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내려다 근육까지 만들었다” 모형 완성도는 투자된 시간에 비례 [퇴근 후 방구석 공방]
이승환 기자(presslee@mk.co.kr) 2023. 8. 5. 20:12
“모형작업이라는게 절대 한번에 뚝딱 완성되는 경우가 없어요. 뭔가 부족하다 싶으면 귀찮더라도 한번 더 만져서 ‘퀄리티도 높이고, 실력도 올리자‘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GodFinger-
일반적으로 모형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정도 실력이 됐다고 생각하면 해보고 싶어하는 것 중 하나가 ‘커스텀’입니다. ‘커스텀’을 하는 방법도 그레이드에 따라 다양하지만 굳이 순서를 나열해 본다면 부분도색을 시작으로 전체도색, 그 다음단계로 디테일 업과 LED식립, 디오라마 정도로 넘어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탑티어 모델러 ‘GodFinger’ 신준수 작가를 만나 ‘갓핑거의 디테일 업’에 대해 얘길 나눠 봤습니다.
디테일업! 접합선 수정부터 스크래치빌드까지
접합선 수정은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기초 디테일업 작업입니다. 프라모델의 파츠와 파츠가 만나게 되면 생기게 되는 보기흉한 선을 지워주는 작업입니다. 프라용 수지접착제나 순간접착제를 이용해 틈을 메꾸고 사포로 갈아 흔적을 지우면 되는 간단한 작업입니다.
패널라인은 접합선과는 다르게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접합선은 없애야 될 선이라면 패널라인은 디테일을 살리는 선입니다. 물론 디자인을 잘해야되겠지만 처음엔 여러 작례를 보면서 따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선 펜으로 스케치를 해준 다음 패널라인가이드 테잎으로 선을 잡고 패널라이너를 이용해 라인을 파주면 됩니다. 템플레이트를 이용해 원형 라인을 그려주거나 디바이더를 이용해 일정한 간격의 라인을 추가해줘도 상당히 멋스럽습니다. 패널라이너를 사용할 때는 파낸다는 느낌보다는 지나간다는 느낌으로 살살 여러번 긁어주는게 중요합니다.
원형 마이너스 몰드 하나를 표현하는 것도 단순히 구멍을 뚫는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선 핀바이스로 위치를 잡고 구멍을 파준 다음 원기둥모양으로 팔수 있는 비트를 이용해 정리를 해줍니다. 마지막 면취팁을 사용 면을 추가 해주면서 디테일을 더해갑니다. 자세히 봐야 보이는 아주 작은 디테일이지만 이런 디테일들이 작품의 가치를 올리는건 분명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기도 한데 ‘남이 몰라도 내가 알기 때문에 성취감을 위해 이러한 디테일을 중요시 합니다.’라고 신 작가는 전합니다.
패널라인과 음각몰드 추가 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파츠가 되었습니다. 왼쪽 원형을 보면 거의 백지 상태나 다름 없네요. 디테일업을 마친 오른쪽 파츠는 마치 거대한 모빌슈트를 철판을 붙이고 붙여 만든 느낌이 납니다.
스크래치빌드
빈 공간을 채울 때는 스크래치빌드(자작)로 디테일파츠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5mm와 3mm 프라판을 재단해서 층층이 붙여 방열판 느낌의 파츠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모빌슈트라는게 존재한다면 저런 부분들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 처럼 잘 어울립니다.
구석구석을 놓치지 않고 허전한 부분에는 부품을 만들어서 디테일을 채워줍니다. 단순히 프라스틱 조각을 붙이는게 아닌 디자인 요소를 넣는게 중요합니다. 프라판 모서리를 비스듬하게 깍아 디자인적 요소를 넣는건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입니다. ‘고생스럽더라도 한 만큼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모형입니다.’
이런 곡선이 많은 파츠에는 프라판보다 스컬피나 퍼티를 이용해 볼륨감을 높여주는게 효율입니다. 날카롭게 만들어진 파츠를 보니 조각가가 따로 없네요. 갓핑거의 디테일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수준입니다. 필자도 모델링을 취미로 하지만 이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갓핑거에게 어느 선까지 해야 만족이 되냐고 물었습니다. 답이 예술이네요. “하다보면 때 빼고 광만내주고 싶었는데 살 빼고 근육까지 만들게 될 때가 많습니다.“
종아리의 투박한 디자인이 맘에 안들었는지 오픈해치 기믹을 만들어 볼거리를 더해 줍니다. 볼 조인트를 사용해서 열고 닫을 수 있게 개조를 해줍니다.
썰렁한 느낌을 주는 날개 안쪽의 버니어 파츠를 새롭게 디자인 했습니다. 속이 꽉차 보일 수 있게 프라판으로 막아주고 여러 디자인 요소를 추가해 갓핑거만의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내가 힘든만큼 보는사람이 즐거워지는게 모형입니다. 단순히 힘들기만 하면 안되겠죠. 그만큼 꼼꼼해야하고 꼼꼼함은 모형의 생명입니다.”
완성된 ‘나이팅게일‘의 웅장함에 감탄이 터집니다. 이정도면 Bandai사에서 감사인사라도 해야 되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한땀한땀 그 정성이 모여 최고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신 작가는 나이팅게일에 모든걸 쏟아부었다고 하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을 보아도 매번 극한의 디테일업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끈기가 참 대단한데요.
어마어마한 작업량을 사진 몇 장과 글로 설명하기에는 그 한계가 있었습니다. 직접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까운 맘입니다. 디테일업을 영상으로 접하고 싶으시면 유튜브 ‘갓핑거’채널을 보실것을 권해드립니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갓핑거의 모형에 대한 열정도 함께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모형작업이라는게 절대 한번에 뚝딱 완성되는 경우가 없어요. 뭔가 부족하다 싶으면 귀찮더라도 한번 더 만져서 ‘퀄리티도 높이고, 실력도 올리자‘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작품. 도전해 보시겠습니까?
첫술에 배 부를순 없습니다. 한단계 한단계 성취감이 쌓이면 어느 순간 나 또한 제2의 갓핑거가 되는게 가능하지 않을.... 가능 할 까요?
이승환 기자의 [퇴근후 방구석 공방]은 프라모델, 워헤머, 레진피규어 제작등 각종 모형 제작과 도색에 관한 정보, 제작기술, 공방소개, 작가소개등의 컨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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