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총력 대응에 안정 찾는 잼버리…"만족할 때까지 노력"(종합)
한총리, 이틀 연속 현장 점검…김현숙·이상민·방문규 등 장관들 상주
남은 과제는 내일 대규모 K팝 공연·혹시 모를 비 피해
(부안·서울=연합뉴스) 계승현 한혜원 기자 =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일부 참가국의 조기 철수로 파행을 맞는 듯하다가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서면서 뒤늦게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가장 큰 문제로 꼽혔던 온열질환자 대책이 차츰 갖춰지고, 민간에서도 의료 인력과 폭염 물품을 대거 투입하면서 청소년들의 숙영 환경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5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잼버리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토교통부가 야영지에 쿨링버스 104대를 추가로 배치했으며, 국방부는 1천124평 넓이의 그늘막과 캐노피 64동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는 쿨링버스 230대가 설치돼 있었는데, 이번 추가 배치로 청소년들은 300대 넘는 쿨링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한 대에 4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샤워실과 화장실이 지저분하고 허술하다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700명 이상의 서비스 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의사 28명 등 의료인력 60명이 추가로 투입됐으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민간 대형병원에서도 의료 인력이 지원될 예정이다.
민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 보수·증설에 필요한 설비와 인력을 투입했고, 그 외 20여개 기업과 기관에서 생수, 이온 음료, 아이스박스, 손선풍기, 양산 등 폭염 예방 물품을 후원하고 있다고 한 총리는 설명했다.
전날부터는 참가자 전원에 냉동생수가 1인당 1일 5병, 쿨링 마스크, 모자 등 폭염 대비 물품이 넉넉히 제공되기 시작했다.
한 총리는 "참가자들이 완전히 만족할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부터 대한민국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대회 집행을 맡은 전북도로부터 배턴을 넘겨받은 한 총리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으로 대회장을 찾아 직접 현장을 챙겼다.
총리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총리가 현장 관계자들에게 특히 샤워장·화장실 위생과 쓰레기 처리 시설, 식사, 의료 등 '기본적인 디테일'을 챙길 것을 강조했다"며 "대회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기본이 갖춰지지 않으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회 현장에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등이 상주하면서 안전 조치와 각국의 요구사항을 챙기고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잼버리대회에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한 총리와 이 장관에게 지시했다.
폭염 때문에 대회장 영내에서 야외활동이 전면 중단된 만큼, 낮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각지 관광이 대안으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부처 장관뿐 아니라 대통령부터 총리, 정부 부처 업무 조율을 맡은 국조실장까지 이러한 대규모 국제 행사를 중도에 무산시킬 수 없다는 의지로 총력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6일 밤 K팝 공연 행사가 안전하게 개최되는지 여부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9시 40분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K팝 슈퍼 라이브'가 열리는데, 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브(IVE) 등 K팝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전 세계 청소년들의 K팝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잼버리에 참여한 대원들의 대규모 운집과 열광적인 분위기가 예상된다.
탈진자가 속출한 지난 2일 개영식 이후로 전 대원이 한꺼번에 한데 모이는 행사는 처음이다.
5일 0시 기준 참가인원은 총 4만2천593명인데, 이날 영국 스카우트 4천400여명이 퇴소했고 6일 미국 스카우트 1천500여명이 추가로 빠진다.
개영식 때처럼 청소년들이 대거 쓰러지는 일을 막기 위해 조직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운영요원 등 1천200명을 행사장에 두고, 관중석에 모인 인파를 500명 단위로 나눠 밀집을 막을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당국도 인력을 배치하고 안전 대책을 마련한다.
잼버리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안전에 철저함을 기하고 있고, (K팝 행사를 마련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자세한 대책을) 따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부터 부안군 일대에 비가 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강우 대책도 관건이다.
지난달 기록적인 장마가 이어지면서 잼버리 개최 전부터 곳곳에 물웅덩이가 발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스카우트들은 예정보다 하루 늦게 현장에 도착하기도 했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장마철에 비가 지속해서 오면 대지 특성상 배수가 느려지지만, 지금처럼 마른 땅에 소나기가 오면 열도 식히고 온열질환 발생도 줄고 나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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