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신동'에서 '세계 1위' 안세영, 그의 스매싱은 계속된다[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배드민턴 라켓을 든 한 소녀가 고작 21세의 나이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배드민턴 최고 유망주로 불렸던 안세영(21)은 셔틀콕 신동에서 만족하지 않고 결국 먹이사슬 꼭대기에 올랐다.
▶'셔틀콕 신동', 한국을 뒤흔들다
안세영은 어린 시절부터 '셔틀콕 신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2013년 요넥스 코리아 주니어오픈 여자단식 우승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5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차세대 배드민턴 여왕 자리를 탐냈다.
주니어 대회를 휩쓸던 안세영은 만 15세가 되던 2017년 사람들을 더 큰 충격에 빠트렸다. 중학교 3학년 신분으로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을 모조리 제압한 것. 안세영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대표팀 현역들을 7전 전승으로 꺾고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선수 중 중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가 된 경우는 안세영이 최초다.
만 15세는 이용대가 협회 추천 선수로 배드민턴 복식 국가대표에 처음 선발됐을 때와 같은 나이다. 하지만 쇼케이스 후 추천 선수로 국가대표가 됐던 이용대와 달리 안세영은 오로지 자력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뚫어냈다. 안세영 이전 여자 배드민턴 최고 유망주로 불렸던 김보민과 김가은도 고교 시절 선발전을 뚫고 단식 국가대표가 된 적이 있지만 안세영처럼 전승을 거두지는 못했다.
안세영은 이후 거침없이 질주했다. 2019년 뉴질랜드 오픈에서 첫 우승컵을 따낸 뒤 4개의 트로피(캐나다 오픈, 아키다 마스터스, 프랑스 오픈, 광주 코리아마스터스)를 추가하며 총 5개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물론 어린 천재에게도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바로 천위페이(중국). 안세영과 천위페이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 등 최고 수준의 대회에서 수차례 맞붙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천위페이에 계속해서 패하며 메달에 닿지 못했다. 2018 아시안게임, 2020 올림픽에서 모두 천위페이에 무릎 꿇은 안세영은 2022년까지 천위페이 상대 1승8패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렇게 천적 관계가 계속되는 듯했던 2023년에 큰 반전이 일어난다. 한층 성장한 '셔틀콕 신동'이 '여왕'의 자리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센세이션 2023', 마침내 '세계 1위'로
안세영의 2023년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눈 부셨다. 그는 올해 출전한 12개 대회에서 11번 결승에 오르고 7번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역사를 썼다.
안세영은 2023년이 되자마자 한 달 동안 인도오픈 우승, 인도네시아마스터스 우승, 말레이시아오픈 준우승으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안세영은 이어진 3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을 제패하며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 전영오픈 여자 단식 금메달을 안기는 쾌거도 이뤘다.
안세영은 6월 태국오픈과 싱가포르오픈 연속 석권한 뒤 지난달 23일 코리아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이 역시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1993·1994년)에 이어 28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해외 선수를 포함해도 덴마크의 카밀라 마르틴(2000·2001년) 이후 22년 만이다.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750 일본 오픈 여자 단식 결승이다. 안세영은 이날 허빙자오(중국)를 세트스코어 2-0(21-15 21-11)으로 완파하며 올해 7번째 정상에 올랐다.
장기인 수비를 통해 경기 내내 세계랭킹 5위 허빙자오를 압도한 안세영은 '드롭샷'으로 상대를 유인한 뒤 스매싱으로 허를 찌르는 공략법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32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허용하지 않는 무자비한 모습도 보여줬다.
이 우승이 더욱 의미 있었던 이유는 세계 랭킹 변동에 있다. 안세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총 11000포인트를 획득했다. 반면 기존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는 8강에서 탈락하며 6050포인트를 쌓는 데 그쳤다. 결국 안세영은 지난달 31일 새로 측정한 BWF 세계 랭킹에서 총 10만3914포인트를 기록하며 아카네(10만1917포인트)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섰다.
안세영이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7년 만이다. 안세영은 이번 세계 1위 등극으로 배드민턴 여왕이 될 자질을 입증했다.
안세영이 올해 세계 1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야마구치, 천위페이 등 본인의 천적들을 상대로 전적 우위를 가져간 부분은 특히 고무적이다. 안세영은 야마구치와의 통산 전적에서 여전히 8승12패로 밀리지만 올해만큼은 3승2패로 앞선다. 또한 지난해까지 1승8패로 절대 열세였던 천위페이에게는 올해 4승2패로 우위를 점했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안세영은 이전까지 1가지 플레이에만 능했다면 지금은 경쟁 상대들의 각기 다른 스타일에 대응하는 과정에 있다"며 안세영의 2023년 발전에 대해 언급했다.
▶'AG-올림픽' 향하는 안세영의 라켓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의 눈은 이제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개인선수권대회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향한다. 안세영이 이 두 대회에서도 호성적을 거둔다면 안세영-야마구치-천위페이-타이쯔잉이 구축하던 기존 4강 구도를 깨고 '1강 독주'를 위한 힘을 받을 수 있다.
이는 2024년 열릴 파리 올림픽까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부상 등 큰 이변이 없는 한 야마구치, 천위페이, 타이쯔잉 모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사실상 올림픽과 난이도 차이가 크지 않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항저우가 안세영의 '천적' 천위페이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홈 팬들의 텃세와 일방적인 응원 때문에 오히려 올림픽보다 더 힘든 여정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안세영은 지난달 30일 BWF 월드 투어 슈퍼 750 일본 오픈 우승 후 "내 성공은 한 순간에 온 것이 아니다. 6년이 걸렸고 이제야 그 꿈이 실현되고 있다"며 지금의 성적이 찰나의 운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당당히 밝혔다.
오랫동안 다진 만큼 단단한 안세영의 배드민턴. 세계 1위 그 이상의 영광을 얻고자 하는 안세영은 지금껏 그래왔듯 라켓을 멈출 생각이 없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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