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삼총사 vs '우물 밖' 넘보는 中배터리의 승부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3. 8. 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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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사진=블룸버그
전 세계 배터리 제패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고속 성장한 중국 배터리업체가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배터리 3사와 중국 배터리업체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중국 CATL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6.3%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기차 186만대를 판매한 BYD 역시 배터리 부문 성장세를 이어가며 점유율 16.1%로 2위를 꿰찼다. 양사를 포함해, CALB, 궈센(Guoxuan), EVE에너지, 선우다(Sunwoda) 등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한 중국 업체는 모두 6개사에 달했으며 합계 점유율은 62.7%를 기록했다.

한국 배터리 3사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13.9%로 3위를 차지했다. 줄곧 2위를 지켰던 LG에너지솔루션이 BYD의 거침없는 진격으로 3위로 밀려난 것이다. SK온은 5.2%로 5위, 삼성SDI가 4.2%로 7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 5월까지 한국 배터리 3사의 합계 점유율은 23.3%를 기록하며 중국과의 점유율 격차가 지난해 30.3%p에서 올해 39.4%p로 확대됐다.

한국 배터리 3사와 중국 배터리 6사와의 점유율 확대는 중국 배터리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 영향이 크다. 중국 배터리업체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93.4% 늘어난 689만대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내수 시장에 힘입어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 증가속도가 둔화되자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은 뒤에서 다시 살펴보자.

CATL 영업이익은 국내 배터리 3사 합계의 3배
CATL과 국내 배터리 3사의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자. 지난 7월말 CATL은 상반기 매출액이 1892억위안(약 34조원), 영업이익은 253억6000만위안(약 4조5650억원)이라고 실적을 공시했다.

같은 기간 한국 배터리 3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매출액 17조5206억원, 영업이익 1조938억원을 올렸으며 삼성SDI는 매출액 11조1954억원, 영업이익 8256억원, SK온은 매출액 7조14억원과 영업손실 4762억원을 기록했다. CATL의 매출액은 한국 배터리 3사 합계에 육박했으며 영업이익은 3사 합계의 3배가 넘는다.

시가총액은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CATL이 우리 돈으로 187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LG에너지솔루션(130조원)과 삼성SDI(46조원)를 합친 금액보다 크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은 비상장회사다. 다만 최근 CATL 주가는 2021년 12월말 기록한 최고가(382.68위안) 대비 40% 가까이 하락한 약 236위안을 기록하는 등 주가 움직임은 다소 부진하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2위 자리를 굳힌 BYD는 전기차가 주력업종이기 때문에 배터리 부문 실적은 따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56% 성장한 33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등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BYD가 107.8%라는 폭풍 성장세를 기록하며 LG에너지솔루션을 밀어냈다. BYD는 차량용 반도체에서 배터리, 전기차까지 자체 생산하는 수직적 통합 모델을 구축하면서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관건은 중국기업의 해외 진출
향후 한중 배터리 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중국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79% 급증하며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미국 생산을 발빠르게 늘렸으며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에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금액이 1109억원이 반영되는 등 적잖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CATL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CATL은 지난 2월 미국 포드사와 합작해서 미국 미시간주에 35억달러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포드가 100% 출자하고 CATL은 기술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규제를 우회하겠다는 의도다.

사실 CAT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매출을 늘려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중국 배터리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자,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순위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순위를 모두 발표해왔다. 그동안 CATL은 중국을 포함한 순위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나 중국을 제외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의 차이가 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9월14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 오토쇼'에 참석해 포드의 전기차 머스탱을 둘러 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런데, 올해 1~5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점유율 27.3%로 1위 LG에너지솔루션(27.4%)을 간발의 차로 추격했다. 작년 동기 대비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이 104.5% 급증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률(52.7%)을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CATL의 해외시장 개척 및 해외공장 가동 영향이 크다. CATL이 독일에 지은 연산 14GWh의 첫 해외공장은 올해 초 가동을 시작했으며 회사는 헝가리 데브레첸에도 2025년 생산을 목표로 연산 10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CATL의 배터리는 독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보쉬에 납품되고 있으며 현대의 신형 코나 전기차 모델, 기아의 2세대 레이EV에도 탑재될 예정인 등 갈수록 탑재 범위를 늘리고 있다.

지난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팔리는 신차의 50%를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고려하면 향후 북미 및 해외시장이 중국 배터리업체와 한국 배터리 3사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미국 하원이 CATL과 포드 합작공장 건설에 대해 문제 소지가 없는지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아직 중국 배터리 업체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어지지 않았다. 한국 배터리 3사가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와의 경쟁에 맞서 선전하길 기대해 본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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