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보라카이 사망 미스터리…채권자라던 친구, 채무자이자 '7억 사망 보험금'의 수익자

김효정 2023. 8.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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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민우 씨는 왜 보라카이에서 돌아오지 못했나.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보라카이, 죽음의 여행 - 호텔 밀실 사망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보라카이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한 김민우 씨의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020년 1월 17일 밤, 김민우 씨의 가족들은 필리핀 영사관 직원으로부터 김민우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필리핀 보라카이로 여행을 떠난 민우 씨가 이틀 만에 사망했다는 이야기에 가족들은 이를 믿지 못했지만 외교부 확인 결과 거짓이 아니었다.

자신이 묵던 호텔방에서 사망한 김민우 씨. 그의 사인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급성 심장마비. 당시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그의 가족들이 고민하던 그때 민우 씨의 친구 박 씨가 장례를 돕겠다고 나섰다.

사실 그는 민우 씨의 20년 지기이자 민우 씨와 보라카이로 함께 여행을 간 일행이었다. 또한 그는 사망한 민우 씨를 처음 발견해 신고한 최초 신고자이기도 했다. 가족들은 그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장례를 위임했다.

이에 박 씨는 필리핀에서 박 씨의 장례를 치르고 화장까지 진행했다. 그리고 민우 씨 사망 닷서 뒤 유골함을 들고 귀국했다. 그런데 그는 피곤하다며 유골함과 유품만 급히 전달하고 돌아가려 했고, 민우 씨의 가족들은 그런 그를 붙잡았다.

이에 박 씨는 민우 씨 가족들과 함께 민우 씨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는 능숙하게 현관 비밀 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유품 하나를 건네고 자리를 떠났다.

박 씨가 건넨 유품은 민우 씨가 여행을 떠날 때 가져간 배낭이었다. 그런데 배낭 속에는 젖은 곳가지들이 다른 물품들과 섞여 있었고, 휴대폰이나 민우 씨가 끼고 다니던 반지, 운동화 등은 없었다. 이에 가족들은 휴대폰에 대해 물었으나 박 씨는 바다에서 잃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먼 타지에서 친구의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박 씨. 이에 가족들은 그의 말을 믿었다. 그런데 국내에서 민우 씨의 장례를 다시 치르는 동안 박 씨는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랬던 그는 일주일 뒤 갑자기 민우 씨가 생전에 자신에게 6천만 원을 빌려갔다며 가족들에게 대신 갚아 달라며 공증까지 받은 차용증을 꺼냈다.

신발 제조 공장에서 일하며 적은 월급에도 열심히 저축한 민우 씨. 이에 가족들은 박 씨의 이야기를 믿지 못했고 민우 씨의 채무에 대해 추궁했다. 그러자 박 씨는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빚을 받을 사람은 나인데"라며 어떤 용도로 썼는지는 모르지만 민우 씨가 돈을 빌려간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때 필리핀 영사에게 민우 씨 사망과 관련한 뜻밖의 연락이 왔다. 시신은 화장됐고 병사로 종결된 상황에서 빨리 신고를 해서 경찰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

이에 민우 씨 가족들은 그의 빚과 죽음에 대해 밝혀달라고 그의 유품인 배낭과 함께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자 경찰에서는 3년 동안의 민우 씨 처방 내역을 요구했다. 민우 씨의 유품인 배낭 속에 들어있던 옷 속에서 졸피뎀 성분이 나왔다는 것. 그러나 민우 씨나 그의 가족들 모두 졸피뎀을 처방받은 적은 없었다.

이에 가족들은 민우 씨의 사인인 급성 심장마비와 알코올 중독을 의심하게 됐다.

전문가는 "심장마비나 심정지는 원인이 뭔지 알려면 부검을 해야 한다. 혈중 알코올 농도조차 기록하지 않고 사인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급성 심장마비로 단정했다는 것은 사망 원인을 모르는 것이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과량의 술과 졸피뎀 성분의 약을 같이 먹은 상황에서는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었을 거다. 의식을 잃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 상태에서는 질식을 유도한다고 하더라도 저항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민우 씨의 부검을 진행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유가족들, 가족들은 당시 현지 사정이 열악하다며 서둘러 화장할 것을 권유했던 박 씨의 이야기를 따랐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찰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사체가 없는 국외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간접증거를 인정하지 않으면 다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간접 증거도 중요한 증거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경찰은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올해 5월 박 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하고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그리고 현재 박 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살인 혐의를 부인하며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취재진은 박 씨 변호인 측에 해당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물었다. 이에 박 씨 측 변호사는 "검찰이나 경찰은 30대의 돌연사에 대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고 있다. 확증편향이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한 졸피뎀에 대해서는 "끼워 맞추는 거다. 이 사건은 무조건 무죄가 나올 거다. 무리한 기소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취재진은 박 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민우 씨의 마지막 행적을 되짚었다.

2019년 다니던 신발 공장을 그만둔 민우 씨, 그는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경험한 해외여행인 보라카이 여행에 대한 추억이 남달랐다. 그랬던 그는 딸의 생일을 챙길 정도로 각별했던 타투이스트 박 씨에게 보라카이 여행을 제안했고 함께 떠난 것.

2020년 1월 필리핀에 도착한 두 사람은 여행사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그런데 도착 첫날부터 민우 씨는 두통을 호소했고 다음날 호텔 측에서 얻은 상비약을 먹고 상태가 호전됐다.

그 후 여행을 즐기다 술긴 두 사람. 박 씨는 늦은 시각까지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서 귀가했고 그 후 사 온 술을 더 마시다가 그대로 잠들었다고 했다.

필리핀에서는 특별한 타살 흔적이 없다며 수사를 종결했고, 현재는 시신도 없어 부검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영사 협력원은 당시 박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늦게까지 술을 먹고 일어나 보니 민우 씨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당시 사고 수습을 하러 온 여행사 관계자는 박 씨가 민우 씨와 아침 7시까지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는 박 씨가 유가족에게 했던 이야기와 달랐다. 그는 가족들에게는 새벽까지 술을 먹다가 잠들었다고 했던 것.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서 목격한 민우 씨의 시신 상태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제가 보자마자 그랬다. 죽은 지 좀 됐다고. 죽고 나면 부패가 진행돼서 몸이 부풀어 오른다. 그런데 사망한 분은 일반 배보다 가스가 차서 팽팽한 상태였다. 이미 피부 색도 파랗게 변해있었다"라며 2시간 전 사망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그리고 당시 현장 검증을 위해 방문했던 또 다른 관계자들은 "땀띠 같은 게 오른쪽 면에만 있었다. 다리가 한쪽이 빨갛게 되어 있었다. 몸이 굳어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이에 법의학자는 "증언들을 보면 사후 강직이 일어난 상태였다"라며 "적색의 점들이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두드러기처럼 보인다 또는 넓게 퍼져 있는 반점처럼 보인다 이는 시반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복부가 부풀어 오른 것에 대해서도 "이상하다. 이 사람이 정말 7시에 죽었을까?"라며 "7시까지 술을 마셨다는 진술은 법의학적으로 모순이 분명히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현장 검증 당시 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마지막 사진 속에 드러난 모습은 사후가 누간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분명한 것은 오른쪽 모로 누워 있는 자세로 두세 시간 사망한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리고 사체가 차갑고 딱딱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는 누구든 본능적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박 씨가 민우 씨의 사망을 일찍 알아채지 못한 것을 의아해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당시 슬퍼하는 박 씨를 보며 그에 대한 의심을 거두었다고 했다. 그런데 현지인 가이드는 당시 박 씨가 민우 씨의 사망에도 웃는 모습이 가끔 보였다며 "친구가 죽었는데 웃으면 안 된다. 그런데 그는 웃었다. 그래서 왜 웃는지 궁금했다"라고 했다.

이에 여행사 관계자는 당시 현지인 가이드 사이에서 박 씨에 대한 소문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현지인 가이드들이 쟤 XXX이라고 필리핀 말로 욕을 섞어서 얘길 하더라. 친구가 죽었는데 쟤는 왜 다음에 보라카이 놀러 온다는 얘기도 하고 이러냐고. 현지 직원 앞에서는 웃고 한국 사람이 오면 울고 그랬다더라"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민우 씨의 지인들은 평소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민우 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과음을 했다는 것을 믿지 못했다. 그리고 취재진은 당시 검안의에게 민우 씨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 사건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고 싶지 않다"라며 침묵했다.

전문가는 "음주는 시신에서 냄새가 안 난다. 그러니까 살아있는 사람들은 음주에 대해 냄새로 알 수 있지만 사후에는 동반자의 진술 없이는 알코올 음독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없다. 이는 옆에 있던 사람의 정보가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라며 피의자의 주장이 검안의가 사망 진단서를 작성하는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추측했다.

또한 민우 씨의 건강 상태로 보아 돌연사의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하필이면 의심되는 상황의 사람하고 가서 돌연사하기는 참 어렵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졸피뎀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에 박 씨는 두통 때문에 받았던 약에 졸피뎀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호텔 측에서 준 상비약은 약국에서도 흔히 구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이며 졸피뎀은 보라카이에서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유가족은 간호조무사로 근무했던 박 씨의 부인을 의심했다. 대리 처방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근무하던 병원도 그만둔 박 씨의 아내.

그는 박 씨의 거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다니던 병원에서 수면제를 대신 처방받았다. 특히 그는 2019년 3월부터 12월까지 총 16회 수면제 성분의 약 210정 처방받았고, 그가 처방받은 약 중 스틸녹스의 주성분은 졸피뎀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보라카이 여행 떠나기 한 달 전에는 다른 때와 달리 한꺼번에 3가지 약을 처방받은 기록이 포착되기도 했다.

해당 약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약국을 찾은 취재진. 한 손님은 해당 약물에 대해 "수면제 먹고 죽는 경우 많잖아요. 술 마시고 아티반 먹으면 사망합니다. 주변에서도 죽은 것도 봤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박 씨 측 변호인은 "다 끼워 맞추기다"라며 박 씨의 아내와 졸피뎀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과거 민우 씨에게도 수면제를 준 적이 있는데 그것이 바지 주머니에 남아 있다가 녹아서 약물이 검출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다.

졸피뎀과 함께 검출된 이미프라민, 이에 전문가는 "이는 항우울약이다. 졸음이나 혈압 저하 부작용들이 알코올이랑 같이 투여하게 되면 강화되는 술이랑 먹으면 위험한 약물인데 수면을 넘어서 신경 억제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 반응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는 상태에서 젖은 천만 입에 이렇게 올려놔도 깊이 잠든 상태에서 죽을 수 있다고 해당 약물의 위험성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옷에서 검출된 약물에 대해 "외력에 의해서 깨지거나 어디에 녹였던 게 묻었거나 혹은 구토물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유가족들은 사라진 민우 씨의 신발에 대해 주목했다. 유가족은 "박 씨도 신발을 안 신고 귀국했다. 한 겨울에 기내 슬리퍼를 신고 왔다"라며 구토로 인해 더러워진 신발을 박 씨가 일부러 없앤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리고 민우 씨의 졸업 앨범 속 박 씨와 같은 반 친구들 일부의 얼굴과 이름이 가려진 것과 민우 시의 사진이 오려진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두 사람과 고등학교 친구라는 제보자는 "어릴 때 화상 입은 흉터가 있어서 민우는 철벽이 조금 있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창 시절 박 씨가 칼로 다른 친구의 얼굴을 그어버리는 행동을 한 적 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또 다른 민우 씨의 지인은 박 씨가 문신을 배우면서 민우 씨의 몸에 연습을 한 것 같은 문신을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지인은 민우 씨가 박 시에게 큰돈을 빌려주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월급의 7, 80%를 저축하던 민우 씨가 박 씨에게 돈을 빌려주었고 그로 인한 고민을 했다는 것. 이에 지인은 차용증이라도 받았냐고 물었으나 민우 씨는 "그 친구와는 그럴 사이가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지만 박 씨는 여유 있는 생활을 했음이 드러났다. 문신 가게를 고급 인테리어로 리모델링하고 고급 오토바이와 고급 승용차를 구매하기도 했던 것.

그리고 경찰 조사를 통해 박 씨가 민우 씨에게 이자를 주겠다며 속여 수차례에 걸쳐 6천만 원을 빌린 사실 밝혀졌다. 박 씨는 상가 임차료와 리모델링비용 4천만 원, 이 금액은 모두 민우 씨가 월급의 70%를 아껴 저축한 것으로 해결했고 생활비 등을 위해 추가로 2천만 원도 빌렸다. 자신이 채권자이며 민우 씨가 본인에게 6천만 원을 빌렸다는 것은 거짓이며 공증 서류 또한 조작된 것.

그리고 2019년 4월 4천만 원이었던 민우 씨의 계좌는, 사망 당일 잔고는 700만 원으로 줄어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민우 씨는 사망하기 전 매달 60여만 원의 보험금을 이체했는데 해당 보험은 상해 사망 시 7억의 사망 보험금이 나오는 사망보험이었다. 그런데 해당 보험의 수익자는 민우 씨의 가족이 아닌 박 씨로 되어 있어 충격을 안겼다.

베테랑 보험 설계사는 "24, 5년 동안 보험 영업을 했지만 친구를 수익자로 지정하는 건 한 번도 없었다"라며 의아해했다.

민우 씨의 유가족들은 "실직한 시기와 보험 가입 시기가 비슷하다. 그리고 민우가 사망한 달이 실업급여를 마지막으로 타는 달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직 후 120여만 원의 실업 급여로 생활했던 민우 씨. 그런 민우 씨가 수익의 절반이 넘는 65만 원 씻을 사망보험금으로 입금하고 있었고 수익자가 박 씨라는 것은 누가 봐도 석연찮은 부분이었다.

그리고 보험 가입 3개월 후 민우 씨가 살던 집에 큰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가 살던 원룸이 전소되고 이웃집에도 피해가 있었던 것. 당시 화재 사고를 목격한 이웃은 그가 무엇에 취한 듯 이상해 보였다고 했다.

당시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질식사로 사망했을 수도 있었던 민우 씨. 만약 화재로 사망했다면 상해 사망으로 보험금 7억 원이 지급되는 것이었다. 이에 유가족들은 "사고사로 위장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라며 박 씨를 의심했다. 공교롭게도 사고 전 민우 씨가 만난 것은 박 씨였다.

표창원 소장은 "전체적인 범행을 보면 단순하지 않다. 복합적인 설계가 들어가 있다. 우선 관계를 맺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도 지속화되어 간다. 화재 문제도 있었고, 각서라든지 범행을 위한 사전 셋업이 여러 개가 보인다. 이은해 범행에서도 유사한 것들이 보였다"라며 "이 사건 같은 경우는 범인에 의해 모두 기획되고 고안되고 설계가 이루어지고 실행이 이루어지고 실행 이후에 조정 보완과 개선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과연 가능했을까?"라고 지적했다.

박 씨는 민우 씨의 사망 보험의 수익자가 본인인 것에 대해 민우 씨가 자발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가족은 해당 보험을 설계한 것이 박 씨의 절친인 허 씨였다며 이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타 보험 설계사는 "사망보험금이 상식을 벗어나는 보험이다. 이 보험은 피보험자가 득이 안 되는 보험이다"라며 해당 보험을 설계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보험설계사 허 씨 사기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에 허 씨 측 변호인은 살인에 대해서는 무관함을 주장하며 "보험 모집인이 마감 시간에 쫓겨서 보험사 내부적으로 보험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보험 계약 두 개 중에 하나가 한도가 차버려서 민우 씨가 이미 동의를 한 거니까 사인 중에 일부를 대필하고 심사를 받아 통과한 것이다"라며 사인만 대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허 씨가 박 씨와 공모해 민우 씨 몰래 보험의 수익자를 박 씨로 변경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씨는 민우 씨가 사망한 후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전문가는 "급성 심장마비가 인정되면 상해 사망 쪽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 계약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보험 수익자의 고의에 의한 사고가 돼 버리면 보험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고교 동창은 "박 씨 혼자 생각한 머리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옆에서 조언을 안 해주면 절대 그렇게 혼자 할 건 아닌 거 같기도 하다"라며 "박 씨도 잘못했는데 허 씨도 바로 잡아줘야지 친구인데. 내가 보험설계사면 욕을 했을 거 같다. 네가 왜 수익자로 하냐고. 그게 친구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씨는 민우 씨 가족들에게 "민우하고 저하고 관계를 알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민우가 살아있을 때 술 먹으면 항상 나는 나중에 갈 때 네 딸한테 다 주고 갈 거다. 혼자 살면서 남는 건 보험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라며 "그래서 민우가 다 해서 준 거였다. 원래 딸 앞으로 해주겠다고 했는데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내 이름으로 수익자를 설정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박 씨는 보험금을 포기하라는 유가족들의 이야기에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취재진은 박 씨 아내를 만나 졸피뎀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그는 대화를 끝내 거부했다.

전문가는 "무죄를 받게 되면 보험금도 수령하게 된다. 형사 재판의 원칙상 1%의 입증 부족으로도 무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민사는 원리가 다르다. 완벽한 입증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충분한 정황 증거와 간접 증거가 있다면 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할 정도는 못 된다 하더라도 민사 재판에서는 살인을 인정하고 보험금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법리에 맞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그런데 지금 그러지 못하는 판결들이 자꾸 나온다"라며 "형사상 무죄를 받고 안이하게 민사상 보험금 판결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다면 앞으로 이런 범행을 막을 수 있겠냐. 그건 보험 살인자들한테 동기부여를 하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 살인은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살인이다. 누가 가짜 사인을 하기도 하고 몰래 사인을 하기도 하고 소득에 대한 아무런 증빙 서류나 이런 것들이 체크되지 않으니까 보험 살인의 범죄가 우리나라가 특히 통계적으로 봐도 적지 않다"라며 "소득과 사망보험과 관련돼 있는 관계는 분명히 파악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촬영이 취미이지만 어린 시절 심한 화상으로 자신이 찍히는 것을 반기지 않았던 민우 씨. 그런 그의 마지막 사진은 현장 검증 사진이 되었다. 이에 방송은 부디 사진에 담긴 메시지가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았던 민우 씨의 억울한 죽음을 증명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길 바란다고 간절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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