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집에 닭꼬치 두고간 50대 남성, 쪽지엔 “맥주 한잔 하자”

김자아 기자 2023. 8. 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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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밤 A씨가 B씨 집에 닭꼬치를 두고 가면서 남긴 쪽지./트위터

혼자 사는 20대 여성의 집 앞에 닭꼬치 등 음식을 놔두고 ‘친구하자’는 메모를 남긴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충청권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20대 여성 B씨 집 앞에 음식과 쪽지를 두고 간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 같은 A씨 범행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0시쯤 B씨 집 초인종을 눌렀다. B씨는 “누구냐”고 물었지만 문 밖의 A씨는 답이 없었다. 불안해진 B씨는 1시간 가까이 10차례에 걸쳐 질문했지만 A씨는 대답하지 않고 문 앞만 서성였다.

결국 B씨는 경비원을 부른 후에야 문밖을 나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문 앞에는 검은색 봉지 속 닭꼬치 6개와 함께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 맥주 한잔하자’라고 적힌 메모가 놓여 있었다.

다음날인 지난 1일 오후 8시쯤에는 B씨 집 앞에 시킨 적 없는 치킨이 배달됐다. 치킨 봉지에도 전날처럼 “좋은 친구로 부담 갖지 마시고, 맥주 한잔하고 싶다.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메모가 담겨 있었다.

B씨가 해당 치킨점에 문의한 결과, 배달을 부탁한 이는 A씨였다. A씨는 B씨 집으로 배달이 잘 됐는지도 물어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A씨가 B씨 집에 치킨을 보내면서 보낸 쪽지./트위터

B씨는 112에 해당 사건을 신고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A씨를 특정해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의 거주지 인근에 사는 주민으로, B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를 지켜봐왔다”며 “스토킹하려던 것은 아니고 호감이 있었을 뿐 무서워할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긴급응급조치 처분만 받은 후 귀가 조치됐다.

B씨는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보호해 주시고 조치를 해주셨다”면서도 가해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점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B씨는 추후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조선닷컴을 통해 “현행법상 (가해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더라. 가해자에 대한 간단한 인상착의조차 모르는 상황”이라며 “다행히 경찰 신고 이후로는 누군가 찾아오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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