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4000억 초대박→먹튀 전락…팬들의 놀라운 행동에 母는 눈물을 흘렸다

윤욱재 기자 2023. 8. 6.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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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 터너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무려 4000억원에 가까운 초대박 FA 계약을 화제를 모았던 선수는 지금 '먹튀'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필라델피아의 유격수 트레이 터너(30)는 지금까지 탄탄대로 야구 인생을 살아온 선수다. 2015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 2016년 73경기만 뛰고도 타율 .342 13홈런 40타점 33도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고 2018년에는 162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271 19홈런 73타점 43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에는 타율 .335 12홈런 41타점 12도루를 남긴 터너는 안타 78개로 내셔널리그 최다안타 1위를 차지하면서 가치를 드높였다.

최고의 황금기는 2021시즌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과 LA 다저스를 거치면서 타율 .328 28홈런 77타점 32도루에 195안타를 작렬한 터너는 타격, 최다안타, 도루 등 3관왕을 휩쓸면서 생애 첫 올스타로도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해에도 타율 .298 21홈런 100타점 27도루로 생애 첫 100타점을 마크한 그는 실버슬러거도 차지하며 기량이 절정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마침 FA 자격을 얻은 터너는 필라델피아와 11년 총액 3억 달러(약 3924억원)에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해 무려 홈런 5개를 폭발, 2006년 이승엽이 갖고 있던 WBC 대회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데 막상 필라델피아에서의 첫 시즌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108경기에 나왔지만 타율은 .236로 떨어졌고 출루율 .289, 장타율 .367 또한 몸값과 어울리지 않는다. 벌써 8월이지만 10홈런 35타점 21도루를 수확한 것이 전부. 이제 11년 계약의 첫 시즌인데 '먹튀' 향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당장 필라델피아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터너는 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의 홈 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8번타자로 출전한 터너는 2회말 무사 2루 찬스에서 첫 타석을 맞았다. 그러자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필라델피아 홈 팬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가자! 트레이!(Let's Go! Trea!)"를 외치며 터너를 열렬히 응원했다. 이는 터너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계속됐다.

▲ 트레이 터너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다.
▲ 트레이 터너
▲ 트레이 터너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이 장면을 두고 "필라델피아 팬들은 터너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어서서 환호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 터너는 "정말 멋진 장면이라 생각한다. 팬들은 내 뒤를 받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것은 꽤 멋진 일이다"라면서 "누구도 야유를 듣기를 원하지 않는다. 모두가 항상 응원을 받기를 원하지만 그것은 내가 좋은 활약을 보여야한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언젠가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것임을 다짐했다.

이 장면에 터너만 감격한 것이 아니다. 아들의 경기를 직접 지켜보던 터너의 어머니는 눈물까지 보였다고 한다. 터너는 "어머니는 내 첫 타석 때 눈물을 흘렸다고 하셨다. 팬들이 어머니를 행복하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터너의 팀 동료인 닉 카스테야노스는 덕아웃에서 수건을 흔들며 터너를 응원하는 물결에 동참했다. 카스테야노스는 필라델피아 팬들이 터너를 응원하는 장면에 대해 "그것이 선수와 도시 사이에 관계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카스테야노스 또한 지난 해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새로 입었지만 터너가 이적 첫 시즌에 고전했던 것처럼 타율 .263 13홈런 62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타율 .274 16홈런 65타점으로 벌써 작년 성적을 뛰어 넘은 상태다.

'MLB.com'이 "터너는 평생 이렇게 부진한 적이 없다. 최근 몇 년간 최고의 선수 중 1명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형편 없는 플레이는 충격적이다"라고 설명할 만큼 지금도 터너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남긴 터너는 아직 부활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먼 선수다. 그러나 팬들의 믿음과 응원은 터너에게 끝없는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아직 터너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그가 부활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있다.

▲ 트레이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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