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안보·경제 불안…러-우크라이나 중재 나서는 국제사회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3. 8.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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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42_"제다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바흐무트=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영을 향해 다연장 미사일 MSLR BM-21 '그라드'를 발사하고 있다. 2023.06.22.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500일 넘게 전쟁이 이어지면서 유럽의 안보 불안이 커지고, 에너지와 원자재, 식량 등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러시아가 핵무기 위협까지 하면서 긴장이 고조되자 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국의 중재 외교 현황을 살펴봤다.

중립·신흥국 참여하는 제다 평화회의에 쏠리는 눈
최근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파기로 식량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가들은 휴전과 흑해 개방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해 분쟁 완화와 즉각적인 협상 개시, 흑해 곡물 운송로 개방, 전쟁 포로 교환 등을 골자로 한 평화 제안을 제시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피해가 커지면서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도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재를 위해 측근이자 차기 교황 후보인 테오 주피 추기경을 평화 특사로 파견하기도 했다.

(키이우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키이우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로 흑해 곡물 협정 재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2023.7.2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처럼 국제사회에서 전쟁 종식과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달 5~6일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제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주목받는다. G7 국가들과 신흥국을 비롯해 30여 개국이 참여하는 이번 평화회의는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비공개로 열린 첫 회의에 이어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두 번째 평화 정상 회의다.

이번 평화회의에는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이집트, 멕시코,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 등 신흥국들이 참여한다. 이들 중 다수는 러시아에 대한 비판이나 러시아 제재 등에 참여하지 않아 유엔 차원에서의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제다 평화회의에서는 러시아군의 전면 철수와 우크라이나 영토의 완전한 회복, 포로 석방, 핵 안전과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등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평화안을 공식 논의한다. 러시아의 불참으로 평화 회담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친러 성향 신흥국들이 대거 참석함으로써 종전과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받는 중재자 사우디·튀르키예
한편 사우디와 튀르키예는 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한 주요 중재자로서 주목받는다.

사우디는 1차 코펜하겐 평화회의에 참석했고 이번 평화회의까지 주최하면서 평화와 종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5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초청해 아랍권은 물론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하도록 지원했다.

튀르키예의 경우 그간 흑해 곡물 협정을 통해 서방과 러시아의 중간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지속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곡물 협정을 '평화의 다리'라고 표현하며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중 튀르키예를 방문하기로 합의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흑해 곡물 협정 복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빈살만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에르도안 대통령은 흑해 곡물 협정을 통한 식량 문제 외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로교환 합의를 중재해 300여 명의 억류 전쟁 포로들의 석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포로 교환 과정에서 미국, 영국, 모로코, 스웨덴, 크로아티아 등의 외국인 10명도 함께 풀려났으며, 이들의 석방은 빈살만 왕세자가 중재했다.

다만 튀르키예와 사우디가 전쟁 종식에 실질적인 중재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에는 의문을 가지는 시각도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와 튀르키예가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거나 확전하는 것을 막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의견을 같이 한다.

아랍-걸프국가 연구소의 후세인 이비시는 "외교 무대에서 이들의 중재 행보는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넘어 글로벌 플레이어, 지역 파트너, 독립적인 행위자로서 자국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컨설팅 네트워크 레인의 라이언 볼 중동-아프리카 분석가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는 모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도주의적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국제 무대에서 자국의 외교적 위상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쟁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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