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타에 판단 실수 투성이...이기는 게 부끄러운 롯데 야구, 이대로면 5위는 언감생심
[OSEN=부산, 조형래 기자] 1점 소중한 줄 몰랐다. 체력과 집중력의 결여가 플레이에서 하나하나 묻어났다. 승리는 어불성설이었고 승리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경기였다.
롯데는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6-9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4연패 이후 다시 3연패를 당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내주지 않았어야 하는 경기였다. 5위로 다시 올라서려는 팀이라면 이런 경기는 잡아냈어야 했다. 그러나 롯데는 자멸했다. 연장까지 경기를 끌고 간 게 기적일 정도였다. 사실상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상대에게 내다바친 경기였다. 주루사로 주자가 사라졌고 이닝이 끝났으며 아웃이 되어야 할 뜬공이 2루타로 둔갑하고 이닝이 끝났어야 했던 병살타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병살타가 5개나 나오면서 경기를 내줬다.
초반 흐름은 괜찮았다. 1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최정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최소 실점 1점으로 틀어막았고 이어진 공격에서 정훈의 스리런 홈런으로 역전했다.
3회 다시 추격을 허용했지만 3-2에서 윤동희와 한동희의 연속 적시타로 5-2로 달아났다. 그러나 이후 롯데는 집중력을 잃었고 엇나간 플레이들이 나왔다.
5-2로 앞선 3회 1사 1,3루에서 기회가 계속 이어졌다. 고승민이 1루수 땅볼을 때렸고 홈과 3루 사이에서 3루 주자 윤동희가 협살에 걸렸다. 병살타는 모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윤동희가 협살에 걸린 뒤 1루 주자였던 한동희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3루까지 뛰었다. 하지만 협살 아웃이 먼저 됐고 결국 한동희까지 아웃되며 더블아웃으로 이닝이 끝났다.
그리고 4회말 상대 투수 정성곤의 제구 난조로 볼넷 3개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는 전준우의 병살타가 나왔다.
문제의 이닝은 5회말이었다. 5회말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롯데는 빠르게 승부수를 띄웠다. 5회만 막으면 승리 투수 자격을 얻는 한현희를 빠르게 내렸다. 상위타선에서 계속 실점을 했던 만큼 분위기를 차단하고 가겠다는 의지였다.
두 번재 투수 심재민은 최지훈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최주환까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는 듯 했다. 하지만 좌익수 윤동희가 따라가는 모습이 어설펐다. 혹시나 했는데 타구를 옆으로 떨어뜨렸고 뒤로 흘렸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아니라 뜬공의 타구였는데 이를 놓쳤다. 2사 1루 상황이 1사 2,3루로 변했다. 5-2로 앞서고 있다고 하더라도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어갔다.
결국 최정을 고의4구로 거르면서 1사 만루 작전을 펼쳐야 했다. 박성한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 맞고 5-3으로 쫓겼다. 마운드를 내려갈 심재민으로서도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이닝이었다.
이후 상황이 더 뼈아팠다. 하지 말아야 할 실점을 헌납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롯데는 소방수로 김상수를 투입했다. 김상수는 그리고 첫 타자인 대타 김강민을 3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3루수 한동희가 베이스 쪽으로 굴러오는 공을 잡으면서 베이스를 찍었다. 1아웃. 그리고 홈으로 송구를 펼쳐서 더블아웃으로 이닝을 종료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포수 정보근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후행 주자가 아웃되면서 포스아웃이 아닌 태그아웃 상황으로 바뀌었지만 정보근은 한동희가 베이스를 밟은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한동희의 송구를 받고 그대로 멈췄다. 3루 주자 최주환이 홈을 밟을 때까지 태그하지 않았다. 모두가 어리둥절해 했고 정보근이 가장 당황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집중하지 못한 대가는 5-4, 1점 차의 살얼음 리드였다.
결국 분위기가 점점 넘어갔고 6회 2사 후 추신수 최지훈 최주환에게 연속 3안타를 얻어 맞고 2실점 하면서 5-6으로 역전을 당했다. 5회 주지 말아야 할 점수들을 줬던 게 뼈아팠다. 7회말 정훈의 솔로포로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만 롯데는 이날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 흐름을 극복하지 못했다.
롯데는 5회부터 매 이닝 주자가 나갔다. 하지만 병살타가 이닝 마다 나왔다. 6회 1사 1루에서 구드럼의 병살타, 7회 정훈의 동점포 이후 만들어진 1사 1,2루에서는 한동희의 병살타, 그리고 10회에도 고승민의 병살타가 나왔다. 병살타만 4개, 더블아웃 포함 5개가 나왔다. 롯데의 집중력은 공수에서 모두 현저히 떨어졌다. 6-6 동점에서 9회에 이어 10회까지, 2이닝 째를 던지고 있던 마무리 김원중이 패전 투수가 됐지만 애초에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는 게 맞았다.
이날 승리를 거뒀다고 하더라도 부끄러운 승리였고 승리하는 게 기적같은 일이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42승49패가 됐다. 5위 KT와 승차는 어느덧 5.5경기 차이까지 벌어졌다. 5강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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