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재난이 된 논밭 왜?”
[앵커]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농촌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119에 접수된 폭염 사망자를 보면 10명 중 7명이 논밭 일을 하던 70대 이상 노인이었는데요.
실제 노인이 겪는 폭염은 어느 정도인지, KBS 기후위기 대응팀이 특별 관측했습니다.
김민경 기상전문 기잡니다.
[리포트]
볕이 강한 정오 무렵, 70대 노인 두 분이 밭 일을 나섭니다.
[김선숙/경기 화성시 우정읍 운평리 : "새벽에는 이슬이 있어서 농약을 칠 수가 없어요, 농약이 먹질 않아서. 지금 그래서 이슬이 마를 때, 잠깐 하고 들어와야죠. 안 하면 안 되니까."]
실제 노인이 겪는 폭염은 어떨까, 기상청의 관측 차량과 드론으로 뒤따라가며 측정해 봤습니다.
지면 부근 작업이 많은 농사일,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관측합니다.
[김남현/수도권기상청 관측과 : "(노면) 기온 47도인 길을 걷고 계신거죠. 아스팔트다 보니까 초지보다 조금 더 높은 기온이 나타나고 있고요."]
작은 그늘 자리라도 만나면 잠깐 쉬고.
["여기만 들어서도 시원해."]
[김남현/수도권기상청 관측과 : "노면 온도가 51도에서 34도까지 떨어진 거 보이시죠."]
다시 40도까지 치솟는 땡볕에 나섭니다.
내리쬐는 햇볕을 고스란히 받는 비닐하우스는 60도를 넘었습니다.
고추밭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약을 치는 동안에도…
잠시 풀을 뽑고 고추를 따는 동안에도…
내리쬐는 직사광선에 그늘 하나 없는 밭에선 기온이 46도까지 올라갑니다.
나무가 있는 주변보다도 5도 더 높습니다.
고온에 오랫동안 땅바닥에 쪼그려 앉아야 하는 자세도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에겐 벅찬 상황입니다.
[김선숙/경기 화성시 우정읍 운평리 : "농사일 자체가 힘들죠, 가만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데 일할 때는 더하죠, 그러니까 혈압이 오르죠, 어지럽지."]
특별관측결과 한낮 기온은 40도까지, 특히 지면 부근에선 50도까지 치솟아, 실제 기온보다 10도나 더 높았습니다.
다만 그늘 자리마다 10도 이상 급강하해, 그늘의 폭염차단막 효과가 뚜렷했습니다.
[이동희/기상청 기상전문관 : "일하는 공간이 극단적인 기상조건이죠, 햇빛이 강한 야외이고요, 지면 기온이 50도에 가깝고 습도도 높은 상태에서 그늘도 없어서 그대로 노출되는 겁니다."]
꼭 필요한 작업은 짧게 마무리하고 바닥에 가까운 작업은 피하며 "그늘효과"를 고려한 안전지역을 늘려야 합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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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minky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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