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로 1328경기 뛰었는데...' 4300억 사나이, 12년차에 포지션 변경 '낯선 도전'

신화섭 기자 2023. 8. 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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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신화섭 기자]
브라이스 하퍼(오른쪽)가 지난 2일(한국시간) 마이애미전에서 1루수로 출전해 송구를 잡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4300억 사나이' 브라이스 하퍼(31·필라델피아)가 빅리그 12년차에 낯선 도전을 하고 있다. 외야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 변경에 나선 것이다.

미국 매체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최근 "1루수로 변신한 하퍼에 대한 리그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매체는 "하지만 바비 디커슨 필라델피아 수비코치는 '하퍼가 아직까지 1루에서 다른 베이스로 어려운 송구를 해본 적이 없다. 그가 다른 베이스로 송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강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해 1루수로 완전한 변신을 하기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진단했다.

롭 톰슨(60) 필라델피아 감독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하퍼가 1루수로 변신한지는 몇 경기 되지 않았다"며 "경험이 쌓일수록 그가 앞으로는 매일 1루 베이스에 서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가 2루 또는 홈으로 송구해야 하는 병살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봐야 한다"고 밝혀 하퍼의 변신이 단순한 체력 안배 또는 부상 예방 차원의 배려가 아닌 것을 확실히 했다.

하퍼가 지난 달 24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와 경기에서 1루 라인 쪽 땅볼을 잡은 뒤 베이스를 터치해 아웃시키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네바다주 출신의 우투좌타 하퍼는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번으로 워싱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그리고 전체 1번 픽답게 단 2년 만인 2012년 메이저리그 무대로 올라섰다.

빠른 데뷔도 놀랍지만 그는 첫 해에 타율 0.270, 22홈런 59타점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하퍼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 이후 그는 외야수로 올스타 7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2회, 내셔널리그 홈런왕(2015년) 등 각종 상을 휩쓸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외야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 포함 빅리그 통산 성적은 1459경기 타율 0.280(5217타수 1463안타) 290홈런 849타점, OPS 0.906이다. 지난 2019년에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13년 3억 3000만 달러(약 4316억원)라는 거액에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하퍼(오른쪽)의 타격 모습. /AFPBBNews=뉴스1
하지만 지난해 시즌 중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가 손상된 후 원래 포지션인 우익수 대신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인 11월에 토미존 서저리(팔꿈치인대접합수술)를 받았다.

이후 재활에 매진해온 하퍼는 올 시즌 올스타 휴식기 정도에 필드에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빠른 지난 5월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부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공격만 하는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1루수로 뛰기 시작한 건 5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전을 포함해 9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앞서 지난해까지 하퍼는 외야수로 1328경기, 지명타자로 106경기를 뛰었다. 1루수 경험은 단 2경기(2018, 2021년), 그것도 선발이 아닌 교체 출장이었다.

브라이스 하퍼. /AFPBBNews=뉴스1
디커슨 수비코치는 "1루수로 변신하기로 한 하퍼의 결정은 지금까지는 무난하고 좋아 보인다. 그는 매일 필드에서 새로운 환경(1루)에 적응하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하퍼는 과거 아마추어 시절 3루수로 뛴 경험도 있고, 뛰어난 운동신경이 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디커슨 코치가 하퍼의 성공적인 수비 포지션 변경을 위해 매일 같이 필드에서 1루와 2루 사이에서 수비 위치는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번트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등 각종 상황을 그려가며 전담 코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지만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 때문에 안정적인 1루 수비를 위해서는 수많은 연습은 물론 실전에서 다양한 경험도 필요하다"며 하퍼의 1루 변신이 단시간내에 결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하퍼는 지난 달 31일 피츠버그와 경기 1루 수비 때 땅볼 타구를 옆으로 잡으려다 놓친 뒤 이를 다시 주우려는 과정에서 공만 더듬다가 결국 내야안타를 내주기도 했다.

신화섭 기자 evermyth@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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