실화 될 경우의 파급력이 굉장할 수 있기에 지켜봐야 하겠으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전환될 경우, 촉발될 수 있는 강한 변동성은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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