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브리핑] 북중러 '결집' 닷새만에…러 공군기 평양행 배경은?

유연희 2023. 8. 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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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이준삼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지난주에는 북한의 이른바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본격화 된 북중러 밀착 행보를 자세히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이와 관련한 후속 동향들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오늘도 국제, 외교안보 분야 취재하는 이준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요.

[앵커]

이 기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 일정을 마친 직후, 러시아 군용기가 평양을 찾았습니다.

어떤 목적에서 이뤄진 행보로 봐야할까요?

[기자]

네, 일부 외신들이 해외 항공기 추적 사이트에 기록된 비행 정보들과 민간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모스크바에서 이륙한 러시아 항공기 한 대가 지난 1일 오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고, 그 다음 날 다시 모스크바로 떠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항공기는 러시아 공군이 보유한 일류신-62M 기종으로 파악이 됐는데요.

다만, 아직까지 북러 양쪽에서 관련 보도가 없어서, 이 군용기에 과연 누가, 또 몇 명이나 타고 있었는지, 방북 목적 등은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사태 이후 외부와의 교류를 철저히 차단해온 점을 고려해본다면, 러시아 군용기의 방북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또 그 시점 역시,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 이후 닷새 만에 거의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먼저 이렇게 말씀을 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러시아가 북한의 이번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결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무기 제공을 요청했을거다, 이런 관측들이 계속 나오고 있었던 상황 있었는데, 역시 연관이 있다고 봐야하는 거겠죠?

[기자]

지난 번에도 짚어본 대목입니다만, 이번 전승절 행사 과정에서 북한은, 중국보다는 러시아와 훨씬 더 밀착하는 아주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게 사실입니다.

러시아 군사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했던 쇼이구 장관에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무기전시회'를 같이 가서 참관하는 등 평양 체류 기간 내내 각별히 챙기는 모습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이 되지 않았습니까.

별도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군사협력'도 약속을 했고요.

특히나, 이 군용기가 러시아 군사 사절단에 사용되는 VIP 용 여객기로, 2019년 7월 북러 군사회담 때에도 당시 러시아 국방차관을 태운 적이 있다는 그런 분석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일본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북한과 러시아가 모종의 합의를 배경으로 러시아 고위 관리가 북한을 찾아 교섭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분석을 내놨고요.

또 미 북한전문매체 NK 뉴스의 경우에는, 모종의 물품 이전이나 지불이 이뤄졌을 가능성, 아울러 평양 무기전시회가 여전히 운영 중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방북 러시아인들이 이 곳을 들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짚기도 했습니다.

[앵커]

북한과 러시아는 그동안 자신들의 무기거래 의혹에 대해 중상모략이란 식으로 반발해오지 않았던가요?

여전히 관련이 없다, 이렇게 부인하는 상황인가요?

[기자]

사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가능성은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제기가 돼왔던 부분입니다.

특히 미 백악관이 작년 12월 북한이 러시아의 민간 용병회사인 바그너 그룹에 탄약 등을 제공했다고 밝히면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했는데요.

물론에 여기에 대해선, 방금 말씀하신대로, 북한이나 러시아 양쪽 모두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지난 5월에 나온 러시아측 반박 내용을 보면, 당장 한반도 정세가 위험한데 과연 북한이 비상용 탄약 등을 수출하겠느냐, 어불성설이다, 이런 취지였는데요.

특히 북한은 남한을 향해선 "남의 눈을 속여가며 우크라이나에 80여만 발의 대구경 포탄을 넘겨줬다"며 '도적 고양이'란 표현까지 동원해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올해 1월 러시아 기차가 북한에서 컨테이너를 적재해 귀환하는 모습을 촬영한 위성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이런 기존의 해명 자체가 이미 옹색해진 측면이 있고요.

심지어,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부터 빼앗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산 무기를 사용하는 모습까지 외신을 통해 공개된 상황입니다.

최근 다시 부상한 북러 간 무기거래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이나 러시아 모두 아직까진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 보면, 대규모 무기 거래가 정말 기정 사실화된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여기에 대한 우리 정부나 미국 쪽 반응은 어떤 건가요?

[기자]

많은 탄약과 포탄이 우크라이나군과 도시를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우려스럽지만, 북한과의 무기거래는 그 자체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사항입니다.

무기를 판 대금이 핵무기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데 쓰일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엄격히 금지해오고 있는 부분이고요.

이 때문에, 우리 정부를 비롯해 미국 등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관련 입장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존 커비 /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현지시간 3일)>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의 이번 방북은 북한이 가진 포탄과 탄약을 구매하는 등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데 있습니다."

<전하규 / 국방부 대변인(지난달 31일)>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하는 북한과의 불법 무기거래는 즉각 중단돼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지난달 중순 발생한 주한미군 병사의 판문점 월북사건이 북미 간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상황인데, 이와 관련해 최근 들어온 새로운 소식도 하나 있었죠?

[기자]

네, 유엔사령부가 밝힌 내용인데요.

북한이 월북한 트래비스 킹 이병의 행방에 대한 정보 요청에 처음으로 응답하면서 킹 이병 구금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의 응답 내용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이에 대해, 북한이 주한미군 병사의 월북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반응한 건 근 보름 만에 처음이라며 이 같은 응답은 북한이 관련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한다,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미국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입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유엔사가 밝힌 북한 측 전화에 대해 실질적인 내용은 없었다는 입장이고요.

또 북한이 외교채널을 통한 접촉에도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북한의 대외 개방 동향과 관련해서도 이런 저런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북한이 19일부터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 태권도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다고 하죠?

[기자]

네, 일본 도쿄신문이 복수의 북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스태프를 포함해 약 100명 규모의 선수단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선수단이 이 대회에 참가하면 코로나19 이후 첫 사례가 되는 만큼, 성사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 대내적 차원에선 북한이 서해안에 자리 잡은 주요 항구도시이자 대표적 관광지인 남포 일대를 정비하고 나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평양에 이어 '제2도시'로 불리는 남포 관광지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다, 관광의 경우,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는 몇 안되는 북한의 합법적 외화벌이 수단이기 하거든요.

북한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나 강원도 마식령스키장 등 대규모 관광자원 개발에 공을 들였던 만큼, 관련 동향도 예의주시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이달 18일 미 워싱턴DC 인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제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음주 이 시간 대담에선 한반도 정세의 또 하나의 중대 분수령이 될 이번 회담의 의미와 의제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한반도브리핑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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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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