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각국 친중단체 돈줄 찾아보니 ‘미국인 갑부’였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3. 8. 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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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단체에 자금을 댄 의혹을 받는 네빌 로이 싱엄/ 출처 : ThoughtWorks twitter

시카고와 상하이 등에 위치한 미국의 비영리 단체를 통해 전 세계에 중국의 주장을 전파하는 네트워크의 자금원이 중국에 거주하는 미국인 재벌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 시각) 정보통신(IT) 업계 출신 재벌이자 현재 중국 상하이에 거주 중인 네빌 로이 싱엄(69)이 각국의 친중 단체에 최소 2억7500만 달러(약 36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왔다고 보도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사업가인 싱엄은 1972년 디트로이트의 크라이슬러 공장에서 활동가로 일했고 1980년대 후반에 맞춤형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 도구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컨설팅 회사인 쏘트웍스(ThoughtWorks)를 창립했다. 싱엄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화웨이의 전략 기술 컨설턴트로 근무하기도 했다. 또 스리랑카 출신 학자를 아버지로 두고 오래전부터 중국 공산당 지도자였던 마오쩌둥의 이념에 경도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싱엄은 중국 정부의 논조와 급진적인 좌파 이념을 퍼뜨리기 위해 미 매사추세츠나 뉴욕 맨해튼의 단체, 남아프리카의 일부 정당 또는 브라질과 인도의 언론사 등에 수억 달러의 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정치인들에게 급진적 사상을 교육시키거나 남아공 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지원해 중국 정부 입장 등을 알리도록 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싱엄은 상하이에서 ‘중국이 이룬 기적을 세계인들에게 교육한다’는 목적을 내건 현지 매체와 한 사무실을 쓰고 있기도 하다.

싱엄은 지난달 중국 공산당이 해외 홍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한 포럼에도 참가했는데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는 외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일할 경우 정부에 신고하는 것을 의무화한 미국의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한다. 이 법에 따르면 외국 정부를 위해 홍보 등 여론과 관련한 행동을 하는 것은 신고 대상이다.

한편 싱엄의 네트워크에 속한 대부분의 단체는 이번 의혹과 관련한 뉴욕타임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외국 정부나 정당으로부터 돈이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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