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홈 태그 안했을까...' 롯데 황당한 수비 판단에 '공짜 실점' 헌납... SSG '추신수 5안타' 속 위닝 확정 [부산 현장리뷰]

부산=양정웅 기자 2023. 8. 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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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정보근(맨 왼쪽)이 5일 사직 SSG전에서 5회 초 1사 만루 김강민의 3루 땅볼 때 한동희가 3루 베이스를 밟아 2루 주자 최정을 포스아웃 시켰으나 3루 주자 최주환을 홈에서 태그하지 않아 실점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SSG 추신수(오른쪽 2번째)가 5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초 득점에 성공한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어설픈 수비가 화근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타선이 올려준 점수를 수비에서 깎아먹으며 허무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선수 한 명에게 5개의 안타를 맞은 건 덤이었다.

롯데는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6-9 역전패를 당했다. 전날 경기에서 1-4로 진 롯데는 이로써 주말 3연전 루징 시리즈를 확정짓게 됐다.

또한 롯데는 이날 경기를 이긴 6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4경기로 벌어지면서 5강 싸움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반면 SSG는 이날 삼성전에서 패배한 선두 LG 트윈스와 승차를 3.5경기로 줄이며 1위 싸움의 불씨를 살렸다.

롯데는 1회 말 정훈의 홈런포를 앞세워 리드를 잡았고, 3회까지 5점을 올리며 전날 패배를 설욕하는 듯했다. 그러나 5회 초 만루 위기에서 야수진의 황당한 판단 속에 2점을 헌납해 쫓기기 시작했다. 이어 6회에도 연이어 안타를 맞으며 끝내 리드를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 후반 정훈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롯데였지만 SSG에는 추신수가 있었다. 연장 10회 1사 1, 2루에서 좌익수 앞 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인 추신수는 KBO 리그 입문 3시즌 만에 한 경기 최다 안타(5안타)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8월 5일 사직 SSG-롯데전 선발 라인업 (최종 관중 1만 670명)
- SSG 랜더스: 추신수(우익수)-최지훈(중견수)-최주환(1루수)-최정(지명타자)-박성한(유격수)-최준우(2루수)-김성현(3루수)-김민식(포수)-오태곤(좌익수). 선발투수는 오원석.
-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중견수)-니코 구드럼(유격수)-정훈(1루수)-전준우(지명타자)-안치홍(2루수)-윤동희(좌익수)-한동희(3루수)-고승민(우익수)-정보근(포수). 선발투수는 한현희.
SSG는 당초 이날 콜업된 한유섬을 7번 타자 겸 좌익수로 예고했다가 다시 뺐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인천에서 여기(부산) 온 것만 생각해서 피곤해도 내보내려 했는데 춘천은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피곤할 것 같아 제외했다"고 밝혔다.
홈런과 발야구의 조합, 초반 분위기 주도한 롯데... 그러나 불안요소 있었다
롯데 정훈(맨 오른쪽)이 5일 사직 SSG전에서 1회 말 3점 홈런을 터트린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SSG는 1회 선두타자 추신수의 중월 2루타에 이어 최지훈의 내야안타와 최주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최정이 2루수 앞 병살타를 때리면서 한 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를 놓치지 않은 롯데도 1회 말 안권수가 볼넷으로 나갔고, 2번 구드럼의 좌전안타 때 지체 없이 2루로 들어가 살았다. 그러자 3번 정훈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며 롯데는 3-1 리드를 잡았다.

3회에도 양 팀은 나란히 득점을 올렸다. SSG는 3회 초에도 추신수가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곧바로 최지훈이 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추격했다. 그러자 롯데는 3회 말 1사 후 전준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다음 타자 안치홍의 좌익수 앞 안타 때 전준우가 3루로 질주해 살아들어가면서 1,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윤동희의 3루 강습 내야안타와 한동희의 좌전안타가 터지면서 롯데는 5-2로 다시 도망갔다.

하지만 롯데는 이어진 1사 1, 3루에서 고승민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윤동희가 홈에서 아웃됐고, 그 사이 3루로 향하던 1루 주자 한동희마저 태그아웃되면서 찬스를 허무하게 무산시켰다.

롯데 한동희(맨 오른쪽)가 5일 사직 SSG전에서 3회 말 1사 1, 3루 고승민의 1루 땅볼 때 윤동희가 홈으로 쇄도하다 협살당하는 동안 3루까지 내달렸으나 태그 아웃당하고 있다.
만루 위기서 나온 어이없는 판단, 역전의 스노우볼이 되다
롯데 정보근(왼쪽 2번째)이 5일 사직 SSG전에서 5회 초 1사 만루 김강민의 3루 땅볼 때 한동희가 3루 베이스를 밟아 2루 주자 최정을 포스아웃 시켰으나 3루 주자 최주환을 홈에서 태그하지 않아 실점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뒤지고 있던 SSG는 5회 초부터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추신수가 3루수 앞 기습번트로 살아나가며 찬스를 잡았다. 롯데는 투수를 심재민으로 교체했지만 최주환의 2루타와 최정의 자동 고의4구로 1사 만루를 허용했다. 여기서 박성한의 우전 안타로 한 점을 올린 SSG는 대타 김강민을 투입했고, 롯데는 후반기 만루에서 5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 중이던 김상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상수는 초구 커브로 김강민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타구를 잡은 3루수 한동희가 3루 베이스를 밟은 후 홈으로 던졌지만, 공을 받은 포수 정보근이 3루 주자를 태그하지 않으면서 허무하게 한 점을 내줬다. 2루 주자가 아웃된 순간 포스 상태가 해제되며 태그아웃을 했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혹은 3루수가 1루로 던졌다면 아웃됐겠지만 그러지도 않았다. 판단 미스로 인해 롯데는 한 점 차로 쫓기게 됐다.

결국 SSG는 6회 초 2사 후 추신수와 최지훈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최주환의 중전 적시타까지 나오며 6-5 역전에 성공했다.

SSG 최주환이 5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초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정훈 8년 만의 멀티홈런 경기, 스코어는 원점으로
롯데 정훈이 5일 사직 SSG전에서 7회 말 동점 솔로 홈런을 터트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롯데는 3회 말 득점 이후 3이닝 동안 점수를 올리지 못하면서 분위기를 넘겨주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에는 정훈이 있었다. 7회 말 SSG는 5번째 투수 문승원을 올려 리드를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정훈이 문승원의 높은 커브볼을 공략, 1회와 똑같은 코스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터트렸다. 경기 2번째 홈런이었다.

정훈의 멀티 홈런은 지난 2015년 5월 26일 이후 약 8년 2개월 만에 나온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는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였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스코어를 6-6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두 팀은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연장 승부 끝낸 추신수, KBO 첫 5안타 경기로 승리 이끌었다
SSG 추신수가 5일 사직 롯데전에서 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롯데는 9회 등판한 마무리 김원중이 10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SSG는 선두타자 김성현의 안타와 희생번트, 오태곤의 볼넷으로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등장한 추신수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리며 김성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3이닝 만에 SSG가 다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추신수의 5안타 경기는 2021년 SSG 입단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21년 한 차례, 올해 두 차례 4안타 게임을 만들었던 추신수는 3년 차에 자신의 안타 기록을 새로 세우게 됐다.

찬스를 이어간 SSG는 2사 만루에서 최정의 좌전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0회 말 올라온 SSG 클로저 서진용은 1이닝을 잘 막아내며 올 시즌 가장 먼저 30세이브 고지에 오른 선수가 됐다.
8월 5일 SSG-롯데전 주요 활약 선수
SSG 랜더스
- 추신수: 6타수 5안타 1타점 4득점
- 최지훈: 5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
- 노경은: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승리투수)

롯데 자이언츠
- 정훈: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 안치홍: 5타수 3안타 1득점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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