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최원권 감독, "ATM 이기고 싶어했던 홍명보 감독님, 곁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베스트 일레븐=대구)

최원권 대구 FC 감독이 팀 K리그 코치로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을 보좌한 것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이 이끄는 대구는 5일 저녁 7시 30분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예정된 하나원큐 K리그1 2023 25라운드 울산 현대전을 앞두고 있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통해 치러진 2023 쿠팡플레이 시리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팀 K리그 코치로서 홍 감독을 보좌했던 최 감독은 그 경기 직후 홍 감독과 지략전을 벌이게 된 것에 대해 묘한 웃음을 지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울산은 울산처럼 할 것이다. 스타일을 전혀 바꾸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알고도 못 막는 게 울산 축구"라고 평한 뒤, "우리가 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스태프와 최대한 많이 상의했다. 더운 날씨가 변수가 될 것이며, 최근 울산이 주춤한 것도 우리 팀 선수들에게 긍정적 영향이 될 것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자존심을 걸고 뛰겠다"라고 울산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최 감독은 지난 7월 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3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대결에서 팀 K리그의 코치로서 홍명보 감독을 보좌했다. 하필 맞대결 직전에 힘을 합쳤다는 말에, 최 감독은 "홍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다 울산 분들이라 불편했다"라고 농담으로 받았다.

최 감독은 "홍 감독님께서 지도자로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지켜보면서 울산이 왜 우승할 수밖에 없는지를 배웠다. 개인적으로 대구에서만 지도자를 했기 때문에, 타 팀 지도자분들이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는지 1박 2일 동안 많이 배웠다. 홍 감독님께서 굉장히 잘해주셨는데, 그래도 승부는 냉정한 거다. 저 역시 홍 감독님께서 누구보다 냉정하신 분이라는 걸 잘 안다. 도전자로서 임하겠다. 다만 오늘 경기가 끝나면 제가 웃고 싶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과 설영우의 풀타임 소화 여부를 놓고 벤치에서 얘기를 나누던 것이 K리그 공식 유튜브 영상에 잡혔다고 하자 머쓱한 웃음을 지기도 했다. 홍 감독이 설영우를 풀타임으로 뛰게 할지를 묻자 최 감독이 대뜸 답변을 못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사실 그 경기 후 오늘까지 시간이 많아 의미는 없었다"라면서도 "다만 홍 감독님께서 그 경기를 얼마나 이기고 싶어하시는지 느꼈다. 설영우가 K리그 외국인 선수 사이에서도 가장 잘하더라"라고 답했다.

이어 "광주 FC 수비수 티모가 도중에 빠지는 바람에 홍 감독님께서 고심했다. 이케다 세이고 코치, 저와 함게 두 시간 넘게 미팅했다. 올스타전 미팅을 그렇게 두 시간이나 했다. 어쨌든 티모가 빠지면서 (설)영우 밖에 없었다는 걸 코치 입장에서 견해를 전해드렸다. 그래서 이기지 않았나 싶다. 순수하게 이기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최 감독은 이날 울산전에 앞서 선수들의 공격력이 좀 더 폭발했으면 하는 바람을 남겼다. 최 감독은 "우리 팬들이 원정 경기에서 세 골 먹고 질 때도 이 악물고 응원하는 걸 보며 마음이 뭉클했다. 우리 선수들이 그런 힘을 얻었으면 한다"라며 "최근 우리 팀의 공겨격이 다소 부족하다. 몇 년 만에 그 점에 대해 선수들에게 불만을 보였다. 각성해야 한다. 특히 7월에 너무 빈약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선수들이 잘 받아들였다.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에드가 대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신예 공격수 이종훈에게는 기대를 걸었다. 최 감독은 "그간 충분히 기회 받을 만한 모습을 보였다. 에드가는 후반에 뺄 수 없는 선수다. 그래서 로테이션을 해야 하는데, 정말 열심히 했다. 최대한 (이)종훈이가 잘해서 전반 45분까지 끌고 가주었으면 한다"라고 독려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