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은 제대로 터졌고, 이제 정은원만 살아나면… 두 기둥 같이 서야 산다

김태우 기자 2023. 8.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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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원은 올 시즌 꺾인 그래프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정은원은 괜찮은 출루율과 별개로 타율에서 고전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순위 싸움에서 고전하고 있는 한화지만, 구단이나 팬들은 이 선수만 보면 배가 부르다. 올해 리그 최고 3루수 및 타자 자리를 최정(SSG)과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노시환(23)이 그 주인공이다.

그간 될 듯, 될 듯 안 됐던 노시환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올 시즌 잠재력을 제대로 폭발시키고 있다. 노시환은 5일까지 시즌 91경기에서 타율 0.300, 22홈런, 6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1을 기록 중이다. 힘과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던 노시환이,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잡아당기는 것은 물론, 밀어서도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타격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노시환의 대폭발과 반대 지점에 있어 팬들의 한숨을 자아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주전 2루수 정은원(23)이다. 인천고를 졸업한 정은원은 2018년 한화의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다. 차세대 주전 내야수로 키울 요량이었다. 그리고 1년 뒤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에서 노시환을 지명하면서 내야 리빌딩의 기틀을 놨다.

사실 먼저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입단 1년 선배인 정은원이었다. 신인 시즌이었던 2018년 98경기에 나가 당돌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팀의 미래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신인 노시환이 1할대 타율에 허덕이던 2019년에는 142경기에 나가 팀의 주전 2루수로 발돋움했다.

타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어린 선수답지 않게 침착하게 공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1년에는 139경기에서 타율 0.283, 출루율 0.407을 기록하며 그 능력의 정점을 찍었다. 4할 출루율을 기록할 수 있는 2루수, 그것도 20대 초반의 젊은 2루수에 흥분하지 않을 이는 없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뻗어나가지 못한 채 그래프가 내리막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140경기에서 타율 0.274, 출루율 0.377을 기록했던 정은원은 올해 모든 지표에서 지난해만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5일 현재 89경기에서 타율은 0.230에 머물고 있다. 볼넷을 골라내는 특유의 장점을 바탕으로 출루율(.349)은 이보다 훨씬 더 높지만, 결국 야구를 하다보면 볼넷보다는 안타가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다. 낮은 타율에 장타까지 실종돼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노시환 ⓒ곽혜미 기자
▲ 정은원은 한화 내야의 기둥으로 다시 서야 한다 ⓒ곽혜미 기자

최원호 한화 감독도 정은원의 부진이 안타깝다. 최 감독은 정은원의 표정이 어두워 보인다는 질문에 “성적이 안 나니까”라고 아쉬워하면서 “그래도 최근에 타격감이 나아졌고, 리그 평균 이상의 출루율을 보여주는 선수다. 출루율이 리그 평균 이상인 선수가 우리 팀에는 4~5명 정도밖에 없다. 다만 타율이 낮으니 본인도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있다”고 감싸 안았다.

타율을 높이기 위해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노력도 했다. 선수가 노력하지 않는 게 결코 아니다. 다만 아직은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최 감독은 원래 스타일대로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한다.

최 감독은 “한때는 좀 타격 스타일을 바꾸려고 했었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 그때 내가 (정은원에게) 이야기를 했었다. ‘너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면서 “막 친다고 다 칠 수 있으면 5할도 친다. 볼을 더 보던 스타일들을 유지하며 그런 식으로 쳐야 한다. 반대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던 애들은 기다리면 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근래 들어 타율이 조금 올라오고는 있지만, 이 흐름을 꾸준하게 가져가지 못하는 게 선수로서는 답답할 만하다. 확 끓어오르는 시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셈이다. 4일 광주 KIA전에서는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리드오프로 출전한 5일 KIA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한 채 7회 타석 때 대타 최재훈으로 교체됐다.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자연히 수비에서의 발걸음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서로 별개의 문제가 아닌, 연관된 문제다. 한화는 꾸준하게 기회를 주며 기다리고 있지만, 정은원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아직 군 복무를 해결하지 못해 어쩌면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을 수도 있다. 한화 내야 리빌딩의 두 기둥 중 하나가 보수를 마치고 제대로 다시 설 수 있을지도 올 시즌 남은 일정의 관전 포인트다.

▲ 정은원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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