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을…" 유족 간곡 호소에 서울 도심 4만 교사 눈물바다

최윤선 2023. 8. 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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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5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에 설치된 연단에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사촌오빠 A씨가 눈물 섞인 목소리로 구호를 선창했다.

A씨는 연단에서 "본인뿐 아니라 주변의 동료 교사가 힘든 일을 당할 때마다 동생은 자기 일처럼 괴로워하고 떨었다"며 "언젠가 자기에게도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과 무기력함을 (고인이 남긴) 많은 기록에서 봤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현직 교장 10여명이 연단에 함께 올라 찜통더위에도 거리에 나선 평교사들에게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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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 교사 3주째 거리로…서이초 교사 유족 첫 동참
교장·교감도 가세…낮 최고 35도 찜통더위 속 대책 호소
구호 외치는 교사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8.5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김준태 기자 =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토요일인 5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에 설치된 연단에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사촌오빠 A씨가 눈물 섞인 목소리로 구호를 선창했다.

5개 차로를 가득 메운 주최측 추산 4만 명(경찰 추산 1만8천∼2만명)의 교사가 힘껏 따라 외쳤다. 여기저기서 눈물이 터졌다.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른 이날 강한 햇볕과 달궈진 아스팔트의 열기가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지만 검은 옷차림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교사들은 자리를 꿋꿋이 지키며 조속한 진상규명과 교권확립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주말에 대거 거리로 나선 건 이번이 세번째다. 이날 집회에는 처음으로 서이초 교사의 유족도 동참했다.

A씨는 연단에서 "본인뿐 아니라 주변의 동료 교사가 힘든 일을 당할 때마다 동생은 자기 일처럼 괴로워하고 떨었다"며 "언젠가 자기에게도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과 무기력함을 (고인이 남긴) 많은 기록에서 봤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이슈 위주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조사해달라"며 "여러 동료 교사들의 피해사례도 반추해주셔서 올바른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어주시기를 감히 호소한다"며 울먹였다.

교사의 눈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한 교사가 사망한 서이초 교사 유가족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8.5 jjaeck9@yna.co.kr

집회에는 평교사뿐만 아니라 교감과 교장들도 참여했다. 초등학교 현직 교장 10여명이 연단에 함께 올라 찜통더위에도 거리에 나선 평교사들에게 힘을 보탰다.

경기 부천의 초등학교 교장 양동준 씨는 연단에 올라 "전국에서 175분(의 교장 선생님)이 같은 마음을 내주셨다"며 "교사답게 가르칠 권리를 찾겠다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시겠다는 선생님들의 절절한 외침과 행동에 우리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 고등학생도 교권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며 연단에 섰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우리나라 미래고 교사 인권 추락은 대한민국 미래의 추락"이라며 "선생님들이 저희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인권을 보장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도 전국 각지의 교사가 참가했다. 주최측은 비수도권 지역 교사 2천700여명이 버스 80대를 대절해 상경했다고 밝혔다.

충남 천안에서 온 초등학교 교사 홍모(35)씨는 "서이초 선생님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브리핑이 있었지만 조사 기간이 굉장히 짧았던 것 같고 내용도 충분치 않았다"며 "정부가 발표한 일련의 정책들은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와 큰 괴리가 있어 답답한 마음에 3주 차에도 집회에 참여했다"라고도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근무한다는 초등교사 최모(25)씨는 "돌아가신 선생님과 같은 해에 발령이 났다. 내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함과 바뀌지 않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으로 3주 연속 집회에 참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신 분이 겪은 바와 같은 학부모 민원을 경험한 건 아니지만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직 겪지 않았을 뿐 다가올 미래"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날 찜통더위 속에 참가자 1명이 구토하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 외치는 교사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8.5 jjaec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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